2016년 9월 29일 목요일

하얗게... 불태웠다...

88화랑 89화는 다른분들이 하고계신거같으니 저도 쉬러 가봐야겠습니당
어우 지친다 너무 불태웠네
좀 쉬고 다음주쯤에 또 시간 나면 4장 120화대도 노려봐야겠습니당
번역하시는 분들 모두 파이팅ㅡ

리제로 4장 9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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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90 『――죄송해요』


 ――각오를 정하고 밀어넣은 것이었음에도, 그 물기를 띤 눈동자에 떠오르는 감정의 물결을 본 순간, 스바루는 심한 후회에 자신이 습격당했던 것을 깨달았다.

 지금의 단 한마디가, 에밀리아의 마음의 상처――그 딱지를 벗기는 듯한 행동이었던 것은 틀림없다. 다 아물지 않은 상처를, 우려를 대의명분으로 난폭하게 쥐어뜯은 것이다.
 그녀가 느낀 통절한 감각을, 스바루도 또 환통으로서 느끼지 않고는 있을 수 없다.

「묘소의 『시련』이, 과거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건…… 그, 모두한테서 들어서 알고 있어」

「――――읏」

 그런데도, 아픔의 끝에 있는 것을 요구하며 스바루는 한층 더 깊은 곳에 발을 디딘다.
 입술을 깨문 에밀리아의 표정에 격진이 달려, 떨리는 눈동자가 더욱더 스바루를 붙잡아 떼어 놓지 않는다.

 『시련』에 대해서, 스바루가 직접 그것을 받았다고 고하는 것은 보류하기로 했다. 스바루가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에밀리아에도 할 수 있다, 라고 하는 경망스러운 발언은 할 수 없고, 무엇보다 지금의 스바루는 자격을 빼앗긴 상태다. 위로하려고 거짓말했다고, 그렇게 생각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렇게 될 바에는, 그저 자신이 진지하게 에밀리아를 생각하는 기분만을 전하면 된다.

「그러니까, 에밀리아가 되돌려 나오게 된 처지가 된 이유도, 그것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고민하고 괴로워해고, 분명 혼자서 껴안은 채…… 그대로, 오늘 밤도 『시련』에 도전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

「――――」

 반복된 4번의 세계 중에서, 에밀리아가 『시련』의 일로 스바루를 의지해 온 일은 없다. 그것은 스바루가 그녀에게 『시련』를 받게 할 필요는 없다고, 반쯤 그녀의 도전권을 업신여기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에밀리아 자신이 스바루에게 그것을 털어 놓을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자의 문제는 지금, 『시련』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이 에밀리아 밖에 없기 때문에 클리어되었고, 후자의 문제는 그야말로, 지금 이 순간에 정하려고 하고 있다.

 스바루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뺨을 굳어지게 하는 에밀리아가 고개를 숙인다.
 그 긴 속눈썹으로 꾸며진 눈이, 완전하게 딴 데로 돌려지기 전에 스바루는 말을 계속한다.

「그래도, 야」

「――――」

「네가 껴안아 무너져 버릴 것 같은 짐을, 조금이라도 나에게 나누어 주지 않을래? 되돌아보는 것이 무서운 과거가 있다면, 거기에 도전하는 너의 곁에 서게 해 주지 않을래?」

 숙이고 있던 목의 움직임이 멈추고, 흠칫흠칫 스바루를 다시 본다.
 그 에밀리아의 눈동자에, 불안해하거나 허약한 자신을 비출 수는 없다. 스바루는 근거도 없고 자신만만하게, 가슴을 펴 에밀리아의 시선을 받아 들인다.
 근거가 없는 자신과 허세, 그것은 대특기였다.

「다시 생각하면, 나는 에밀리아의 일을 아무것도 모르는 그대로야. 나는 너의 일을 좋아해. 그것은 외관이 초취향라는 것도 있고, 함께 보내는 동안에 접한, 너의 내면이라는 녀석이 나를 견딜 수 없게 하기 때문이기도 해」

「――――」

「그런 식으로, 지금의 네가 된 너를 좋아한다고 가슴 펴고 말할 수 있어. 하지만, 네가 지금의 너가 되기까지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어떤 일을 생각해 왔는지…… 그것을 나는 아무것도 몰라. 알 기회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과거의 일보다, 소중한 것은 지금부터일 테니까. …… 그렇지만」

「…… 그렇지만?」

「지금, 네가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순간이 오고 있어, 그 장소에 혼자서 서는 것이 무서워서 견딜 수 없다고 그렇게 말한다면…… 지금의 너가 되는 계기를, 네가 직면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현재까지를, 함께 서서 맞서 싸울 자격을 나에게 주지 않겠어?」

 에밀리아 대신에, 에밀리아에 닥치는 고난을 받으려는 자격은 빼앗겨 버렸기 때문에.
 그렇다면 스바루는, 에밀리아가 지쳐 넘어질 것 같게 되었을 때, 옆에서 지탱하며, 의지하게 해 줄 수 있는 자격을 갖고 싶다.
 위안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 위안에 마음을 구원받는 순간이, 반드시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

 침묵을 지키는 에밀리아의 대답을, 스바루는 가만히 기다린다.
 에밀리아의 눈동자의 흔들림이, 그녀의 안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갈등의 모습을 전해 온다. 미혹과 당황, 죄악감과 자기혐오. 여러가지 감정이 에밀리아의 가는 몸 안에서 날뛰어, 물어 찢으려고 마구 설치고 있다.
 이윽고, 에밀리아는 작은 목소리로,

「스, 스바루의 존재는…… 그, 있어 주는 것만으로, 나에게 도움이 되어주고 있어…… 그러니까, 더 이상, 스바루에 폐를 끼치거나 할 수는……」

「나는 에밀리아가 끼치는 폐는 폐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너를 위해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의 다행이야. 네가 곤란할 때, 누군가에게 손을 뻗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생각했을 때에, 최초로 손을 뻗어지는 것은 나였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생각해」

「――읏」

 약한 목소리로, 스바루의 제안을 내치려고 한 에밀리아에게 재차, 고한다.
 에밀리아가 진심으로 거절의 자세를 취하지 않는 이상 스바루는 이곳를 물러날 생각은 없다. 원래, 그녀가 말하고 싶지 않은 내용에 발을 디디고 있다는 자각은 있다. 이제와서, 그것을 소극적인 태도라는 것이 표명된 시점에서, 스바루의 각오는 요동도 하지 않는다.
 겨우 그 정도의 각오로, 스바루는 로즈월에게 계약을 던졌을 것이 아니다.

 더욱더 갈등하는 에밀리아는, 꽉 강하게 눈감고 아래를 보며,

「스바루는……」

「――――」

「스바루는, 나의 일을 믿어서……」

 그 뒤로 계속될 것이었던 말은, 에밀리아의 입으로부터는 나오지 않았다. 단언하기 직전에, 그 비겁한 말을 그녀의 고결함이 부정시켰다.
 진지하게 호소해 주고 있는 상대의 신뢰를 의심하는 것만큼, 사람으로서 부끄러워 해야 할 행동은 없다.
 일찍이 스바루가 참지 못하고, 에밀리아에게 내던진 독선이 바로 그것이었다.

 말을 멈추는 에밀리아의 정신성은, 고난에 몰려서도 더욱더 고상했다.
 까닭에 스바루는 지금의 말을 되묻는 일도 파내는 일도 하지 않았고, 에밀리아는 자신의 발언을 후회하듯이 낙담하여,

「……묻고 싶은 걸, 말해, 스바루」

「…………」

「나의 입으로부터라면 분명, 지리멸렬인 이야기 밖에 되지 않을거야. …… 그러니까, 스바루부터 묻기 시작해줘」

「…… 괜찮을까?」

「――응. 그게 반드시, 나에게 있어서 또 하나의 『시련』이라고 생각하니까」

 단념한 것 같은 소리로, 살며시 미소짓는 에밀리아의 모습에 스바루는 일순간, 말을 잃는다.
 그리고 기분을 고치듯이 고개를 저어, 스바루는 장소를 고치듯이 침대를 가리켰다.

「우선, 긴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니까, 앉을까」

「…… 그렇, 네」

 앉은 자세를 바로잡아, 침대에 앉는 에밀리아. 스바루는 의자를 질질 끌어, 그녀 앞에 앉아 정면에서 마주본다.
 얼마인가 자면서 흐트러진 의복의 주름을 펴면서, 에밀리아는 스바루의 말을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말을 기다려지면서, 스바루는 막상 중요한 장면에 도달해, 먼저 무엇부터 추궁해야할 것인가에 몇 초만 주저하다가, 그리고 말을 만들었다.

「묘소의 『시련』에서, 에밀리아는 어떤 과거를 본 거야? 경험자로부터 들은 이야기로는, 그…… 자신에게 있어, 후회의 기억같은 거라는 이야기였지만」

 실제 체험이는 것을 깨달아지지 않게, 말을 선택하면서 스바루는 질문을 던진다.
 첫 번째  『시련』은 자신의 과거와 마주보는 것. 하지만, 스바루가 본 과거는 『실제로 있던 과거』라고 할 것은 아니었다. 스바루에게 있어서의 후회의 증거인 원래의 세계의 가족, 과거의 죄악감 그 자체를 무대로 하여, 상연 목록은 새롭게 형성해졌다고 해도 좋다.
 그렇다면, 에밀리아에게 있어서의 『시련』은 어떤 형태였을까.

 스바루의 질문에, 에밀리아는 한 번, 마른 자신의 입술을 적시며,

「내가…… 내가 본 과거는, 아마…… 잠들기 전의 기억, 이라고 생각해」

「――? 잠들기 전……?」

「그래, 잠들기 전. 멍하고, 그다지 뚜렷하지 않은 기억이지만…… 거기서 본 나는 아직 작았으니까, 반드시 그럴 거야」

 기억을 찾듯이 눈을 감고, 고해하는 것 같은 자세의 에밀리아의 말에 스바루는 곤혹해한다.
 작은 자신, 이라고 하는 표현의 의미는 안다. 『시련』가 과거를 비추는 것이다면, 거슬러 올라간 시간에 따라서는 자신의 어릴 적과 마주보는 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잠들기 전――라고 하는 표현을 스바루는 알 수 없었다.

「기다려 줘. 그, 잠들기 전이라는 건 어떤 의미인 거야? 밤의, 보통 잠과는 다른 의미인 건가?」

「응, 달라. 잠들기 전이라고 하는 건…… 내가 숲의 큰 나무 안에서, 쭉 얼음 속에서 잠들기 전의 일. 그러니까 쭉, 쭉, 전의 이야기」

「얼음 속…… 이라니. 에밀리아, 무슨 말이야?」

 일부러 이해하기 어렵게 시키고 있는 건가, 하고 의심하고 싶어질 정도로 전후의 문맥이 연결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상상력만이 스바루의 등줄기에 차가운 손톱을 세워 쥐어뜯어 간다.
 초조감이 가슴을 치는 것을 느끼면서, 스바루는 노력해 평정을 유지하면서,

「대답해 줘, 에밀리아. 큰 나무 안에서, 얼음 속에서라는건 무슨 말이야?」

「…… 그대로의, 의미」

「――――」

 한 박자를 두어, 에밀리아는 스바루를 올려보며 고했다.

「나, 숲의 큰 나무와 함께, 쭉 얼음에 같인 채로 있었어. 팩이 나를 찾아내서, 거기서부터 꺼내 줄 때까지 쭉, 굉장히…… 오랫동안」


※※ ※ ※ ※ ※ ※ ※ ※ ※ ※ ※ ※


『――겨우, 찾아냈다』

 ――누구우?

『미안, 미안. 너를 혼자 둬서, 정말로 미안. 쭉 찾고 있었어. 쭉 쭉, 너를 찾고 찾아, 계속 찾고 있었어』

 ――여기는, 어디? 굉장히, 추워.

『곧바로 꺼내 줄테니까. 이런 외로운 곳에서, 혼자서…… 어째서 이 아이가 이런 꼴이…… 어째서, 나는 이렇게 오래 이 아이를……』

 ――저기, 누구? 어째서, 울고 있는 거야?

『――네가, 무엇보다 사랑스럽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또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이렇게도 기뻐』

 ――만나서, 기뻐?

『그래. 나는 너와…… 너를 만나기 위해서, 다시 태어나서 온 거야』

 ――당신은, 누구우?

『나는…… 나는, 너에게 있어서 제일의 아군이야. 너의 제일, 제일, 강한 아군이야』

 ――그럼, 당신은, 나의.

『――응, 그래. 그런 거야. 그러니까, 오늘 이 날부터, 나는 너의 가족이야. 지금 이 순간부터 두 번 다시, 네가 혼자가 되는 일은 없어. ――그걸, 맹세할게』

 ――그래? 그럼, 그건…….


※※ ※ ※ ※ ※ ※ ※ ※ ※ ※ ※ ※


「――엄―청, 기뻐」

 가슴에 손을 대어, 그 행복의 때를 회상하는 에밀리아.
 그녀의 말을 들으면서, 스바루는 자신의 입 안이 급속히 말라 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얼음 속에서 자고 있었다고 하는 에밀리아.
 그녀의 고향에 있었다고 하는, 기원의 대수[大樹]. 그 나무와 함께 얼음에 갇히게 되어, 에밀리아는 팩의 손으로 구해내질 때까지의 시간을 거기서 보냈다.
 도대체, 얼마나의 시간을―?

「에밀리아. 네가 살고 있었던 그 장소라는 건, 에리올 대삼림이란 장소로 괜찮은 거야? 먼 옛날부터 얼어있는 숲으로, 서서히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든가 하던……」

「응, 맞아. 내가 눈을 떠 보니, 그 숲은 얼음의 숲이라고 불리게 되어 있었어. ――내가 잠들기 전, 모두와 살고 있었을 무렵에는 눈 같은거 내리지 않고, 밝은 햇볕과 초록에 둘러싸인 장소였지만 말야」

「초록…… 아니, 그것보다 모두라고 하는 건?」

 주워들은 것 뿐인 토지다. 에리올 대삼림의 비포 애프터는 스바루는 모른다. 그러니까, 신경쓰이는 다른 부분을 추궁한다.

「모두는 모두. 숲의 취락에서 함께 살고 있던…… 엘프의 모두야」

「엘프의…… 라는 건, 거기에 에밀리아의 가족도 함께 있던 거구나? 아버지와 어머니와…… 혹시나, 형제도」

「――――」
「――」

 스바루의 말에 애절한 감정으로 눈동자를 채우는 에밀리아를 보고, 스바루는 또다시 자신이 기세를 타고 실언했다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언제였는지 에밀리아는 말했을 것이다. 옆에 있는 팩만이, 그녀에게 있어서는 대리부모이며, 유일한 가족인 것이라고.

 그것을 생각하면, 그녀의 가족이 어떠한 형태로 없어져 있다는 것은 뻔히 알고 있었을 텐데.

「미안…… 그런 생각이……」

「괜찮아. 스바루는, 걱정해 주고 있는걸. …… 그렇지만, 숲에는 나의 가족은 없었어. 취락의 모두는 상냥하게 대해 주었고, 미소지어 주고 있었지만…… 피가 이어진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는 관계는, 그 숲에는 없었어」

「…… 없었다, 라는 건. 부모님은……?」

 질문에, 에밀리아는 조용하게 목을 옆으로 흔든다.
 그리고 뭔가 손가락끝에 닿은 것을 깨닫고, 자신의 미츠아미[三つ編み, 땋은 머리의 일종]로 된 머리카락의 끄트머리를 만지작거리면서,

「내가 철들었을 때에는, 어느 쪽도 없었어. 그 일을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적은, 그 때는 그다지 없어서…… 어머니같은 사람은, 있었어. 굉장히 상냥하고, 강하고, 멋있고…… 그런 사람이, 있었어」

「――――」

「그렇지만 그 사람도, 모두도…… 내가 잠든 그 때에, 똑같이 잠들어 버렸어. 지금도 에리올 대삼림의 숲 속에는, 잠에 든 채로 눈을 뜨지 않는 사람들이 여럿 있어」

「――뭣!?」

 담담하게, 사실을 말할 뿐이라고 자신에게 명하고 있는 것 같은 에밀리아의 목소리. 그 내용에 스바루는 목을 막히게 되지만, 그 반응을 개의치 않는 에밀리아는 계속한다.

「나, 깨어나고 나서는 쭉, 그렇게 자고 있는 모두를 팩과 둘이서 지켜보았어. 언젠가, 나와 같이 잠으로부터 눈을 뜨는 사람이 있었을 때,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있지 않도록…… 그렇게 생각해서, 쭉 거기에 있었어」

「…… 조금 기다려 줘」

 이야기하는 내용의 정보량의 농밀함에, 스바루의 뇌의 정리가 좀처럼 따라잡지 못한다.
 에리올 대삼림에서, 에밀리아가 처음으로 본 눈 오는 날에, 도대체 무엇이 일어났는가.

「내가 알고 있는 한에서는, 에리올 대삼림이 얼어붙기 시작한 것은 확실히…… 그래, 백년 조금 전이었을 거야. 전에 어디선가, 왕선의 장소인가 뭔가에서 그렇게 들었는데」

「응. 나도, 저택에서 공부하게 되고 나서 듣고, 굉장히 놀랐어」

「즉 에밀리아는, 그 에리올 대삼림이 얼어붙기 시작했을 때, 그 자리에 마침 있었다는 것이구나? 그 원인을, 알고 있다는 건가?」

「――아니, 몰라」

 목을 옆으로 흔들어, 에밀리아는 스바루의 말을 부정한다.
 눈썹을 찌푸리는 스바루에, 그녀는 참혹한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정말 모르는거야. 그 때, 무엇이 일어났는지…… 기억이 뚜렷하지 않아서. 작았다는 것과 굉장히 무서웠다는 것만은 기억하고 있어. 그렇지만, 나는 그대로 계속 쭉 잠들어 있었기 때문에, 그 기억도 어슴푸레해서……」

「작았다, 라든지 조금 전부터 몇번이나 듣고 있지만, 그건 몇 살 정도 때였던 거야?」

「…… 아마, 7세 정도 때였다고 생각해」

「7세…… 엘프의 나이 세는 방법은, 인간과 같다고 봐도 좋은 거지?」

 스바루의 질문에 에밀리아가 수긍한다.
 보통으로, 연수를 거칠 때 마다 나이를 1개 거듭하는 세는 방법. 엘프는 장수인 종족으로서 유명해, 하프 엘프인 에밀리아도 마찬가지다. 라고는 해도, 장수의 엘프에게도 태어난지 얼마 안된 무렵이라고 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으로, 당시 7세의 어린 에밀리아를 탓하는 일도 할 수 없다.
 단순 계산으로 에밀리아는 현재, 7세와 백여년의 연령이라고 하는 일이 되지만.

「그 정도의 나이 차이, 이제 와서 신경쓸 것도 아니야. 상대가 이세계인의 시점에서, 그런 걱정을 하는 의미도 없어」

「…… 스바루, 무슨 일 있어? 뭔가 나, 이상한 말……」

「말 안했어, 말 안했어. 다만 조금, 나와 에밀리아 사이에 나이 차이가 있구나 하고 생각해 보거나 한 것 뿐이야」

 생각의 정리와 분위기의 교체 겸, 스바루는 농담을 섞는 감각으로 분위기를 조정한다. 그 스바루의 의도를 헤아렸던 것은 아닐 것이지만, 에밀리아도 딱딱하게 굳어지고 있던 뺨을 얼마인가 느슨하게 해, 스바루의 말에 「그렇구나」라고 작게 한숨 돌렸다.

「그렇지만 나, 잠들어 있어 의식이 없었던 시간이 길었으니까, 실제의 나이만큼 성장하고 있다는 자신은 그다지 없어서……」

「그런, 건가? 엘프의 성장 속도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뭐라고도 못하겠지만, 인간의 테두리에 적용시킨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해」

 침대에 앉는 에밀리아를 자연스럽게 바라봐, 걱정스러운 에밀리아의 불안을 가볍게 웃어넘긴다.
 손발은 성장해서, 몸의 기복도 여성다움을 띠고 있다. 슬픔을 띤 남보라빛의 눈동자와 옅은 용모는, 소녀와 여성과의 틈을 왕래하는 신비적인 미모를 두드러지게 하고 있었다.
 충분히, 에밀리아는 여성답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스바루의 감상은, 에밀리아의 염려와는 아주 조금만 요점이 다른 것 같았다.
 에밀리아는 「달라」라고 목을 옆으로 흔들었다.

「나를 재우고 있던 얼음은, 시간은 멈추지 않고 의식만을 재우는 것이었어. 그러니까 얼음 속에서도 분명하게, 나의 몸은 계속 성장하고 있었던 거야. 눈을 뜬 후 당분간의 사이는, 잠들기 전과 너무 몸의 움직이는 감각이 달라서, 많이 실패했을 정도로」

「그런 얼음…… 그런가, 그러한 폐해가 있는 건가」

 자기 전이 어린 7세의 몸이었던 것이, 눈을 떴을 때에 성장해버린 육체로 변하면 그것은 혼란을 부르는 일일 것이다.
 만화나 애니메이션 따위에서, 아이가 육체만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 같은 전개는 자주 있지만, 그런 식으로 간단하게 적응할 수 있을 리도 없다. 뇌의 인식이 서로 맞물리지 않고, 에밀리아와 같이 온갖 고생을 하는 것이 당연한 흐름이다.

「로즈월에게 이끌려 숲을 나와, 밖에서 공부해서…… 자신이 백년 가깝게도 잠들어 있었다는 걸 알고, 엄ー청 놀랐어. 그렇게 오랫동안, 자고 있었다니」

「속에서는 보통으로 나이를 먹는다면, 엘프라든지 장수인 종족 이외가 같은 얼음 속에서 갇혀 있을 뿐이 되면 끝이겠구……」

 나, 라고 말하려고 하자, 스바루는 자신이 지금, 뭔가 터무니 없는 사실을 들은 것 느낌이 들고 있었다.
 눈을 감고, 스바루는 조용하게 머릿속에서 숫자를 조합한다. 계산, 가산과 감산, 그리고 여러 번 확인하듯이 재계산해, 의문을 확실한 의혹으로 바꾼다.

「에밀리아, 지금…… 백년 가깝게 자고 있었다고 했지?」

「에에, 그런데……?」

「그래서, 잠들기 전엔 7세 정도였다는 거구나?」

「응, 맞아. 스바루, 무슨……」

「에밀리아. 팩한테 깨워지고 나서, 몇년 지난 거야?」

 적어도, 그녀가 로즈월에게 이끌려 숲을 나왔다는 것이, 이야기로 듣는 한에서는 지금까지 반년정도의 사건. 지금까지의 에밀리아는 팩과 단 둘이서, 에리올 대삼림에서 살고 있던 말이 된다. 문제는 그녀가 잠들고, 눈을 떠서, 로즈월과 만날 때까지의 시간.

 스바루의 질문에 에밀리아는 어려운 얼굴을 한 채로, 손가락을 자신의 입술에 대며,

「…… 아마, 7년이나 6년 정도…… 일지도」

「――――」

 그 에밀리아의 대답을 듣고, 스바루 안에서 싹튼 의문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격진이 되어 스바루의 전신을 뛰어 돌아다닌다.

 태어나서 7세에, 거기로부터 백년 정도 잠들어, 7년전에 눈을 떴다.
 그것은 즉, 이런 말을 의미한다.

 ――에밀리아는, 실제 연령 약107세. 외관 연령 18세. 그리고, 정신 연령 14세다.

「실제 연령, 외관 연령, 정신 연령…… 전부, 어긋나 있어……」

 엘프였기 때문에 실현된, 본래라면 있을 수 없는 연령의 삼중 차이.
 스바루 안에서, 지금까지의 에밀리아의 행동의 많은 의문점이 납득이 되었다.

 백년 이상을 산 엘프라고 하기에는 겉치레에 서먹하고, 겉모습에 비해서는 대인에 있어서의 경험부족이 인정하기 어렵고, 가끔 아이 같아 보이는 행동이나 태도의 사랑스러움이 눈에 띈다고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이 모두, 그녀가 인생의 대부분을 얼음 속에서 보낸 것의 폐해였던 것이다.

「14라니…… 펠트와 다를 바 없잖아……」

 어째서 그런 소녀에게, 이 정도로 큰 책임이 지워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가. 더욱 더 왕선이라고 하는 구조와 로즈월에게의 초조가 격해져 간다.
 그리고, 스바루는 분위기를 속이기 위한 화제로 생각하지 않아버린 탈선을 반성하면서, 그러나 결코 무관계하지 않은 화제에 돌진한다.

「숲이 얼어붙게 된 이유를, 너는 모른다고 말했지. 그러면, 너는 『시련』 안에서 무엇을 본 거야? 그 어슴푸레한…… 얼음 속에 같히기 전의 기억을, 본 게 아니야?」

「…… 그렇, 다고 생각해. 내가 보고 있는 그 경치는 분명, 내가 잠들기 전의…… 정말로 있던 시간의 기억이라고, 그렇게 생각해」

「그 기억에 그토록 무서워하고 있었다는 건, 역시 거기서 너나 다른 엘프들을 얼게 한 터무니 없는 뭔가와 우연히 만나, 그걸 무의식 중에 거부하고 있는 건……」

「――아니야」

「그렇지만, 그 정도밖에 무서워할만한 일은 없을 거야? 『시련』이 보여주는 것은 당사자에게 있어 최대의 후회일 거야. 그렇다면, 에밀리아가 보는 건……」

「아니라고, 말했잖아ー―!?」

 추론이 짜맞춰 이루어져, 무심코 말에 열이 들어간 스바루를, 그 에밀리아의 절규가 흩뜨리고 있었다.
 에밀리아는 바로, 외친 것을 후회하듯이 눈을 깜박이게 했지만, 그 미혹을 뿌리치듯이 눈을 감아, 스바루에게 울 것 같은 얼굴을 향한다.

「내가……『시련』에서 내가 본 건, 그런 게 아니야. 그런 거, 나는 보지 않았어. …… 내가, 내가 본 건……」

「에, 에밀리……」

「――악마의 아이」

 섬칫, 등에 고드름을 찔린 것 같은 한기와 날카로움이, 스바루의 등을 관철했다.
 양손으로 얼굴을 가려, 표정을 숨기는 에밀리아. 그 안보이는 얼굴의 저편으로부터, 조용한 소리가 무감정으로 말을 계속한다.

「재앙의 종족. 은빛 금기의 아이. 태어나서는 안되었던 생명. 증오의 근원. 용서되지 않는 영혼. 악마. ――마녀의 딸」

「――――」

「상냥하게 해 준 모두에게, 미소지어 주고 있던 모두에게, 차가운 눈속에서 나는 그런 식으로 말해져서, 그래서……」

 달각달각 에밀리아의 손발이, 전신이 조금씩 떨고 있다.
 『시련』에서 맞서게 된, 잠의 저편에 두고 왔음이 분명한 과거. 그 노출의 악의를 생각해 낸 것으로, 그녀의 몸을 끊을 길 없는 슬픔이 덮치고 있다.

「그 이후의 일은, 얼음 속이어서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해. 그렇지만, 모두는 지금도, 얼음 속에서 나를 저주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을 거니까. 쭉 그대로, 저주를 계승한 채니까」

「――――」

「그러니까 나는, 모두를 얼음으로부터 꺼내 주고…… 그리고, 사과하고 싶었어」

 울 것 같은 얼굴로, 에밀리아는 여기에 없는, 그 사람들을 보듯이 얼굴을 들고, 조용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폐를 끼쳐서, 죄송해요. ――나는 모두를, 정말로 좋아합니다」

리제로 4장 9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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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91 『거짓된 잠』


 눈물 섞인 에밀리아의 말을 듣고, 스바루의 전신을 찌르는 것 같은 후회의 생각이 덤벼 들었다. 에밀리아에게 슬픈 추억을 드러내게 해, 눈물까지 떠오르게 한 것에 대한 죄악감에 마구 찔리는 듯이 느껴진다.

 띄엄띄엄한 에밀리아의 말로부터 느껴진 것은, 에리올 대삼림에서 함께 보낸 사람들에게로의 친애와 감사. 그것이 눈오는 날을 경계로 일전해, 증오와 원한을 듣는 기억으로 옮겨 간다.
 얼음안에 갇힌 그들이, 얼어붙는 시간 동안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는 모른다. 다만, 확실히 있었음이 분명한 에밀리아의 행복하고 따뜻한 시간은, 두꺼운 얼음안에 차갑게 무상히도 닫혀, 아직도 녹을 조짐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 그 사람들은, 어째서 에밀리아한테 그런 말을 해 온거야? 지금 들은 이야기의 마지막을 생각하면, 그 숲을 얼음으로 덮어버린 건…… 에밀리아라는 거라면 이치가 통해. 하지만, 그렇게 터무니없는 현상을 일으키는 힘이, 어린 너에게 있었던 거야?」

「――모르겠어. 그 무렵의 나는 지금보다 훨씬 철부지여서, 자신에게 무엇이 가능한지도 할 수 없는지도 모르는 채, 모두의 호의에 응석부리고 있을 뿐이었던 걸. 그렇지만…… 팩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혼자서 숲을 얼게 하는 것 같은 힘은, 지금의 나에게도 없어」

「팩이 있으면, 할 수 있어?」

「――――」

 불안한 말에 스바루가 질문을 거듭하자, 에밀리아는 무언인 채 턱을 희미하게 당긴다.
 소극적인 긍정은, 스바루에게 자신이 숲을 얼게 한 장본인인 것이라고, 그렇게 오해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일 것이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반관편애[半官贔屓]는 아니고, 순수하게 순서의 문제다.

「그렇게 불안한 듯한 얼굴 하지 않아도 착각하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에밀리아가 팩과 만난 것은, 대삼림이 얼어붙은 훨씬 후…… 그야말로, 백년도 이후의 일이잖아? 얼음과 팩과 에밀리아가, 순번이 뒤죽박죽이야」

「으, 응…… 그렇, 지만……」

 알고 있어, 라고 스바루가 미리 선고하자, 에밀리아는 안도라고 하기에는 굳어진 강한 표정으로 수긍했다.
 그 반응에 눈썹을 찌푸리고 싶어지는 것을 견디면서, 스바루는 표정에 평정을 유지하도록 타이르며 에밀리아의 앞에서 손을 잡았다.

 ――자그마한 위화감은, 에밀리아의 넘쳐 흐르는 말을 듣고 있던 지금까지에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이 정도의 강렬한 위화감은 처음 있는 일이다.
 당연하다. 나츠키 스바루는 이 시간까지 한번도, 에밀리아의 내면이나 과거에 발을 디디는 일 없이, 그녀의 인간성의 겉면만을 금지옥엽 사랑한다고 우쭐거리고 있던 것이니까.

 그러니까 이것은, 여기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스바루에 있어서의 『시련』이다.
 묘소에서의 『시련』를 받는 자격을 잃은 스바루가, 에밀리아의 앞에, 옆에, 곁에 있을 자격이 있는지, 그것을 확인하기 위한 『시련』인 것이다.

「묘소의 『시련』에서, 에밀리아가 보고 있는 경치가 뭔지는 알았어. …… 그러면 반대로, 에밀리아는 어떻게 하면 그걸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해?」

「그건…… 으음, 그러니까」

 시선을 헤매는 에밀리아. 그것은 답을 헤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애매하게 나와 있는 대답에서 명확한 이름이나 형태를 찾아낼 수 없는 듯한 반응이다.
 에밀리아는 『시련』의 돌파에 대해서, 명확한 비전이 없다. 아직 첫 번째의 도전에서, 그녀에게는 오랜 세월의 고민을 갑자기 문제로 제기되어, 그에 대한 완벽한 대답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본래, 묘소의 첫 번째 『시련』은, 마주보는 것을 피하고 있는 과거에 대한 자신 나름의 대답――그것을 표현하는 것으로, 돌파할 수 있는 것이라고 에키드나는 말했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어찌됐던 대답을 내는 것이 돌파구다.

 에밀리아는 친하게 지내고 있던 사람들에게 부정된 현실을, 슬픈 기억으로서 받아 들이고 있다. 그것을 버리는 것이, 첫 번째 『시련』 돌파의 조건인 것일까.
 과거에 방치하고 온 것을 버린다――어떻게 하면, 그것이 가능한 것인가.

 분명한 대답을 에밀리아에 제시하는 것은 스바루로서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어찌저찌 첫 번째 『시련』를 넘어, 제 2의 『시련』에도 접한 스바루이기에 아는 것이 있다. 에키드나라고 하는 존재의옆에, 잠깐이지만 접한 스바루이기에 아는 것이 있다.

 ――아마 『시련』은, 도전하는 자에게 넘는 것이 불가능한 문제는 제시하지 않는다.

 『시련』를 설치한 에키드나의 목적을 생각하면,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에키드나가 바라는 것은 호기심을 채우는 결과라고 하는 보물이며, 그것은 『시련』를 돌파하는 것에서 가장 빛난다. 적어도, 그 마녀는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 결과에 대해서, 도전자의 긍정인가 부정인가, 어느 쪽인가의 대답이 있다고 할 뿐인 일.

 즉 에밀리아는, 묘소의 『시련』를 클리어하는 조건을 채우고 있다. 그 조건을 찾아내, 과거에 대해서 끌어낼 수가 있으면, 그것이 대답이 될 것이다.
 그런 만큼 오히려, 문제가 있다고 하면 그것은 『시련』이 아니고――.

「거기에 어떠한 대답을 찾아내지 않는 채로 도전해도, 분명 같은 결과가 될 거라구」

「――스바루는, 어떻게 생각해?」

「…………」

「지금의 이야기……『시련』과, 나의 과거를…… 그걸 듣고,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하면 되지 않을까, 그런 식으로 뭔가 생각나?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계속 계속, 어쩌면 어젯밤, 『시련』가 끝나고 이렇게 숙소에 돌아와서도, 자는 시간조차 침식당하면서 그녀는 그 문답을 반복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기절에 가까운 형태로 의식을 없앨 정도로, 정신을 마모되게 하는 사고의 소용돌이 속에서.

「조금 전 에밀리아는, 얼음을 녹여 모두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지?」

「응」

「어째서, 그런 식으로 생각해?」

 친하게 지내고 있던 사람들에게, 에밀리아는 심한 처사를 받았을 것이다.
 얼음아래에 가라앉은 그들 그녀들에게, 에밀리아는 구해 낼 의미를 어째서 찾아내는 것인가.

「네 안에 마지막에 남은 기억은, 그 사람들에게 부정된 기억이잖아? 심한 말을 부딪혀, 원망의 말을 부딪혀…… 그런데도, 어째서 돕고 싶다고 생각해?」

「――스바루는, 지금 여기서 나에게 심한 말을 듣게 된다면, 이제 나를 도우려고는 생각하지 않을 거야?」

「――――」

 무심코, 우물거렸다.
 에밀리아의 남보라빛 눈동자는, 스바루를 진지하게 응시하고 돌려주고 있어. 약함 안에 있던 미혹만이, 이 대답을 고하는 눈동자로부터는 사라져 있었다.

「확실히 모두와 함께 있으면서, 마지막에 느낀 생각은 괴로운 것이었지만…… 그렇지만, 마지막 그 일로 그때까지 모두와 보낸 시간이 사라져 없어졌던 건 아냐. 모두와의 사이에, 좋은 추억도 많이 있었어」

「…………」

「그것을 잊고, 모두에게는 상처입은 추억밖에 없다고, 그렇게 전부를 부정할 생각이 들지는 않아. 모두를 구해 내고, 또 서로 함께 웃고 싶다고…… 욕심장이이지만, 그렇게 생각해」

 말해 버리고 나서, 에밀리아는 자신의 입을 손으로 눌러 스바루의 안색을 묻는다.
 그 표정은 마치, 자신중에 있는 추악한 야심을 무심코 말해 버려, 거기에 따라 경멸되는 것을 무서워하고 있는 것처럼 스바루에게는 보였다.
 그런 식으로 불안해 하는 에밀리아를 보며, 스바루는 생각한다.

 ――그 소원을 욕심장이라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삶의 방법이 그녀의 삶의 방법인 것인가.

「――스바루?」

「아니, 생각했어. 완전히, 에밀리아가 말하는 대로 말야」

 마지막에 만났을 때, 살해당하는 것 같은 생각을 했다고 해도, 그때까지 쌓아올려 온 인연이나 추억이 사라져 없어졌을 것이 아니다.
 렘과 람 두 명에게 살해당하는 것 같은 꼴을 당해도, 스바루는 그녀들을 구해내고 싶어서 분주했다. 왕도를 발단으로 한 루프에서도, 같은 생각으로 계속 달렸다.
 스바루가 그렇게 생각하듯이, 에밀리아도 그렇게 생각하는 그 뿐인 일이다.

「――――」

 그리고, 안도의 감각을 얻은 직후에, 스바루는 지금까지의 최대의 위화감을 알아차렸다.
 왜, 이런 간과를 이것까지 깨닫지 않았던 것일까 하고, 기가 막힐 정도의 위화감에.

「――스바루?」

 응시와 얼굴을 굳어지게 한 채 자신을 보는 스바루에게 에밀리아의 눈동자가 당황스러움으로 흔들렸다. 그녀에게 그런 불안을 주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그럼에도 스바루는 좀처럼 평정을 되찾을 수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에밀리아 안에서, 과거의 사건에 대한 대답은 벌써 나와 있는 것이다.

「――――」

 에리올 대삼림의 얼음 안, 그녀와 나날을 보낸 엘프의 일족은 잠들어 있다. 에밀리아는 숲이 눈으로 덮인 날의 과거를 추상해, 그리고 믿고 있던 사람들에게 악의와 비난의 화살을 향해지면서도, 그 사람들을 구해내어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단언했다.

 그것은, 눈을 돌리고 싶어지는 과거에 대한 하나의 결정적인 대답이다.

 과거의 자신의 어리석음을 인정해, 부모님에게 이별을 고한 스바루의 결단이 첫 번째 『시련』를 돌파하는 조건을 채웠다고 여겨진다면, 에밀리아의 이 결의도 그렇게 판단되어야 할 고귀한 결단일 터.
 그런데도, 『시련』은 그녀를 조건을 채웠다고는 인정하려고 하고 있지 않아.

 혹은 스바루가 그녀를 흔들어 일으켜, 『시련』를 중단시켜 버렸기 때문일까하고도 생각했지만, 과거의 루프에서도 첫날 이후――스바루가 에밀리아의 『시련』를 중단시켜 버렸을 때 이외에도, 그녀가 『시련』를 돌파할 수 있던 시도는 없었다.
 출제된 『시련』에 대해서, 에밀리아의 대답은 적절하지 않다고 하는 것인가.

「그렇지만, 그런 건……」

 『시련』의 판결을 내리는 것이 에키드나라면, 나온 대답이 마음에 들지 어떨지는 마녀의 기분대로라고 말하는 것인가. 하지만, 에키드나의 스탠스는 어떤 대답이 나오는지를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대답이 나오는 것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어떤 형태든, 도전자가 낸 대답을 부정한다는 것은 그녀답지 않다. 그녀답지 않겠지만――만일이지만, 에키드나가 에밀리아의 대답만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 가능성이라면, 짐작이 가는 점이 스바루에게는 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마음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것을 인정한다고 하는 일은, 『에밀리아만』은 절대로, 이 『시련』를 돌파할 수가 없다고 하는 추측을 성립되게 하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니까.

「그런 일, 인정될까보냐…… 부탁한다고, 에키드나」

「스바루, 무슨 일이야? 나, 또 뭔가 이상한 일을……」

「아니, 에밀리아의 문제가 아냐. 문제가 있다고 하면 출제자 쪽, 이겠지. …… 얼음을 녹여 모두를 돕고 싶다는 이야기였지만, 그 얼음은 녹일 수 없었던 건가? 로즈월에게 데리고 나가질 때까지, 팩과 둘이서 숲에서 살고 있었던 거잖아? 도전할 시간이라면, 많이 있었을 텐데」

 잔혹한 질문이라고 알고 있으면서도 스바루는 말을 던졌다.
 에밀리아의 과거를 들은 다음 그것을 시키려고 하는 것은, 그녀의 손으로 얼음의 봉인을 풀어, 해방된 사람들의 증오를 다시 에밀리아에 마구 퍼부으려는 선택과 다름없다.
 에밀리아 자신도, 그 번민은 몇번이고 반복해 왔을 것이다. 잡은 자신의 팔에 손톱자국를 세우면서 눈을 숙인다.

「몇번이나, 팩에게 협력받았지만…… 얼음은 녹일 수 없었어」

「녹일 수 없었다라는 것은, 정신적인 문제인가? 그렇지 않으면, 물리적인 문제……」

 정신적인 문제이다고 한다면, 그것을 꾸짖을 생각은 스바루에는 없다.
 누구든지, 마음을 상처입힐 수 있다고 알고 있는 행동 따위는 간단하게는 할 수 없는 법이다.
 그러나, 에밀리아는 스바루의 질문에 「물리적인 문제, 려나」라고 약하게 응했다.

「그 얼음은, 특별한 얼음이어서…… 밖으로부터 노력해도 녹는 것 같은 게 아니었어. 얼음에 가둔 술자 쪽을 어떻게든 하던가, 좀 더 굉장한 수단이 없으면 안된다고…… 그래서, 나는 로즈월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제안……?」

「아……」

 눈썹을 찌푸린 스바루의 반응에, 에밀리아는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을 말해 버렸다고 하는 얼굴로 입가를 손으로 가린다.
 그러나, 입다문 채로 시선을 계속 따르는 스바루의 앞에서, 에밀리아는 곧바로 낙담했다.

「로즈월은…… 나에게 약속을 했어」

「――――」

「휘장을 가져와서, 그 휘장을 나에게 잡게 하고…… 보석이 붉게 빛나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왕선의 이야기를 한 다음, 그리고…… 이렇게 말했어」

 숲에 휘장의 빛을 발하게 할 수 있는, 왕선의 후보자로서의 자격을 가지는 에밀리아가 있다는 것도, 복음서에 기록되고 있던 내용이었던 것인가.
 로즈월의 요염한 미소가 눈에 떠오르는 것 같은 대화――상상 안에서, 에밀리아에게 손을 뻗치는 로즈월은, 말했다.

「――당신이 옥좌를 얻을 수 있다면, 이 숲의 얼음을 녹이는 일도 실현되겠지요」

「…… 그걸, 믿었던 건가?」

「쫓기는 듯한 기분으로, 말이지. 어떻게 녹이는지, 자세한 것은 알려주지 않았지만……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여, 로즈월과 함께 숲을 나왔어. 팩은…… 내가 하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았으니까, 아무것도 말하지 말고 함께 와 주었어」

「그것이, 에밀리아가 왕선 참가를 결정한 이유…… 전에 네가 말한, 왕선에 참가하는 제멋대로인 이유라는 것은…… 그런 말인가」

 다른 후보자들과 달리, 제멋대로인 이유로 왕선에 참가할 것을 결정했다고 한 에밀리아. 자세한 이야기를 듣는 것을 지금까지 피해 왔지만, 그 때의 말의 의미가 지금에 와서 간신히 연결되었다.

「…… 경멸, 하겠지?」

 가슴 속으로 한 개의 납득을 악물고 있자, 돌연 에밀리아가 그렇게 중얼거린다.
 얼굴을 올리니, 에밀리아는 스바루를 흠칫흠칫 응시하며, 입술을 떨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훌륭한 목표나 각오를 결정해 왕선에 도전하고 있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이유는 굉장히, 굉장히 개인적인 문제니까……」

「마을의 모두를 돕고 싶다, 는 기분도 충분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말야. 살아나는 인원수가 많고 적음으로, 행동의 훌륭함은 희미해지지 않아. 거기에…… 왕선의 홀에서 말했던 것도, 거짓말이 아닐 거잖아?」

「왕선의 홀에서, 내가 말한 것……」

「평등하게 보아주길 바란다, 고 말야. 나는 그 말에도 거짓말은 없었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시작에서는, 자신의 안의 결착이 나지 않은 사태에 대한 타개를 요구한 것이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에밀리아는 밖의 세계를 알고, 백년의 시간의 크기를 알아, 지금 세계의 상태를 알아 가는 것으로, 생각을 고칠 기회를 얻었을 것이다.
 왕선의 홀에서 그녀가 말한 말에는, 겉만 번지르르한 성의만이 있었다고는 스바루에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 생각이 본심이고, 왕선을 이겨 내고 싶다고 하는 기분이 지금도 같다고 말한다면, 스바루는 그것을 빠짐없이 깎아 내릴 이유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그렇게 불안한 듯한 얼굴 하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에밀리아의 아군이고, 의지해 주어도 좋다는 기분은 어제 밤부터 변함없어. 네가 나의 어깨를 빌리는 것을, 괜찮다고 말하며 사양해도 말야」

「아…… 그게, 어제의 일은……」

「사과하지 말아줘, 비참하게 되니까. 뭐, 내 쪽에서부터 말할 수 있는 것은, 나는 언제라도 에밀리아땅이 의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니까, 이용은 계획적으로 해 주시길, 이라는 것. 강하게 혼자 서 있는 에밀리아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조금 정도 약해져 주어도 좋으니까 말야」

 가슴을 두드려, 가볍게 입가를 느슨하게해 보이자, 갑자기 에밀리아도 안도한 것처럼 한숨을 짓는다. 순간, 그녀는 그 안심이 전신에 전파된 것처럼 상체를 휘청거리며,

「뭔가, 안심하니까 갑자기……」

「꿈자리가 나빠서 잠들 수 없었던 정도야. 무리하지 말고, 조금 자도 괜찮다고. 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제대로 지켜보고 있을 테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부분이, 엄ー청 신경쓰이지만……」

 필요없는 한마디를 신경쓰면서, 에밀리아는 그럼에도 수마[睡魔]의 유혹에 은발을 흔들며 저항하고 있다. 그런 그녀의 이마에 손가락을 대어, 스바루는 가볍게 힘을 집중해 호리호리한 몸매를 뒤로 밀어 넘어뜨렸다.

「아우……」

「괜찮으니까, 자라구」

 침대에서 위를 향하게 된 에밀리아에게, 불평을 말하게 하지 않고 손가락을 들이댄다.
 스바루는 모포를 그 가는 몸 위에 씌우고, 앉아 있던 의자를 한층 더 침대 가까이에 끌어 들여, 에밀리아의 잠자는 얼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위치에 눌러 앉는다.

「그러면, 머릿속도 정리되었고, 조금은 나의 말로 안심을 할 수 있었다면…… 천천히 쉬자. 밤이 되면 또,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간이 올 거야」

「…… 그런 식으로 응석부려도, 좋은 걸까나」

「いいんだよ。どんどん甘えな。俺の甘やかしで虫歯だらけになるぐらいにさ」
「좋아. 자꾸자꾸 응석부리라구. 네 응석에 충치투성이가 될 정도로 말이야」
(※역주, 甘やかし는 응석부리다 정도의 의미로, 직역하면 달게 굴다, 정도)

 어깨를 움츠려 보이는 스바루를 보고, 침대 안의 에밀리아가 작게 웃는다. 그리고 에밀리아는 가만히 스바루를 응시해, 모포 안에서 천천히 손을 뻗어,

「――손」

「응?」

「응석부리게 해 준다면, 손…… 잡고 있어 줄래? 내가 잠들 때까지만이라도 좋으니까, 부탁해도 돼?」

「오우, 맡겨줘」

 내며지는 가늘고 작은 손을 잡아, 그 가녀리고 매끄러운 감촉을 손바닥에 느끼면서 미소짓는다. 에밀리아는 스바루의 그 미소에 똑같이 웃음으로 돌려주며, 스바루의 말에 따라 살그머니 눈감았다.

 작은 숨소리가 들리게 될 때까지, 시간은 그다지 걸리지 않았다.

「…… 조금은, 좋은 꿈을 꿀 수 있다면 좋겠지만」

 침대 안, 조용한 잠자는 얼굴을 보이는 에밀리아를 보면서, 스바루는 그 이마에 걸린 은발을 손가락으로 들어, 지금도 이어져 있는 손에 시선을 떨어뜨린다.
 이렇게 해서 다른 사람의 존재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꿈 속의 고독으로부터 조금이라도 그녀가 해방되어 주면 좋겠다. 방 안에서 혼자서, 괴로운 듯이 악몽에 쫓기는 것을 반복하는 것 따위는, 너무나 가혹한 처사이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다양하게, 들을 수 있었구만」

 손을 잡은 채로 의자에 다시 앉아, 스바루는 지금 주고 받은 회화의 내용을 반추한다.
 에밀리아의 과거와 왕선에 도전한 이유. 그녀를 데리고 나간 로즈월의 제안과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몰려 있던 에밀리아.
 그리고 무엇보다, 에밀리아에 닥치는 『시련』과, 대답을 내고 있음이 분명한 그녀를 허락하려고 하지 않는 『시련』의 진의――그것들을 어중간한 형태로 남긴 채로, 에밀리아를 이렇게 재운 채, 스바루는 지금, 여기에 있다.

「――――」

 살그머니, 에밀리아의 잠자는 얼굴을 응시한다.
 그녀의 초췌해져 버린 모습에 참혹함을 기억해, 상황 발전을 망설여 버린――것은 아니다. 내지 않으면 안 되는 대답을 뒷전으로 하고, 이렇게 거의 억지로까지 쉬게 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그 생각에 이른 이유가, 너무했기 때문에――일어난 채인 에밀리아의 옆에서, 그것을 하는 것은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으니까.

「다만, 상황적으로 생각해서…… 그렇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아」

 과거의 루프와, 걸린 내용과, 그 외의 상황 증거가 스바루에 그것을 의식시키고 있다. 확인하는 방법은 하나로, 그것은 지금이라면 간단하게 실시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생각이 올바른 것이라면, 틀림없이 사태를 타개하는 하나의 광명이 되어야할 일로――.

 숨을 들이마시고, 멈춘다.

 고동의 소리의 시끄러움을 혈류에 들으면서, 스바루는 자신의 생각이 올바른지 어떤지, 확인하기 위해서 손을 뻗는다.
 에밀리아와 잡은 오른손과 반대의 왼손을, 온화하게 잠든 얼굴을 띄우고 있는 에밀리아의 목 언저리에――그 희고, 가는 목에 손을 뻗어, 그리고.

「――너, 사실은 잠든 적 따위 없을 거야」

 손가락 끝에 느끼는, 차갑고 단단한 감촉.
 목소리에 굳어지는 것을 스스로 느끼면서, 그렇게 말을 뽑은 스바루.

 잠깐의 침묵이 있고, 스바루의 마음이 초조감에 애태워지고 있었을 무렵――돌연히,


『잘, 깨달았구나. ――나는 기쁘다구, 스바루』

 닿은 초록의 결정석 안에서, 중성적인 정령의 목소리가 스바루의 머리에 직접 울려 왔다.

리제로 4장 9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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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92 『거짓말』


『이렇게 말을 주고 받는 건, 대단히 오래간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

『네가 모습을 감추고 나서…… 아아, 이제 2주 가깝게 지나 있을거니까. 주인이 슬픈 것 같은 얼굴로 찾으면서 불안해하고 있어서, 봐 줄수가 없었다고』

 대기를 진동시키는 소리가 아니고, 머리 안쪽에 직접 말이 스며들어오는 불가사의한 감각. 그럼에도 관계없이, 이전과 변함없는 화창한 음색을 확실히 알아들을 수 있어, 스바루는 내심의 분개를 대답에 담지 않고는 있을 수 없다.
 예상, 혹은 기대한 그대로의 대답이 돌아온 것을 기뻐하는 기분보다, 초조한 기분이 앞서는 이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면 좋은 것인지, 솔직히 진정으로 받기에는 갈등이 너무 깊었다.

『아무래도 말을 주고 받을 수 없었던 2주간 사이에…… 꽤 나에게로의 분노를 더해버린 것 같네』

『원인은…… 알고 있잖아? 일부러, 그걸 나에게 말하게 하지 마』

『그렇네. 밖에 나오지 않게 되기 전…… 그 푸른 머리카락의 여자 아이의 앞에서 너에게 말했던 것은, 다시 생각하면 너무 무신경했지. 나는 굉장히 반성했어』

『……!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고!』

 그, 이미 스바루 안에서 분노를 잊은 사정을 파내는 것이 무신경한 것이다. 게다가 화제로 해야 할 내용과 완전히 다른 상황에서 그것을 꺼내 온다.
 팩은 스바루의 격정에 『그렇게 화내지 말아줘……』라고 등돌리는 듯한 목소리로 응한,

『알고 있어. 다만, 사과해 두고 싶었던 것을 뿐이야. 주제에 들어가기 전에 응어리를 풀어 두지 않으면 다양하게 서로 발을 디딜 수 없을지도 모르잖아. …… 그렇지 않아도, 나는 지금부터 너에게 많은 일을 부탁하지 않으면 안되는 입장이니까』

『아아, 그런가. 그렇게 해서 너의 자기만족이 채워진다면 이야기의 계속을 하자구. 확실히 네가 하고싶어 하는, 주제라는 녀석의 이야기다』

 팩의 사죄를 겉으로만 받아들인 기색을 취하며, 스바루는 결정석을 노려본 채로 이야기의 뒤을 재촉한다.
 투명의 광택이 스바루의 안광을 되튕겨내어, 에밀리아의 앞가슴에서 심록의 빛을 발하고 있다.
 스바루는 혀를 차고,

『어쨌든, 이야기하기에도 이 상황은 불편한 점이 너무 많아. 우선, 밖으로 나와라. 에밀리아가 언제 일어날지 몰라. 장소를 바꿔서……』

『미안한 일이지만, 그건 할 수 없어. ――그게, 주제의 하나야』

 에밀리아의 잠자는 얼굴을 내려다 보면서 한 제안을, 팩이 사념의 말로 내친다. 그 응답에 일순간, 스바루는 코를 꼬집힌 듯한 얼굴이 되고 나서,

『싫다, 라던가 하는 거부의 말이 아니구나. 할 수 없다, 는 것은 어떤 의미야』

『그대로의 의미야. 나는 현재, 결정석의 밖…… 즉, 외계에 실체화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어. 그렇지 않았다면, 리아를 이렇게 슬퍼하게 해서까지 혼자서 두는 일따위, 할 리가 없잖아?』

『――――』

 당연한 일을 말하는 것 같은 팩의 목소리에, 스바루는 침묵으로 응한다.
 지금까지 스바루와 이 정령과의 사이에 일어난 많은 사건을 생각하면, 그의 말에 어디까지의 신빙성이 있는지, 솔직히, 의심하는 기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상황에서 한 걸음 부족하다고 하는 팩의 성질은 차치하고, 근본적인 부분――그의 존재가 에밀리아를 위해서 있고, 에밀리아를 생각하는 기분에 거짓은 없다. 그 점에 관해서만은, 의심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뭔가의 사정이 있어서, 이유가 있어서…… 너는 밖에, 나올 수 없다는 거로군』

『그래. 그런 이유로, 사념[思念, 텔레파시 정도]을 거는 일도 못하고 있던 거야. 그러니까 스바루가 눈치채어, 결정석에 말을 걸어 준 것은 요행이었어. 다른 누구였다면, 이 찬스는 잡을 수 없었다고 생각하니까』

『다른 누구였다면…… 이라는 건』

『단순한 이야기, 리아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여기까지 리아에게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상대같은거 스바루 정도 밖에 없으니까. 거기에 운 좋게 결정석에 손댈 수가 있어도, 사념이 통할지 어떨지는 궁합의 문제가 있거든. 전에 왕도에서 시험했던 적이 있었지만, 스바루와 나의 사이에서 정신적인 이야기의 패스를 연결할 수 있는 것은 확인되어져 있었으니까』

『…… 그러고 보니, 그런 일도 있었지』

 2번째의 왕도, 거기서 에밀리아에 대해 비밀 이야기를 했을 때에, 스바루와 팩의 사이에는 지금과 같은 사념통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때의 재현――에밀리아에 대한 비밀 이야기, 라고 하는 의미에서도 그것은 재현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돼?』

『응응……?』

『일부러 누군가가 말을 걸어 주는 타이밍을 재고 있었고, 제정신이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가 말을 건 거야. 그런 천재일우의 찬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너는 준비하고 있었을 거야. 짧은 시간과 한정된 찬스로, 전해야 할 말과 힌트를』

『――――』

 스바루의 말에, 의미심장한 침묵. 모습이 보이지 않는 작은 고양이 정령이, 은근히 인간같아 보이는 미소를 띄우고 있는 것을, 스바루는 또렷이 떠올릴 수가 있었다.
 그런 스바루의 상상을 배반하지 않는, 기쁨을 숨길 수 없는 목소리로 팩은 웃으며,

『역시, 너에게 기대하고 있어서 정답이었어. 나 이외의 누군가에게, 리아를 맡기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분한 기분을 숨길 수 없는 게 사실이지만 말야』

『…… 뭣하면, 네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내가 에밀리아에게 전해 줄까』

 기쁨의 말이 후반에 흐려져, 안타까운 색을 띠었던 것에 스바루는 눈을 숙인다. 그리고 그에게 제안한 것은, 그것이 위로가 될지조차 모르는 착상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말해 보고 나서 그것은 어느 정도, 명안처럼 생각되었다.
 현 상태의 에밀리아는 마음의 버팀목의 핵심을 담당하는 팩을 잃어, 흔들리고 있는 상태다. 지금은 아직 견딜 수 있어도, 시간의 경과와 『시련』의 좌절을 거듭하는 것으로, 그 심신은 마모되어 약함을 드러내 간다. 그렇게 될 바에는, 여기서 한 개의 구제를 보여 주는 쪽이――.

『그만두는 게 좋아. 나의 말이 다른 누군가에게 닿는 걸 알면, 최악의 경우, 리아의 마음이 망가져 버릴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내심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키려고 하고 있던 스바루를, 팩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만류했다. 그 말의 의미를 삼켜, 스바루는 「하」라고 현실에서 마른 숨을 내쉬고는,

『그건…… 대체, 무슨 의미야?』

『그대로의 의미야. 나의 말을 너의 개입으로 리아에게 전한다는 것은, 내가 결정석 안에서 자고 있지 않던 것을 리아가 알아버린다 라고 말하는 일이야. 나를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누구와도 접촉시키지 않게 하고 있는 리아에게 있어, 나의 입을 막을 수 없다는 걸 자각하는 건, 지금도 위험한 마음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도 있는 행동이니까』

『조, 조금 기다려――!』

 다그치는 것 같은 팩의 말에, 스바루는 목을 옆으로 흔들면서 잠깐을 외친다.
 모습도 없고, 결정석의 반짝임만이 시야에 있는 한, 팩의 안색은 스바루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적어도 음색은 이쪽을 놀리는 것 같은 의사는 보이지 않고,

『너 지금,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고 있는 거야? 너는 지금, 다른 누구도 아닌 에밀리아가 너를 밖에 내보내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고, 그렇게 말한 거라고』

『…………』

『너의 입을 봉하고 있다는 게…… 무슨 의미야. 에밀리아는 그렇게 너를 부르며, 너에게 도와달라고, 울며 아우성치면서 말하고 있는데…… 그걸 어째서, 그런 식으로! 나도, 다른 누구도 아니고, 에밀리아는 녹초가 되면서까지 너의 이름을 부르는데! 너는 어째서……!』

『…… 아아, 그런가. 너는 누구보다 최초로, 리아에게 의지되지 않는 것이 분한 거야, 스바루』

『―――읏!!』

 논점을 살짝 바뀐 듯한 말과, 그럼에도 그 말이 가지는 의미가 올바르게 스바루의 핵심을 붙잡고 있다는 사실에, 목이 도무지 알 수 없는 격정에 막힌다.
 에밀리아의 제일로 있고 싶다고, 계속 그렇게 생각해 행동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 에밀리아의 제일로 있을 수 있지 않다고 말하는 사실이 가로놓여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에밀리아의 제일의 장소에 눌러 앉아 있는 존재가, 스바루 따위보다 상당히 힘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한 존재가, 그 존재 자신도 자신의 제일을 에밀리아라고 단언해 두면서도, 에밀리아를 위해서 행동해 주지 않은 것이 미칠 듯할 정도로 밉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그 사실의 이유가, 원인이, 자신이나 팩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닌 에밀리아에게 있다는 등 말해져도, 머리로부터 그것을 믿는 것 따위 할 수 있을 리도 없다.

『그럼, 뭐야. 너는 에밀리아가, 『시련』에 도전해 꺾이는 것도, 외톨이인 채 괴로워하며 버텨가는 것도, 슬픈 과거를 생각해 내어 눈물고인 눈으로 미소짓는 것도, 전부가 전부, 거짓인 연기라고 말하는 거냐고. ――그런 걸, 믿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 눈물이, 그 목소리가, 그 통곡이, 그것들 모두가 주위의 모두를 속이기 위한 연기라고 한다면, 에밀리아의 연기력은 확실히 천부[天賦]의 것이다. 그녀는 옥좌를 목표로 하는 것보다, 천하의 대여배우를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에밀리아에게 그런 재능도, 스바루들을 속일 이유도 없다고 하는, 당연한 사실을 모두 유린해 무시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럴 리가 없잖아…… 주위를 거짓말로 계속 얼버무리기는 커녕, 그저 사소한 거짓말에라도 죄악감에 눌려 고통받는다. 에밀리아는, 그런 애가 아니냐고……』

『스바루, 침착해. 나는 아무것도, 너의 최악의 상상만큼 리아의 일을 나쁘게 말하고 있는 게 아냐. 그러니까 침착해』

『최악의 상상……? 최악의 상상이라는건 뭐야. 너 이자식, 맘대로 나의 머릿속을 들여다 보지 마! 그 일과 이 일은 관계 없어. 비록 이 앞에 무엇이 있다고 해도, 나는 에밀리아를 그런 식으로는 절대로……』

『――나츠키 스바루!』

 감정에 마음을 휘둘리는 대로, 흥분 상태에 있던 스바루를 팩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쳤다.
 그 짧은 호소에 담겨져 있던 강한 감정에, 스바루는 일순간, 몸을 진동시켜 움직임을 멈춘다. 흠칫흠칫 시선을 향한 앞, 변함없이 작은 고양이의 모습은 없고, 에밀리아의 가슴에는 무기질적인 빛이 조용하게 잠시 멈춰서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 좀 침착해졌어?』

『…… 너, 그런 목소리도 낼 수 있었는지. 언제나 두둥―실하고, 사태의 심각함이라든지는 무시하고 복실복실 하고 있는 게, 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구』

『분별없이, 목소리를 올리지는 않지만 말야. 리아의 일과…… 이해심 없는 아이를 몹시 꾸짖을 때 정도는, 큰 소리도 내는거야』

『이해심 없는 꼬마, 라는 거냐』

 용서없는 말에, 스바루는 작게 한숨을 흘렸다.
 팩의 말을 완전히 부정할 수 없는 것은, 조금 전까지의 보기 흉한 자신의 태도에 문제가 있던 것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다리길 마다하지도 않은 대화의 장면이라고 말하는데, 스바루는 방금 전부터 냉정함을 몇번이고 잃어버렸다. 팩을 탓하기만 하면서, 이야기의 줄거리를 되돌리게 되는 전개도 몇번째가 되는 것인가.
 스스로 자신의 억제가 듣지 않는 모습이 한심하다. 손에 넣는 것을 계속 갈망하는, 철의 마음. 그 편린조차, 스바루 안에는 없다고 하는 것인가.

『그래도, 리아의 일로 그만큼 감정적이게 되어 주는 너의 존재는, 사실 나에게는 나름대로 고맙거나 하지만 말이지. 리아에게 매우, 적지 않은 힘을 너는 주고 있을 거야』

『――에』

『지금까지, 리아의 마음에 여기까지 발을 디뎌 온 사람은 없었으니까. 왕선 관계로 숲으로부터 리아를 데리고 나간 로즈월조차도, 리아의 마음씨의 깊은 부분에는 불간섭이야. 저것의 소망은 리아가 왕좌에 도달해 무엇을 할 것인가, 와는 다른 곳에 있을 테니까,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한 일이지만』

『――너는, 로즈월의 목적을 알고 있는 건가?』

『복음서를 따르는 것, 이겠지? 그런 점에서는, 베티와 닮아 있을지도 모르지. 쓰여져 있는 입장과, 쓰여져 있지 않은 입장. 닮았으면서도 다르다, 라고 해야할 지도 모르지만』

 스바루가 파악하는, 로즈월과 베아트리스 쌍방의 입장. 그것을 팩은 아무래도, 이전부터 자세하게 알고 있던 것 같다. 설마 에밀리아에게까지 전하고 있는 정보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더욱더 그 일을 자신의 가슴에 두고 있던 그의 생각이 마음에 걸린다.
 다만, 그것을 추궁하면 뭐라고 되돌아 올지, 스바루에는 희미하게, 상상이 가고 있었다.

『에밀리아에게는 관계 없는 것이니까, 솔선해 너는 움직이지 않았다…… 는 건가』

『베티의 일은, 어떻게든 할 수 있다면 해 주고 싶다고는 생각하고 있다고. 로즈월의 일은…… 리아를 말려들게 하는 이상,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고』

『알고 있었던 주제에, 뒷전에 재고로 남기고 있었던 외상이구만』

『끽소리도 못해. 그 외상에, 너를 관여하게 하는 것은 미안하다고 생각하지만』

 악의의 유무와는 관계없이, 에밀리아 이외를 우선할 생각이 없는 나쁜 부분이 강하게 영향을 주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 일편단심이라고도 해야 할 스탠스가, 현재 에밀리아의 고난을 부른 것이라고 하면, 자그마한 미스라고 웃어 버리기엔 과실이 너무 컸다.

『로즈월의 목적은, 내가 눌러 꺾을 거니까 때문에 지금은 됐어. 베아트리스의 일도…… 너에게 맡길 생각은 없어. 내가 너와 공모해 주는 것은, 에밀리아의 일 뿐이야』

『그걸로 됐어. 나도 현재, 리아 이외에 할애할 수 있는 힘은 크지 않아. 목적이 아닌 곳에 힘을 다해, 제일 소중한 것을 간과하면 본말전도니까』

『말해줘. 에밀리아가, 너를 밖에 내보내려고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무슨 말이야. 그 아이가 나나 주위를 속이고 있다니, 나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어』

 앞은 격정에 몰아져 말을 거칠게 했지만, 그 생각은 현재에도 변함없다. 에밀리아의 마음 속, 그 모두를 짐작하는 것 따위 할 수 없다는 것도 없지만, 그런데도 그녀가 주위의 인간을 모략해, 배려를 업신여기고 있는 존재 따위라고 생각할 리가 없다.

 그 스바루의 생각에, 팩은 마치 안도를 얻은 것 같은 한숨의 감각을 사념로 전해 오며,

『안심해도 돼, 라고 해야할 지는 복잡하지만 말야. 나를 밖에 내보내지 않는 것은 리아의 의사지만…… 리아는 나를 밖에 내보내고 싶어해, 밖에 내보내지 않게 하고 있는 게 아냐』

『…… 미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설명하기가 어렵네. 리아가 나에게 도움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결정석에 대고 부르고 있는 것도, 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도, 전부 사실이야. 혼자서 있는 것을 무서워해, 버팀목을 잃고 떨고 있는 것은 사실이야. 그렇지만』

『――――』

『무의식의 부분에서, 리아는 나의 실체화와 의사소통을 거부하고 있어. 마음의 겉와 속에서, 의견이 일치하고 있지 않다고 말해야 하려나』

 마음의 겉와 속, 이라고 하는 표현에 스바루는 숨을 삼킨다.
 설마, 이중인격이라고 하는 것 같은 의미는 아닐 것이지만, 자신의 마음에 배신당하는 것 같은 경험은, 스바루가 지난 세계에서 곤경에 쫓기고 있을 때, 몇번이나 맛본 것이다.
 그것과 같은 상황에, 지금의 에밀리아가 놓여있는 것이라 한다면.

『너쪽에서부터, 에밀리아에게 제의하는 건 할 수 없는 거야?』

『어려워. 마음의 겉부분보다, 속의 부분의 강제력이 강해. 상당히, 내가 겉에 나오게 되면 리아의 마음이 곤란한 상태가 된다는 것일 거야』

『에밀리아의 마음이 곤란하게 될 일로는, 뭔가 짐작은 있어? 네가 나오는 걸로, 에밀리아가 불쾌하게 되는 것 같은 일이라던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스바루의 말꼬리를 붙잡아, 팩의 목소리에 야유하는 것 같은 울림이 뒤섞인다. 그 팩의 사념에 스바루는 잠시 침묵하고, 그리고 눈을 숙였다.

『――그저, 추측이지만』

『응, 좋아. 말해 봐. 말했잖아. 나는 너에게, 기대하고 있다고, 스바루』

 말을 시작하려는 스바루에게, 팩이 전혀 기쁘지 않은 확실한 보증을 주었다. 그런 적당한 보증으로도, 얼마정도 기분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껴, 스바루는 등을 떠밀리듯이,

『네가 있으면, 에밀리아는……』

『응응』

『자신이 보고 있는 과거의, 뭔가 자신에게 나쁜 부분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되게 돼. ――그러니 에밀리아는 무의식 중에, 너에게 참견당하는 상황을 거절하고 있는 거야』


※※ ※ ※ ※ ※ ※ ※ ※ ※ ※ ※ ※


『――――』

 스바루의 사념파를, 팩은 부정도 비웃지도 않고, 침묵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모습이 보이지 않는 작은 고양이 정령이, 만약 만일 이 장소에 있었다고 하면, 그는 지금도 유연한 태도와 화창한 얼굴인 채, 그 긴 꼬리를 좌우에 흔들고 있었을까.

『굉장해, 스바루. 기대 이상의 대답이야』

 잠깐의 침묵을 거쳐, 팩은 스바루의 말에 감탄하듯이 그렇게 말했다.
 스바루는 팩의 태도에 숨을 내쉬며,

『칭찬받아도, 솔직히 전혀 기쁘지 않아』

『솔직한 칭찬이라구. 그다지 정보도 많지 않았을텐데, 추측만으로 여기까지 도달할 수 있던 것에 정말로 놀랐어. 리아의 마음의 상태도, 잘 알아주고 있어』

 자애의 기분이 큰, 팩의 의식은 자는 에밀리아를 보고 있었던 것일까. 스바루는 그 소리에 끌리듯이, 하얀 잠자는 얼굴을 응시했다.
 악몽도 좋은 꿈도, 어느쪽도 꾸지 없을 정도 깊은 잠 안에 있는 에밀리아. 그녀의 마음을 마모되게 하고, 구석에 몰아가는 『시련』 이라고 하는 과거.

 다만, 그 과거의 재현이 어디까지 『올바르게 과거의 사실을 답습하고 있을까』 에 대해서, 스바루는 회의적으로조차 있었다.

 사실, 스바루가 『시련』 안에서 뿌리친 과거는, 스바루에게 있어서의 과거의 후회의 상징인, 아버지와 어머니와의 이별이라고 하는 형태로 찾아왔다. 당연하다. 스바루에게 있어 뿌리쳐야 할 과거란 하나의 큰 사건은 아니고, 그 환경과 그것을 만들어내기까지 보낸 나태한 시간 그 자체인 것이니까.

 까닭에 『시련』은 스바루에 대해, 본래는 없었던 형태의 시간을 만들어, 후회의 상징인 부모님과의 온화한 시간과 결별을 스바루에게 촉구했다.

『과거는, 진짜 세계를 충실하게 덧쓰는 것이 아니야. 도전한 자의 마음 속 풍경이나, 그 외 다양한 조건을 반영한 다음, 『시련』에 적절한 형태로 구현하는 것이지』

 『시련』를 끝낸 장소에서, 에키드나는 스바루에게 『시련』의 구조의 대략적인 해설을 말했다. 스바루 자신의 기억 안에서, 스바루 자신이 의식해서 기억하지 않은 요소까지 긁어 모아, 그를 토대로 형성한 『정교한 가짜의 세계』인 것이라고.
 부모님과의 이별은 진짜의 것은 아니고, 스바루의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는다고.

 ――그것이 어쨌다는 것인가 하고, 지금은 생각하고 있다.

『묘소에서 보는 과거는, 진짜를 가장한 가짜다. 『시련』을 건 성악이, 도전자가 자신에게 있어, 제일 기분이 좋은 해답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문제가 되도록 구현하게 된다』

 거기까지 말했던 것은 아니지만, 에키드나라면 그렇게 말할 것이라는 할 확신이 있었다. 그 정도로 스바루에게도, 그 마녀의 검은 속이 보이고 있다.
 그러니까,

『에밀리아가 보고 있는 과거는, 올바른 부분과 잘못된 부분이 있다. 그 차이…… 결정적으로 과거를 달리해 버리는 뭔가를, 너가 알고 있어. 그러니까 에밀리아는 무의식적으로, 너를 호출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어』

『…… 어째서일까나. 내가 있으면, 리아는 올바른 진짜 과거를 보게 된다.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째서, 리아의 본심은 나를 거절하는 걸까』

『그런 건……』

 간단하다, 라고 말을 이르려고 하다가, 스바루는 그 뒤를 말로 내는 것을 주저했다.
 스바루가 주저한 이유, 그거야말로 간단하다. 그 뒤를 말한다고 하는 것은, 에밀리아의 과거의 진실을 폭로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에밀리아가 말한 잔혹하고 눈을 돌리게 될 듯한 시간――그것을 방패로 삼아, 에밀리아의 마음이 진실을 숨기고 있다고 하는 말은.

『리아를 잊고 싶어하는 진정한 시간은, 리아가 말한 가짜의 시간부터, 좀 더 구할 도리가 없는 거라는 거야』

 스바루를 말할 수 없었던 대답을, 팩이 이어받듯이 형태로 한다.
 말로 할 때까지 의식하지 않고 있을 수 있던 그것을 의식해, 스바루는 비통하게 얼굴을 찌푸린 채 에밀리아를 응시해 버렸다.

 친하고, 온화한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들――그 사람들로부터의 악의와 증오에 부딪혀, 원망을 들으면서 긴 긴 이별을 얼음 속에서 맞이한 에밀리아.
 생각하는 것만으로 몸도 마음도 찢어질 것 같게 되는 그 과거가, 에밀리아에 있어서는 진정으로 잔혹한 진실을 덮어 가리기 위한, 상냥할 정도의 새장이 된다는 것이다.

『너는, 에밀리아가 사실은 무엇을 보았는지, 알고 있는 건가?』

『…… 유감이지만, 그건 나도 몰라. 내가 리아와 만난 것은, 리아가 숲에서 얼음이 된 그 후다. 그러니까 나에게는, 리아가 나의 존재의 무엇을 무서워하고 있는지를 모르겠어. 나의 무엇이 리아의 과거를 결정짓는지, 몰라』

 진심으로 분한 듯이 팩이 중얼거려, 스바루는 그 말에 입술을 깨문다.
 에밀리아의 진정한 과거――하지만, 그 덕분에 그녀가 『시련』를 넘지 못하고 있는, 그 답의 일단을 잡을 수 있었다.

 에밀리아는 진정한 과거와 다른 과거를 『시련』마다 보여지고 있다. 그리고, 에밀리아 자신도 그 가짜의 과거가, 자신의 과거이기를 바라고 있다.
 진짜 과거에 대답을 낼 수 없는 한, 『시련』은 넘을 수 없다. 에밀리아가 자신의 마음에 속고 있는 한, 과거는 그녀의 마음을 달콤한 칼날로 계속 찢어간다.

『어떻게 하면 돼』

『몰라』

『나는 에밀리아를 돕고 싶어. 그 아이의 힘이 되고 싶어』

『나도 똑같아. 나는, 그 아이만을 위해서 존재하고 있어. 그 아이의 힘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면, 존재하고 있는 의미조차 없어』

『그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지지해 주고 싶고, 그 곁에 서고 싶어』

『――――』

 호소하는 스바루의 앞에서, 팩이 골똘히 생각하듯이 침묵을 지킨다. 스바루는 다만 가만히, 침묵한 정령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리고, 팩은 결의가 배인 목소리로,

『스바루. ――한 가지만, 가능성이 있어』

『가능성……?』

『나 뿐이었다면 절대로 생각하지 않았을 방법이고, 지금도 분명히 말하면 거부감이 강해. 이런 제안, 생각나도 절대로 말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거듭 다짐하는 것 같은 팩의 말에, 스바루는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준비한다. 적어도, 스바루가 팩의 이 정도로 진지한 목소리를, 에밀리아에게 대해서 부르는 것 이외의 형태로 듣는 것은 처음의 일이었다.

『무엇을, 시킬 생각이야』

『하는 것은 나야. 다만, 그 후의 뒷치닥거리는 너에게 시키게 되겠지만 말야』

『…… 터무니 없는 걸 말할 것 같아, 무서운데』

『나도 이런 일을, 타인에게 간절히 부탁한다니 생각도 하지 않았어. 하지만 뭐…… 너만은, 리아를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걸 수 있을 것 같이 생각되어서 말야』

 뭔가, 큰 감정을 견디는 것 같은 팩의 말에, 스바루는 작게 숨을 들이마신다.
 팩이 스바루에게 느낀 생각――그것은, 의심할 것도 없는 사실이다. 나츠키 스바루는 에밀리아를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걸 수 있다.

 그러니까, 무언으로 긍정의 뜻을 나타내는 스바루에게, 팩은 결정석 안에서 분명히 수긍했다.
 그리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일 아침, 나는 리아와의 계약을 파기한다. ―― 나와 리아의 관계가 끊어졌다고 하면, 너는 흐느껴 우는 리아를, 어떻게 위로해 주려나』

2016년 9월 28일 수요일

리제로 4장 9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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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93 『서로의 제안』


『나와 그 아이의 계약이 중단되었을 경우, 이후의 일은 너에게 맡겨도 괜찮으려나?』

『…… 그렇게 하는, 이유에 따라서지만』

 입술을 혀로 적시며, 스바루는 목이 호소하는 갈증을 무시하면서 팩과 마주본다.
 결정석 안, 모습을 보이지 않는 팩의 표정은 이쪽으로부터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말에 담겨져 있던 감정의 소용돌이가, 스바루에게 그것이 가벼운 기분으로 뽑아 낸 말이 아닌 것을 믿게 한다.

 다만, 계약의 이야기다.
 그것도, 무엇보다도 그것을 중요시한다고 하는, 정령과 정령술사의 사이에 나누어지는 계약.
 그것을 일방적으로 『파기한다』라고 단언하는 말――그 진심은, 거뜬히 스바루가 헤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에밀리아와 너 사이의 계약…… 즉, 정령과 계약자의 사이의 결정이겠지? 그것을 파기한다는 것은 당연히, 상응하는 패널티가 있다는 거지?』

『물론, 그렇네』

『나의 상상이 올바르다면, 계약자는 계약을 지키는 것으로 정령에게로부터 힘을 빌리고 있는 존재일 거야. 그 계약자가 계약을 지킬 수 없다는 거라면, 당연하지만 정령은 계약자를 도와줄 명목이 없어진다. …… 즉, 계약을 파기한다는 것은』

『나와 리아 사이에 있는, 연결이라는 것을 잃게 하는 결과를 부르게 되겠지』

 스바루의 추론을, 팩은 부정도 정정도 하는 일 없이 인정해 보인다.
 그러나, 긍정된 것이 의미하는 것은――.

『너의 힘을 빌릴 수 없게 된다는 것은…… 에밀리아는 싸우는 힘을 잃는다. 단순한 한 명의 여자 아이가 되어, 그 아이를 몰아넣는 일이 될 텐데』

『그것은, 너에게 있어서는 별로 상관없는 일 아니야? 설령 리아에게 힘이 있든지 없든지, 싸우게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너인 것이니까. 리아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에 대한 방침의 엇갈림에 고민하기도 하고 있던 것 같지만』

『윽…… 그건, 틀림없어. 하지만, 나의 감상과 그것과는 또 이야기가 별개야. 싸우는 힘을 운운하는 건, 네가 말하는 대로 문제의 근본이 아냐. 이 경우, 중요한 것은…… 네가 곁에서없어지면, 에밀리아가 어떻게 될지, 라는 거야』

  팩이 부재한 상황은, 에밀리아에 있어 마음의 지주를 잃었다고 말하는 것과 동연한 상황이다.
 조금 전까지의 팩과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그럼에도 그녀의 마음의 심부는 팩이 사실은 자고 있지 않은 것을 깨닫고 있다. 가냘픈 연결이 끊어지고 있던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런 있는 듯 없는 듯 한 정도로만 인연이 연결된 상태에서도, 내몰렸던 에밀리아는 그토록 초췌했다. 옆을 떠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스바루에게 진심으로 의존해 버릴 정도로.

 그런데 진정한 의미로, 팩과의 연결이 끊기는 것 같은 일이 있으면――.

『에밀리아는, 그 자리에서 마음의 균형을 잃어도 이상하지 않아. 그런 것은 너에게 매우,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의 세 손가락에 들어오는 거일 텐데. 무슨 생각이야』

『무슨 생각이고 뭐고 없어. 나는 리아에게 있어, 가장 좋은 형태가 될 것이라는 행동 이외에는 하지 않기로 하고 있어. 그 아이가 바라지 않은 것을, 나는 하지 않는 주의란 말이지』

『에밀리아가, 너와 계약을 끊는 것을 바라고 있다고 하는 건가?』

『달라, 스바루. 나와의 계약이 없어지는 것은, 리아의 소망이 실현되기 위한 부산물에 지나지 않아. 리아의 지금의 소망은 틀림없이, 묘소의 『시련』를 넘는 거야. 그것만은 의심할 필요는 없고, 믿어 주어도 좋아』

 그 점에 관해서는, 스바루도 의심하지 않았다.
 에밀리아가 스스로의 과거와 다 마주보지 못하고, 거짓의 과거를 계속 보는 것으로 『시련』에의 좌절을 반복하고 있다――라고 하는, 팩의 가설을 믿는다고 해도.
 그녀가 눈앞에 가로막는 장해를, 넘으려고 하는 『흉내』만을 내는 것 같은 하찮은 성격의 소유자가 아닌 것은, 누구보다 스바루가 믿고 있다.

 스바루의 마음의 긍정은, 말의 형태로는 팩에 전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것이 있는 그대로의 스바루의 마음을 전했다고라도 말하듯이, 팩은 그 사려의 소리를 조금 떨어뜨려,

『내가 없어진 것을 알면, 리아는 확실히 난동을 부릴 것이라고 생각해. 그건 또 참, 분명 아이같이 울며, 아우성치고, 터무니없게 될 정도로』

『――――』

『그렇지만 말야, 그걸로 된 거라고 생각해. 내가 없다고 마음 밖에서는 생각하고 있고, 내가 있는 것을 마음 속에서는 알고 있는, 그런 지금 상태 쪽이야말로 부자연스러워. 내가 없다는 것을, 마음의 표면에서도 이면에서도 이해해…… 과거를 봉하고 있는 족쇄가 없어지고 처음으로, 리아는 자신의 마음과 마주 볼 수 있어』

 팩의 말에는, 조용하지만 만감의 생각이 담겨져 있었다.
 그것은 자애이며, 슬픔이며, 기쁨이며, 무엇보다 사랑하는 것에 모두를 바쳐도 상관없다고 하는, 헌신적인 수준에 흘러넘치고 있었다.

『그, 자신과 마주보기 위해서…… 너와의 연결을 없애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라고 하는 건가?』

『응, 그렇네. 분명 괴로운 일도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리아라면 그것을 참을 수 있는 아이라고 믿고 있어』

『곁에, 있을 수 없게 된다. 걱정되지 않는 건가. 저, 한없이 사람 좋고, 그런데도 자신의 일은 언제라도 뒷전으로 해 버려 손해보고 있을 뿐의 너의 딸을, 곁에서 쭉 지켜 주고 싶다고, 너는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 거냐고』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스바루 자신조차 모르게 되기 시작하고 있었다.
 팩의 의사표현은, 그것이 바란 대로의 결과를 산출한다면, 올바르게 스바루에게 있어서는 기대 그대로의 전개를 불러줄 것이다. 팩도 말한 대로, 에밀리아의 전투력의 유무는 그녀를 전장에 서게 하지 않으려고 고심하는 스바루에게 있어서는 아무 관계도 없다.
 그러니까, 스바루는 팩의 제안을 환영할지언정, 멈추려고 할 이유 따위 없을 터인데.

『최근의 너는, 내가 리아의 곁에 있는 것을 좋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말야』

『그 생각은 잘못되어 있지 않아. …… 요즘 여러가지 있던 관계로, 내 안의 너의 주가는 최악이고, 그렇게 간단하게 오름세가 되는 것도 아냐. 에밀리아를 위해서 희생되는 것 같은 선택 하나로, 여기까지 쌓여 온 불신감을 지워 없앨 수 있는 것이라도 아냐』

『꽤나 직구라서, 조금 슬퍼지네』

『하지만』

 서로의 인상에 착각은 없다. 지금의 스바루는 팩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도, 그에게로의 악인상을 간단하게 바꿀 수 있다고도 생각되지 않았다.
 말한 말에 거짓은 없다. 그러나,

『네가 없어져서, 슬퍼하는 에밀리아의 모습은 눈에 떠오른다. 네가 에밀리아에게 있어, 무엇보다 큰 존재인 것은 내가 제일, 아플 정도로 알고 있어. 그런 너니까 나는……』

『――――』

 말이 계속되지 않고, 스바루 안에서 불명료한 생각만이 계속 커져 간다. 팩도 또한, 사려깊게 무언을 관철해, 이쪽의 애매한 의사가 형태가 되는 것을 조용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다만, 초조해 하면 초조해 할수록, 대답은 확실함을 잃어 불확실하게 끝나 버린다.

『나는, 나는 네가……』

『내가 이런 식으로 결단할 수 있는 건, 너의 존재가 커, 스바루』

 정리되지 않는 스바루의 말에 앞서, 툭하고 중얼거리는 것 같은 팩의 목소리. 두엽에 직접 울리는 속삭임에 얼굴을 들어, 스바루는 초록의 결정석을 어안이 벙벙한 채 바라본다.

『네가 말하는 대로, 나에겐 리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아이의 일을 쭉 지켜보고 있고 싶고, 옆에서 도와주고 싶어. 이렇게 해서내가 옆에 없는 것이 그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판단한 지금도 그 기분은 변함없어』

『그렇다면, 어째서……』

『네가, 있기 때문일까』

『――――』

 문득, 숨이 막히는 것 같은 감각에 스바루는 지배된다.

『이 장소에서…… 으음, 이 세계에서, 너만은 나와 같이 리아를 위해서 목숨을 걸 수 있어. 지금까지 보낸 시간 안에서, 너는 그 일을 증명해 왔다. 리아도…… 나를 제외하면, 제일 의지하는 것은 너일 거야. 그건 틀림없어. 믿어도 좋아』

『그렇, 다고 해도…… 나는, 너같이 굉장한 힘이 있는 것도, 그 아이의 앞에 가로막고 서는 장해를 힘으로 휙 날릴 수 있을 만큼 압도적인 것도 아니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겨우 함께 머리를 움켜 쥐어 고민하고, 괴로운 걸 토해내게 하는…… 그런 정도다. 그런 정도의 나에게, 너는 이후의 일을 맡길 수 있는 거냐』

『착각하고 있는 것 같지만, 나는 나의 대신을 너에게 요구하는 게 아니야. 나에게만 가능한 건 나에게만 가능해. 그 역도 같아서, 너만이 가능한 곳에서 리아에게 도움이 되어 주기를, 그렇게 기대하고 있어』

 침묵을 지키는 스바루에게, 팩은 말을 멈추지 않고 한층 더 거듭한다.
 스바루의 도망갈 장소를 차지해, 에밀리아에 있어서의 결단의 때를 잃게 하지 않도록.

『만일 내가 없어져도, 리아는 너보다 훨씬 강해. 그야말로, 네가 말한 『강함』이라고 하는 의미에서는 틀림없이. 그렇지만, 너도 아는 대로, 그 아이는 약해. 내가 말하는 『약함』의 부분에서는 틀림없이. 그러니까, 그 약함을 네가 지탱하기를 원해』

『…… 계약이 끊어져, 연결이 끊기면 너는 어떻게 돼』

『나를 이렇게 해서 현계시키고 있는 것은 리아와의 패스 덕분이니까. 그 연결이 끊긴다면, 항상 나는 실체화하고있지 않으면 존재를 유지할 수 없어. …… 그렇지만, 내가 계속 실체화한다는 것은, 무진장 주위의 마나를 다 먹는다는 것이기도 해. 나의 진정한 모습을 보면, 스바루는 분명 깜짝 놀라지 않을까』

 팩이 말하는 『진정한 모습』이라고 하는 것은, 그 올려볼 정도의 거체가 되었을 때의 일일 것이다. 네 발 짐승의 정점, 분노한 눈보라의 맹수. 임종의 짐승.
 과연, 항상 그 상태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한다면, 계속 확실히 존재하는 것 따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러면, 너…… 사라져 버린다는 거야?』

『사라지는 것과는 달라. 나는 리아와 계약하기 전의, 작은 존재로 돌아올 뿐. 나에게 있어 인연의 깊은…… 아마, 에리올 대삼림이려나. 거기서 기댈 곳이 되는 뭔가 안에서 잠들어, 일으켜질 때를 기다리는 일이 된다고 생각해』

『일으켜진다…… 는 건』

『물론, 리아에게야. ――여기서, 나와 그 아이의 사이의 계약은 끝난다. 그렇지만, 또 그 아이가 새로운 계약을 필요로 할 때가 와서, 그 상대로 정령을 선택한다고 하면…… 반드시 또, 나를 선택해 줄 거야. 그래, 믿고 있어』

 밝은 목소리로 말한 것 같아, 스바루는 숨을 삼키고 있었다.
 자신이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결단을 하려고 하는데, 팩의 소리에는 불안 따위 한 조각도 없다. 본디부터의 그의 성격이 낙관적이다, 라는 것과는 관계없는 것으로, 그 소리가 불안을 띠는 것 따위 반드시 없었을 것이다.

 그에게 있어, 에밀리아가 다시 한 번, 자신을 선택해 주리라는 것은 의심할 바가 없는 것이다.
 팩과의 계약을 잃어, 자신의 과거와 서로 마주보지 않을 수 없게 되는 에밀리아. 그녀가 그 과거를 받아들이지 않고, 무너져 버리는 것 따위 상상도 하고 있지 않다.
 에밀리아는 과거를 넘고, 다시 계약을 요구할 때는 자신을 선택한다.

 팩 안에서, 그것은 결정 사항이다.
 에밀리아의 강함을 의심하지 않고, 에밀리아와 자신이 보내 온 시간의 시행착오를 의심하지 않고, 그런 까닭에 그는 자신과 그녀와의 연결을 끊는 선택사항을 선택할 수가 있다.

「――――」

 그것은 흔들리고 있을 뿐인 스바루에게 있어 눈부실만큼, 강하고 단단한 인연.
 에밀리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신뢰는, 팩의 강철의 마음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난동부리는 에밀리아를 위로하는 것은, 나에게 강요한다는 거로군』

 그러니까 스바루는 괴로운 요행에, 원망의 말을 부딪치는 것 같은 기분으로 그렇게 목소리를 던진다. 그것을 받은 팩은 목을 울리는 것 같은, 미소를 띄운 모습으로,

『그것만은 마음이 괴롭다고, 정말로 생각해. 그렇지만…… 중요한 딸을 맡기기 때문에, 그 정도의 일은 함께 넘어 주기를 원해』

『…… 그거, 은근히 나를 에밀리아땅의 반려로서 인정ㅎ』

『지금 여기서 너를 날려 없애버리면, 여러 가지 문제를 다시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는구나』

『보복이 하나하나 무서워, 이 똥 고양이!!』

 과격한 발언에 결코 뒤지지 않는 대답을 하고, 스바루는 아주 조금만 미소짓는다.
 팩의, 에밀리아에 대한 생각의 깊이에 비해, 약간이지만, 다양하게 도랑이 생기기 전의 교환을 주고 받을 수 있었던 정도로, 기분이 편해졌다.

 그리고 에밀리아와의 계약을 끊어, 이 장소를 그가 떠난다는 말을 듣고 생각난 것도 있다. 만약 만일, 그것이 잘 된다면――내기의 천칭은 많이, 기울 것이다.

『너의 계획은 알았어. 실제로 생각했던 대로 옮겨질지 어떨지는 미묘하게 불안한 점이 있지만…… 거기는 모르는체 하는 얼굴로 나도 유도를 도우라는 것이겠지』

『좋아하는 여자 아이의 의식을 조종하는 것은, 어떤 기분이려나』

『죄악감에 눌려 찌부저질 테니까 그만둬. 거기에 에밀리아가 본심으로는 여러 가지 일을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면…… 끝난 다음, 그렇게 유도되었다는 것도 깨달을 거야』

『그렇게 되면, 나와 너는 공범으로 미움받을지도 몰라. 겁먹었어?』

『그건 뭐. 아버지의 세탁물과 함께 빨지 마! 라고 미움받는 사춘기의 여자 아이의 그것과는, 나와 너는 미움받는 벡터가 다르니까 말이지』

 팩이 미움받는 것이 어디까지나 가족 사이의 문제라면, 스바루가 미움받는 것은 좀 더 뿌리깊고 치명적인 부분이다. 성심성의껏 이야기하면, 에밀리아는 알아줄 거라고 생각하지만.
 진심이 납득되었다고 해도, 자신의 마음을 좋을대로 유도되었다고 알려지면 에밀리아라도 좋은 기분이 들 리도 없다. -그 점은 반드시, 용서받을 수는 없을 것이다.

『뭘 이제 와서, 구만.――용서되지 않을 것 같은 일을 몇번이나 거듭해, 그 아이를 몇번이나 울려 온 내가, 이제 와서 거기에 등돌릴 각오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보냐』

『――――』

『조건, 받아들였다고, 팩. 너의 뒷치닥거리는 내가 해 줄게. 내일 아침, 에밀리아가 쓰러져 운다고 하면…… 그것은 나의 팔 안에서다』

『――응. 그러면, 부탁하는 걸로 할까. 다양하게 이 이후의 큰일도, 얼마든지 강요하게 될 것 같지만』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스바루에게, 팩의 말이 얼마 안 되는 참괴를 얻는다.
 그 울림에 한쪽 눈을 감아, 스바루는 「그렇다면」라고 말을 틔우고,

『너도, 나의 제안을 고려할 여지는 있구나?』

『…… 제안』

『그래, 제안이다. 걱정하지 마. 너와 똑같이 나도, 에밀리아에게 있어서 좋은 형태가 되는 미래가 오도록, 그렇게 생각해 행동하는 것은 같다고』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며, 스바루는 침묵으로 긍정의 뜻을 나타내는 팩을 향해, 말했다.

『몇개인가 묻고 싶은 것과 그걸 들은 다음 시험하고 싶은 것이 있어. ――에밀리아가 일어날지도 모르니까, 길게 시간을 들이지 않도록 하자』

리제로 4장 9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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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94화 제목은 『おいてけぼり』, 즉 '혼자 남겨두고 감' 정도의 의미지만 어울리는 번역을 못찾아서 '외톨이'로 의역했습니다

제4장 94 『외톨이』 

 ――눈을 뜨고 처음으로 느낀 것은, 비어 있는 오른손으로부터 오는 외로움이었다.

 일어난 직후라 혈액 순환이 나쁜 머리로 멍하니 그렇게 생각하고, 의식이 각성하는 것에 따라 그것이 너무나도 제멋대로인 감상이라는 것을 깨달아, 뺨이 분노와 수치로 급속히 붉어진다.
 몸을 일으키는 것보다, 침대 안에서 웅크리는 것을 선택해, 타올 모포를 말려들게 하듯이 몸을 작게 한다. 눈을 뜸과 동시에 자각한 자신의 야비함에, 하루의 시작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자신을 잃어버렸다.

「――너무해, 너무해, 너무하네. 나…… 얼마나 제멋대로인 걸까」

 침대 안에서 웅크린 소녀――에밀리아는 중얼거리며, 자신의 추태에 긴 긴 한숨을 흘렸다.

 이불 안에서 몇번이나 개폐하는 손바닥에, 자기 직전까지 확실히 있던 감촉을 기억하고 있다.
 울퉁불퉁한 굵은 손가락, 손가락 끝은 조금 피부가 단단해지고 있어, 자신의 가늘고 허약한 손가락과는 완전히 다른 것 같다고, 여러번 있던 손을 잡을 기회마다 생각한다.

 에밀리아를 신경써주고, 상냥한 말을 걸어주고, 의식을 놓는 그 때까지, 침대의 옆에 앉아 계속 손을 잡아준 소년――스바루의, 그 투박하고 섬세한 손바닥의 감촉이다.
 잠을 깨자마자 무의식적으로 생각했던 것이, 그 스바루의 손바닥의 감촉이 없어져, 손가락이 허공을 가른 것에 대한 적막감인 것이라니, 어찌 할 도리가 없는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그토록 의지해온 자신의 근성은 그 소년에게 무거운 짐을 지게 하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인가. 벌써 자신의 약함과 죄로, 만회할 수 없을 만큼 주위에 폐를 뿌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역』를 방문하고 벌써 4일째――첫날을 넘기고, 그저께와 어제, 에밀리아는 『성역』의 안쪽에 있는 묘소에서, 『시련』에 그 몸을 던지고 있다.

 왕선을 이겨내어, 루그니카 왕국의 왕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에밀리아에게 있어, 이 『성역』의 힘은 얻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 중, 최초의 1걸음째에 해당한다.
 이 토지를 통치하는 로즈월이 에밀리아의 후원자이며, 사연이 있는 거주자들은 하프 엘프인 에밀리아와 입장을 비슷하게 가지는 자들이다. 이만큼 호조건을 갖춘 장소에서, 자신을 나타내고 그들에게 인정되지 못한다면, 이 뒤에 무엇이 가능한다는 것인가.
 왕선에 있어서의 에밀리아의 입장은, 다른 후보자들과 비교해도 불리한 면을 부정할 수 없다. 힘이 약한 에밀리아가 싸워 이기려면, 주위의 협력이 필요 불가결하다. 그리고 그 협력을 얻어내기 위한 신뢰는, 에밀리아 자신의 행동을 통해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올바르게 자신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는 에밀리아에게 있어, 『성역』에서 해야 할 일과 보여야 하는 것은 명쾌하다. 그 점에서 헤매는 것은 무엇 하나 없다.
 다만, 앞을 향하는 그녀의 눈동자에 그늘을 드리우는 것은――

「……『시련』」

  『성역』의 주민들에게 인정되기 위한, 유일하다고 해도 될 절대의 조건이 『시련』의 돌파다.
 묘소로부터 둘러쳐진 결계에 의해, 『성역』를 둘러싸는 주위의 숲 너머의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주민들. 그들과 밖의 세계에서 함꼐 싸워가기 위해서는, 『시련』의 답파로 결계를 지울 필요가 있다. 심정적인 문제라고 해도, 적어도 그 정도를 해 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면 그들도 에밀리아를 인정하려고는 해 주지 않는다.

 물리적인 문제도, 심정적인 문제도, 『시련』의 돌파로 공략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건 심플하다. 문제가 일극화 되고 있는 이상, 까다로운 도리나 불필요한 변론을 늘어놓는 일은 없다.
 문제가 된 것은 그 『시련』의 내용이, 에밀리아에 있어 맹독과도 다름없었던 것 뿐이다.

 ――묘소에 울리는 무기질적인 목소리는, 자신의 과거와 마주보라고 고하고 있었다.

 눈시울을 닫으면 선명히, 그 흰 세계를 생각해 낼 수가 있다.
 순간, 에밀리아의 몸은 극한의 추위에 알몸으로 내던져져 버린 것처럼, 멈출 길 없는 한기를 느껴 떨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체내를 달리는 공포심은, 그 날의 추위를 생각해 냈기 때문인가, 그렇지 않으면 그 때의 공포를 지금도 잊지 않기 때문인 것인가.

 더듬거리며, 자신의 입으로 말하여진 과거의 이야기를 듣고, 스바루는 어떻게 생각했을까.

 잊을 수 없고, 지금도 몸을 죄악감의 쇠사슬로 옭아매고 있는 과거――그것을 에밀리아가 스바루에게 털어놓은 것은, 어제 오후의 일이다.
 그 전날의 밤에 처음의 『시련』에 도전해, 에밀리아의 마음은 문자 그대로 타격을 받았다. 자신을 흔들어 일으킨 스바루의 팔 안에서 울고, 아우성치고, 난동부리고, 상냥하게 등을 어루만지는 그의 목소리에 간신히 침착성을 되찾아, 에밀리아는 묘소의 밖에서 기다려 주고 있던 모두에게 도전의 실패를 고했다.
 그 말을 들은 모두가 어떤 표정을 하고 있었는지, 에밀리아는 기억하지 않았다.
 모두의 얼굴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있을 여유 따위 없었다. 경멸이나 낙담의 시선에 노출되어 있었는가 어떤가도 아무래도 좋다. 다만 씩씩하게 행동해, 모두와 헤어진 후 묵게 해 주고 있던 민가 안으로 굴러 들어와, 혼자가 된 것을 자각한 직후, 에밀리아는 참기 어려운 공포에 삼켜져 버렸다.
 그대로 두문불출하고 있지 못하고, 건물을 뛰쳐나와 밤바람에 떨고 있었을 때, 달빛 아래를 걸어 오는 스바루와 다시 만난 것이다.
 그 후, 에밀리아를 위해서 자신을 아끼지 않을 각오를 고백하는 스바루에, 에밀리아는 이상론에 지나지 않을 결의를 늘어놓고 도망쳤다.
 그것을 들은 스바루가 얼마나 타격을 받았는지, 똑같이 자신의 말에 몰아넣어지고 있던 에밀리아는 깨달을 수 없다.

 그 후로, 자신이 어떤 식으로 숙소에 돌아왔는지를 에밀리아는 기억하지 않았다.

 다음에 눈을 뜬 것은, 마루에 넘어져 있던 에밀리아를 보고 얼굴을 창백하게 한 스바루가 부르는 목소리였다.
 그렇게 걱정을 끼쳐 버린 스바루와 그렇게 된 원인인 『시련』의 이야기――나아가서는 에밀리아의 과거의 이야기를 하는 일이 되는 것은, 필연의 흐름이었다.

 스바루에게 말한 과거의 내용에는, 각색도 거짓말 한 조각도 없다.
 에밀리아가 범한 죄는 그대로, 역력하게 그것을 보게 되었던 바로 직후다. 잊을 길도 없는 그것을, 기억의 딱지를 벗겨, 새 상처를 바람 앞에 드러내듯이 털어 놓았다.
 그것은 동시에, 왕선에 참가해 왕위를 목표로 하는 에밀리아의, 너무나 사적이고 제멋대로인 동기를 고백한 것이기도 했다.

 공포나, 겁이 나는 감정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어리다는 것이 위로가 되지 않는 잘못의 결과, 에밀리아는 너무나 많은 것을 희생해 버렸다. 그리고 그 빚을 갚지도 못한 채, 지금도 팔자 좋게 혼자서 시간을 새기고 있다.
 결국 속죄로써 선택한 방법이, 한층 더 많은 것을 말려들게 한 다음 완수되는 것이다.

 기가 막혀, 경멸되어, 멀리서 멸시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한편으로, 반드시 스바루는 자신을 보고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마음 어디선가 확신인 듯한 감정을 안고 있는 자신도 깨닫고 있었다.
 나츠키 스바루는 분명, 에밀리아가 이제 와서, 얼마나 잔혹한 과거를 가지고, 제멋대로인 소원으로 그것을 속죄하려고 하고 있는지를 알아도, 자신을 떼어버릴 수 없다.

 지금까지 스바루가 상처입고, 슬퍼하고, 그러면서 끝까지 지켜온 여러가지 것들을, 그의 행동의 결과를 에밀리아도 지켜봐 왔다.
 상냥하고, 의리있고, 정이 깊은 소년이다. 너무나 대부분을 안고 있어, 안은 것들을 내던지는 것 같은 것을 생각도 하지 않고, 상처투성이가 되어도 그는 계속 달린다.
 그 안은 짐 안에 자신의 존재도 있다면, 반드시 에밀리아가 어떤 추악한 근성을 하고있었다고 해도, 반드시 그는 손놓을 수 없다.

 ――그것은 진정한 의미로 잔혹하고, 악랄하다고도 할 수 있는 타산이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라고 고개를 저어 부정한다고 해서, 한 조각이라도 그런 생각이 머리를 지나친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 된다. 그리고 마음의 어디선가 그 결과에 기대하는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면, 그것은 에밀리아라고 하는 존재 전부가 긍정한 것과도 같다.

 싫어하지 않고 있어줄 것임에 틀림없는 상대를 신뢰하기 때문에, 미움받을지도 몰랐던 과거를 털어 놓을 수가 있었다.
 말로써는, 그것 뿐인 일이다.

 결과, 스바루는 털어놓을 수 있었던 에밀리아의 과거에 놀라움과 동요를 숨기지 못하고 있었지만, 에밀리아 자신이 범한 죄를 몰아세우는 일은 하지 않았다.
 고백한 정신적인 피로에 탈이 나, 졸음을 호소하는 에밀리아의 손을 잡아 준 감촉도, 배려로 가득 차 있던 그것까지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업보가 지나칠 정도로, 스바루의 염려는 에밀리아의 추악한 부분에 기대한 수준으로 작용했다.
 평상시는 날카로운 눈을 걱정스럽게 내려, 에밀리아의 몸을 진심으로 염려해 주는 스바루. 그의 그 상냥함은, 에밀리아에게 있어 너무나 달콤한 독이었다.
 마음을 녹이고, 각오를 녹여, 추악한 본심을 드러내어 버릴 수도 있을 정도로.

 이것도 저것도 전부 맡겨, 자신의 마음을 마모되게 하는 고난을 대신 맡아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싫은 일로부터 눈을 돌리는 아이같은 한탄마저 말해 버렸다면, 반드시 스바루는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낭비해, 에밀리아를 위해서 다해 버릴 것이다.

 ――그런 일, 용서될 리가 없다.

 만난 이래, 에밀리아는 쭉 스바루에게 구해져 왔다.
 왕도의 장물 창고에서, 마수의 위협에 노출된 저택에서, 후보자들에게 노려봐진 왕선의 객실의 한중간에서, 정체도 모를 무리에 마을과 저택이 함께 노려지는 가운데에서.

 에밀리아는 스바루의 손에, 쭉 구해져 왔다. 상처입는 그를 보고 있을 수 없어서, 그런 식으로 여겨질 자격도 이유도 자신에게는 없는 것이라고, 그 손을 뿌리친 적도 있다.
 그런데도, 나츠키 스바루는 에밀리아를 결코 단념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해서, 그는 구해지는 이유를 모르는 에밀리아에게 말한 것이다.

「너를 좋아하니까, 나는 너의 힘이 되고 싶어」

 그런 식으로, 전신전령으로 아무 근거도 없이, 사랑을 전해들은 경험 따위 한번도 없었다.
 에밀리아에게 호의를 나타내 준 것은, 시작은 함께 살고 있던 엘프 숲의 동료들만으로, 그 뒤는 긴 시간을 새로운 부모로 있어준 팩 뿐이었다.

 로즈월의 권유로 숲 밖으로 나와, 재차 하프 엘프가 놓여져 있는 상황의 나쁨을 실감해, 왕도에 두 번 발길을 옮긴 것으로 한층 더 이해는 깊어졌다.
 로즈월의 제안을 승낙해, 자신의 목적을 완수하는 한편으로, 이 세계에 뿌리깊게 남아 있는 하프 엘프 멸시의 풍조――이것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희미한 희망을 품은 적도 있었다. 다만, 그런 희망을 덧없는 것이라고 생각해, 마음의 어디선가에선 다 믿을 수는 없었던 것도 다른 누구도 아닌 에밀리아였다.

 그러니까 스바루가, 그 한결같은 소년이, 하프엘프인 것이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약한 에밀리아인 것도 전부 뭉뚱그려,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해 주었던 것이, 에밀리아에 있어 얼마나 큰 일이었는가.

 같은 종족도 아니고, 태어날 때부터 에밀리아와 보내는 것이 정해져 있던 존재도 아니고, 누구의 의도도 아니고 다만 그저 우연히 만나, 친목이 깊어져, 감정을 섞은 것으로 싹튼 따뜻한 생각――그것에, 에밀리아가 얼마나 구해지고 있던 것인가.

 그러니까, 에밀리아는 이번 일로 스바루를 의지할 수 없다.
 에밀리아가 부딪치는 고난을 그가 대신 맡아줄 때마다, 그의 몸에는 사라지지 않는 상처 자국이 점점 늘어 간다. 육체만에 머물지 않고, 마음의 상처도 함께.

 스바루는 특별히, 마음도 몸도 강한 사람은 아니라고 에밀리아는 생각하고 있다.
 의사를 관철하는 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주위를 배려할 수 있는 상냥한 마음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는 특별한 인간은 아니다.
 슬픈 것에 상처입고, 아픔을 느끼면 눈물을 흘리고, 피를 너무 흘리면 죽어 버린다.
 그런, 보통 사람이다.

 그런 보통 소년에게, 에밀리아는 더 이상의 고난을 지게 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근처에서, 앞을 향하는 에밀리아의 등을 계속 지지해 준다면, 그 이상은 바랄 수 없다. 그것조차도 너무 제멋대로인 소원이라고 에밀리아는 자신을 부끄러워하고 있는 정도다.

 무너져 버릴 것 같은 각오를 그에게 지지받는 것으로, 에밀리아는 반드시 굽히지 않고 장해를 넘을 수가 있다.
 자신의 눈앞의 장해와 싸우는 것은, 스스로여야 하는 것이다.

「그야, 그렇지 않으면……」

 계속 의지해, 이것도 저것도 맡겨 버리고 기대고만 있으면, 언젠가는 스바루라도 자신을 무거운 짐으로 생각해 버린다.
 그에게 그렇게 생각되어 버리는 날이 오는 것 따위, 생각하는 것조차 무섭다.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게 해 온 것이었다. 바래도 얻을 수 없다고 단념하고 있던 것이었다. 의식하지 않게 했던, 그렇지만 쭉 갖고 싶어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것을 얻어 버렸기 때문에, 주어져 버렸기 때문에, 내며진 손을 잡아 버렸기 때문에――이제 에밀리아는, 그것을 잃는 것 따위 생각할 수 없다.

「――――」

 에밀리아의 죄가 숲을 희게 물들여, 눈과 얼음 아래에 동료나 가족을 가두었다.
 에밀리아 자신도 얼음 안에서 긴 잠에 떨어져 팩에게 구해질 때까지의 백년 가까운 시간을 죄를 자각하는 일도 없이 보낸 것이다.

 눈을 돌리고 싶어지는 자신의 죄악. 무엇보다 죄많은 것은, 그 자신의 소행의 실질적인 부분을, 에밀리아 자신이 무엇 하나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과정이 빠진 채, 자신의 행동이 모두를 흰 정체[停滞]에 떨어뜨린 것을 자각하고 있으면서도,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위해서 그것을 했는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마녀의 아이라고, 그렇게 불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팩에게 얼음 안에서 눈을 뜨게 되어, 에밀리아는 에리올 대삼림에서 7년을 보냈다. 얼어 있는 숲 안에서는 먹을 것을 만드는 일도 기르는 일도 뜻대로 되지 않은 채, 식생활의 대부분은 숲의 바로 옆의 마을들에 발길을 옮겨 조달하고 있었다.
 거기서 향해진 두려워하는 시선과 『얼음의 숲의 마녀』라고 불렸던 것은 잊을 수 없다.

 마녀라고, 그렇게 매도당하는 것이, 자신에게는 어울렸다.

 당당하게,  『시련』를 넘기 위해서 필요한 각오를, 스스로도 뻔뻔하다고 생각하면서 말했다. 어떻게 하면 그 『과거』를 타도할 수 있는지, 에밀리아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다만 허울 좋은 말로 스바루의 추궁을 피해, 에밀리아는 자신의 꿈의 껍질 속에 계속 안주하는 것을 선택했다.

 스바루의 손바닥의 감촉을 확인하면서, 잠에 떨어져 버린 것은 바로 다음 일이다.

 ――그 때도 역시, 꿈은 꾼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눈을 떴을 때, 스바루는 에밀리아가 잠들었을 때와 같은 자세로 그녀의 잠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일에 내심 참기 어려운 감정이 복받치는 것을 느끼면서, 에밀리아는 그에게 손을 잡아당겨지면서 밤의 『성역』에 다리를 내디뎌――『시련』에 도전했다.

 당연한 결과이지만, 『시련』를 넘을 수 없었다.

 묘소의 앞에서 배웅해 주는, 스바루나 람. 『성역』 의 주민인 가필이나 류즈의 시선을 받으면서 묘소에 발을 디뎌, 그러나 명확한 타개책이나 확실한 조건 하나도 준비하고 있지 않는 에밀리아 따위, 『시련』은 일체 용서해 주지 않는다.
 변함없는 『과거』는 에밀리아의 마음을 책망해, 침식해, 밀어내어 되물리쳤다.

 묘소의 차갑고 단단한 마루 위에서 의식이 돌아왔을 때, 에밀리아는 자신의 뺨이 젖어 있는 것에 깨달았다. 눈물을 흘리는 것조차 주제넘은, 자신의 야비함이 밉살스러웠다.

 『시련』를 넘는 일도, 그 실마리를 잡을 수도 없는 채, 에밀리아는 초췌한 모습으로 묘소를 나와, 걱정해 주는 스바루들의 마중을 받았다.
 그 뒤는 전날의 밤과 같이, 이 건물 안에서 안면[安眠]을 선고받아, 침대에 쓰러진 곳에서 의식이 없어져――눈뜬 것이 지금, 이 아침이라고 하는 일이다.

「결국, 아무 진전도 하고 있지 않네…… 글렀구나, 나……」

 어제의 일로 밝혀진 것이 있다고 하면, 그것은 자신이 어쩔 수 없는 근성의 제멋대로인 아이로, 스바루나 주위의 모두에게 폐를 끼치고 있고, 그런데도 앞의 광명을 한 개도 찾아낼 수 없는, 허약한 존재라고 하는 변함없는 사실 뿐이었다.

「팩……」

 가슴에 내린 팬던트――그 끄트머리를 장식하는 초록의 광채은, 에밀리아와 계약한 정령인 팩의 의대[依代]다.
 에밀리아가 가냘픈 소리로 그의 이름을 부를 때, 평상시와 변함없는 화창한 소리로 「무슨 일이야?」라고 대답을 해 주는 것이 약속이었다.

 그 대답이 이제, 2주 가깝게도 끊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수개월에 한 번 찾아오는, 휴면기라는 것에 들어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까지도 팩의 곁에서 반응을 얻을 수 없게 되는 일은 몇번인가 있어서, 그때마다 에밀리아는 외로움을 견디면서 그의 귀가와 눈을 뜸을 기다린 것이다.

 그러나, 휴면기는 언제나 3, 4일에 끝나기만 했고, 이번같이 장기간에 걸치는 일은 처음이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의 팩은 비록 휴면기에 들어가 있었다고 해도, 에밀리아가 진심으로 부르면, 휴면을 중단해 응해 주고 있었을 것이다.
 그 반응조차, 지금의 팩에게서부터는 멀리서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에게 무엇이 있었던 것인까.
 휴면중에 뭔가, 만회할 수 없는 것이 있어서, 모습을 나타낼 수가 없는 것이 아닌 것인지. 만일 그렇다고 하면, 자신은 어떻게 하면 좋은 것인지.
 팩과 긴 긴 시간을 함께 보낸 주제에, 이렇게 해 홀로 남겨져 버리니, 에밀리아로부터 팩에게 제의할 방법이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는다.

『시련』의 일도, 스바루와의 일도, 자기 자신의 과거와의 결착도, 모습을 보여 주지 않는 팩의 존재도, 부상하는 문제는 에밀리아에 밝은 조짐을 하나도 들여다 보게 하지 않는 것이다.

「…… 바보같네, 나」

 그렇게 막힌 상태로, 평상시라면 손을 뻗쳐 주던 존재가 옆에 있어주지 않는 것에, 에밀리아는 불평을 말하기 직전에 멈칫했다.
 그걸 해 버리면 그야말로, 자신이라고 하는 존재는 만회할 수 없는 곳까지 낙담한다. ――벌써 더 이상 없을 정도로 낮게 자신을 보고 있는 에밀리아지만, 바닥보다 더한 곳까지 떨어지려고까지 생각하고 싶지는 않았다.

「으응, 안돼. 그런 식으로 나쁜 식으로만 생각하면…… 지금은 얼굴을 보여 주지 않지만, 반드시 팩에게도 이유가 있을 테니까. 『시련』의 일도, 아직 아무것도 해결되어 있지 않아. 내가, 내가 확실히 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들어 올린 양손으로 흰 뺨을 두드려, 에밀리아는 자신이 긴장시키듯이 의식을 강하게 가진다.
 얼굴을 든 후, 손에 닿은 머리카락의 혼란에 빗을 가져다 댄다. ――이런 일에도 고심하는 자신이 있다. 언제나 이 작업도 팩에 맡긴 채였다. 에밀리아는 자신의 몸가짐도, 솔선해서 정돈했던 적이 없다.
 손을 대어, 흐트러지지 않았는가를 확인한다. 거울을 보지는 않는다. 실내에 있던 거울에는 조속히 옷감을 걸쳐, 아무것도 비추지 않게 방의 구석에 방치되어 있었다.

 머리카락 끝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면서, 에밀리아는 최소한의 사전 준비는 할 수 있었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끌어당겨, 은빛의 머리카락으로 방을 만들면서 묶어 간다.
 미츠아미(三つ編み, 세 줄로 땋은 머리)의 준비――에밀리아의 평소의 머리 모양의 결정권은 팩에게 있어, 그것은 그와의 사이에 사귈 수 있었던 계약의 조항의 하나로도 포함된 중요한 것이다. 벌써 2주간, 에밀리아는 팩으로부터 머리 모양의 지정을 받고 있지 않지만, 그가 있던 마지막 아침에 된 지정을, 그 후의 2주간도 쭉 계속하고 있다.
 물론 다른, 입욕이나 수영 후의 운동이나 미정령과의 대화 등, 쾌활함과는 멀지만 세세하게 계속되고 있었다. 그것을 계속 지키지 않으면, 지금은 보이지 않게 되어 버린 팩과의 연결이 사라져 버릴 것 같아, 무서웠기 때문이다.

「――――됐다」

 머리의 한가운데에서 좌우로 나누어, 두 개의 미츠아미를 만드는 것이 지금까지의 방식. 하지만, 오늘은 하나의 긴 미츠아미를 만들어 등에 흘리는 형태로 정돈했다.
 오늘도 분명하게 팩과의 계약을 지켜, 그 계약의 계속을 바란다.
 확실한 연결이, 자신의 안에 있는 것을 자각하고――.

「…… 에?」

 람이 통에 물을 푸러 나타나기 전에, 옷가짐의 준비를 하려고 한 에밀리아는 작게 소리를 높였다.
 놀라움에 크게 열어지는 남보라빛 눈동자의 눈앞, 내려다 보는 시야에는 가슴의 팬던트가 있다.
 팬던트에는 앞에서 확인한 대로, 초록의 결정석이 매달려 있어 그것이 팩이 확실히 존재하는 증거이기도 한 것이지만――그 표면에, 얕은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에……어 , 에……? 잠…… 뭐, 뭐야……?」

 전조도 없이 금이 간 결정석에 손을 대어, 에밀리아는 말로 할 수 없는 소리를 흘린다.
 격렬한 동요에 눈동자를 흔들리게 해, 떨리는 손가락끝으로 흠칫흠칫 결정의 표면을 어루만진다. 접한 손가락의 끄트머리로부터 균열이 퍼져, 작게 차는 것 같은 비명이 올랐다.

「싫, 어…… 싫어, 싫다구…… 잠깐, 기다려……줘, 팩, 기다려……」

 싫다고 에밀리아는 목을 옆으로 흔들지만, 결정의 붕괴는 멈추지 않는다.
 자극을 주지 않게, 결정을 드는 손바닥에 전신의 힘을 집중해 현 상태을 유지하려고 하지만, 멈출 길 없는 흔들림이 붕괴를 재촉해, 에밀리아의 손안에서 의대[依代]는 형태를 잃어간다.

 이 붕괴가 전체에 이르렀을 때, 무엇이 일어나는 것인가.
 처음 있는 사태에, 상정도 하고 있지 않았던 상황에, 에밀리아는 머릿속이 새하얗게 된다.
 다만, 알 수 있는 일이 있었다. 그것은,

「이대로는, 팩이……!」

 그것은 에밀리아에 있어 가족과도 같은 존재와의, 이별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라고.

「――――!」

 얼굴을 든다. 주위를 본다. 아무도 없다. 아직 이른 아침으로, 밖에도 눈을 뜬 누군가가 활동하고 있는 기색은 느껴지지 않는다. 소리를 높여도, 분명 누구에게도 닿지 않는다. 달리기 시작해 도움을 요구하려고 해도, 그 진동이 끝의 방아쇠를 당겨 버릴 것 같아 에밀리아는 움직일 수 없다.

 소리를 죽여, 호흡조차 멈추어, 에밀리아는 손안에서 형태를 잃어가는 결정석을 응시한다.
 타개책은, 여기에도 없다. 사태가 여기에 이르러도, 에밀리아는 가까이 확실히 강요되는 끝을 멀리하는 노력보다, 늦추는 것에만 필사적이 되어 결단을 무서워했다.
 그리고―,

「――아」

 피하는 노력을 게을리한 보답은, 결정이 부서지는 마른 소리와 함께 초래되었다.
 아연실색하여 눈이 휘둥그레 지는 에밀리아의 손바닥 위, 초록의 결정은 그 형태를 완전하게 잃고 있다. 결정은 부서져, 파편은 색을 잃고, 생명력의 순환을 없앤 채 광채가 사라져 버린다.

「저, 기…… 팩, 거짓말……이지?」

 마지막으로 희망에 매달리듯, 긁힌 소리로 에밀리아는 손바닥 위로 호소를 계속한다.
 그러나, 손안의 보석――형태를 잃은 그것은, 이미 단순한 초록의 조각에 지나지 않아. 정령은 커녕, 미량의 마나를 둘 만큼의 힘마저 잃어, 녹색의 석설이 바람에 노출되는 것을 기다리고 있을 뿐의 상황.
 누구의 눈으로 봐도, 에밀리아의 덧없는 희망은 벌써 끊기고 있다.

 끊기지 않았다고, 그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에밀리아 단 한 사람이다.

「아, 아냐…… 이럴 리, 이럴 리가 없어…… 그야, 그렇지만 팩은 나에게, 처음 그 때 나에게…… 가, 가족이니까…… 이제, 혼자 두지 않는다고……」

 한 때의 약속을, 말로 되고 있었음이 분명한 확실한 인연을 끌어당기듯이, 에밀리아는 어린아이같은 어조로 헛말과 같이 반복한다.
 ――그런 그녀의 탄원에, 부서진 돌은 침묵을 돌려줄 뿐.

「……말, 쟁이」

 그러니, 그 침묵을 참기 힘든 것처럼, 눈앞의 받아 들이지 못할 현실을, 그런데도 사실인 것이라고 이해해 버린 눈동자가, 천정을 들이켜, 눈물에 남보라빛을 머금으면서,

「팩은…… 아버지는, 거짓말쟁이이!!」

 무릎을 떨구고, 부서진 파편을 벽에 내던진다.
 돌의 조각이 나무의 벽에 부딪히는 희미한 소리가 나, 그것이 너무나도 어이없게도 에밀리아와 팩과의 이별을 암시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어.

 에밀리아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린 채, 오열의 소리를 계속 흘린다.
 눈물은, 흐르기 시작하지 않았다.

 다만 그저 공허한 결핍감만이, 에밀리아의 가슴을 무겁고 두껍게 지배하고 있었다.

리제로 4장 사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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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사족 『재림』














 ――침침하고 차가운 공간을, 철썩철썩 맨발의 발소리가 같은 간격으로 울리고 있었다.

 공간에는 얼마 안 되는 빛도 비쳐 들어오지 않고, 더듬는 걸음은 어둠이나 그림자안을 진행하는 것과 동일하다.
 그런데 그 안을 나아가는 발소리는 헤매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이취[異臭]가 감도는 공간을 당연한 듯한 발걸음으로 답파해 나간다. 마치, 면식이 있던 자신의 방을 빠져나가는 것 같은 편안함으로.

「――――」

 방울져 떨어지는 물소리에, 기어다니는 벌레의 발소리.
 맨발의 발바닥에 느끼는 자갈과 진흙의 감촉. 불쾌감 밖에 떠오르지 않는 장소에, 그러나 그 그림자는 불평불만 하나도 흘리지 않는다.

 발을 디디는 그림자를 피하듯이, 거성을 망쳐지는 벌레의 무리가 길을 연다. 보슬보슬 흐르는 물이 발밑을 타고, 완만한 경사면을 타고 흐르는 것을 방해해 가며 나아간다.
 이윽고, 그림자는 발을 멈추고, 긴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면서 위를 올려보았다.

 여전히, 세계에 빛은 없다.
 하지만, 그 눈동자에는 확신이라고 불러야 할 빛만이 있었다.

 살짝, 희미한 빛이 춤추고, 그림자의 발밑을 바람이 휘감기 시작한다.
 옅은 빨간색의 긴 머리카락과 걸쳐입은 옷자락의 긴 로브가 바람에 부추겨진다. 또한 발 밑, 바람이 날아오르는 지점을 기점으로, 돌연 둥근 방진이 그려진다.

「기동식은 살아 있었나」

 툭하고 중얼거리자, 빛나기 시작하는 마법진 위의 그림자――소녀의 몸이 떠오른다.
 몸은 마치 보이지 않는 바닥이 치솟듯이 위를 향하고, 어둠 속의 천정에 격돌할 듯 하다. 그 순간, 암반에 틈이 생기듯 벌어져 해 소녀의 몸이 밖으로 밀어내어졌다.

 태양빛에 눈이 타, 소녀는 눈시울을 닫는다.
 닫은 눈시울을 여는데, 딱 10초. 눈시울을 빠져나와 안구에 스며드는 햇볕. 그것에의 저항과 얼마간인가의 초조감에 눈을 크게 열었다.

 ――눈앞에, 오르기 시작한지 얼마 안된 태양이 보였다.

「…… 의외로, 감동은 없었으려나」

 직접 목격한 햇빛을 앞에 두고, 소녀는 고개를 갸웃한다.
 무감동의 눈동자에는 중얼거린 대로, 잔물결정도의 감개 밖에 떠올라 있지 않았다. 가짜 태양만을 봐 온 몸에 있어, 진짜의 태양을 재차 보면 뭔가의 감동이라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렇다 치더라도, 무사하게 결계의 밖에 나올 수 있던 것 같구나. 분하게도, 저것은 『시련』을 무사하게 답파했다고 하는 것인가. 그 점에만은 감사해 둘까」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성역』의 밖에 나오는 것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확실히 자신의 수에 자신이 빠지는 형태다. 그 뒷치다꺼리를 한 소녀를 생각하면, 드물게도 가슴 속에 불만과 같은 것이 싹트는 것을 느낀다.

「뭐, 그냥 그런 걸로 해 둘까. 이 몸으로는 그다지 무리도 할 수 없고, 당분간은 공백을 메울 생각으로 걸어 다녀 보기로 하자」

 양손을 개폐하며, 소녀는 몸의 상태를 확인한다.
 기초가 된 그릇의 몸에, 수중에 넣은 동질의 영혼을 가진 복제체. 거기에 맞추어 영혼을 정착시키고 있지만, 친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름은, 모처럼 그에게 받은 것이니, 오메가라고 자칭해 둘까나」

 입술을 느슨하게 하면서 풀을 밟아, 나무들의 틈새를 지나 숲을 나온다.
 소녀의 다리로는 아주 조금 불안이 있는 도정이지만, 대단한 것은 아니다. 피로도 고통도, 육체와 영혼이 연결되고 있어야만 느낄 수 있다. 오래간만의 생의 충족, 즐겁게 받지 않으면.

「베아트리스는 금서고에서 나왔고, 로즈월은 복음서를 없앴다. 무엇보다, 불타던 것을 구한 청년도 그렇고, 분노를 잊을 수 없는 가필도 그렇고,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은 많아. 그가 어떻게 서로 마주 보아 갈지, 그늘에서 양지에서 지켜보기로 할까」

 의도적으로, 마음에 거스러미가 일게 하는 소녀의 일을 화제에 내지 않고, 걷기 시작한다.
 향하는 앞에 세계가 있다. 소녀에게 있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퇴색하지 않고, 풍부하고 윤택해, 무한의 호기심을 계속 채우는, 지식욕의 망자에게 있어서의 보물의 산이.

「이렇게 하고 있으면, 머지않아 아는 날이 오는 걸까나」

 길 한복판에서, 한송이의 꽃을 찾아낸 소녀는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꽃잎을 한 장, 손가락으로 집어 냄새를 맡아, 살그머니 입속에 던져 넣는다.

 아름다운 꽃도 또, 언젠가는 시들어 버린다. 꽃은, 왜 시들어 버리는 것인가.
 사람과 사람과의, 아름다운 추억도 또한, 언젠가 퇴색해 버리는 것인가.

「――아아, 사랑은 왜 줄어드는 걸까」


 중얼거리며, 엷은 빨간색의 긴 머리카락을 흔드는 소녀는 내디뎠다.


  『마녀』는, 다시 세계에 풀어졌다.

리제로 4장 막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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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막간 『에밀리아 진영·마인·정령·정령사』


 충격의 순간에 광대뼈가 삐걱거리고, 장신이 가볍게 공중을 날아 벽에 내던져진다. 그걸로 멈추지 않고, 충격은 약한 목조의 벽을 뚫고, 맞은 몸을 나무 파편 투성이로 만들면서 옥외로 휙 날려버린다. 눈 위를 미끄러지는 몸이 흰 연기를 만들며, 공중제비 하듯 굴러간다.

「――――」

 엎드려 지면에 쓰러져 엎어진 몸은 흠칫도 움직이지 않고, 혹은 죽은 것은 아닐까 의심하고 싶어질 정도의 정적이 그 공간에 가득 찼다.
 구멍난 벽 너머로 날아간 장신과 안에 남은 날린 장본인을 번갈아 본다. 그 시선을 받아, 날린 측은 만족스럽게 숨을 내쉬며,

「아아…… 한 방 먹여 줬다, 고 , 어이」

 날카로운 송곳니를 부딪혀 울리며, 웃는 얼굴로 단언하는 금발의 소년――가필.
 그에게 맞은 로즈월에게 람이 달려가는 것을 보면서, 스바루는 머리를 긁으며,

「오, 오우. 그러네」

 라고 간신히 대답한 것이었다.


※※ ※ ※ ※ ※ ※ ※ ※ ※ ※ ※ ※


 저택에서 헤어진 가필 일행이 『성역』에 합류한 것은, 에밀리아의 『아이 만들기 선언』으로부터 반나절 후의, 대토 결전의 정확히 이튿날 아침의 일이었다.

 파트라슈에게 용차를 끌 해 『성역』에 온 것은 가필 포함 6명.
 로즈월 저택에서 구출된 렘이나 페트라, 프레데리카들 여성진의 무사와 구출조로서 잔류한 가필과 오토의 무사도 확인할 수 있어서 우선 안심이다.
 다만, 그 이외에도 덤으로 딸려 왔던 것이,

「어머나, 오빠 또 만날 수 있었네요」

 그렇게 말하고, 용차의 구석에서 묶여 있는 것은 땋아 늘인 머리카락의 소녀――엘자와 함께 저택에 습격을 건, 마수습격의 연출가인 메리였다.
 설마의 재회에 경악하는 스바루에, 메리는 저택에서 얼굴을 맞대었을 때와 같은 기죽지 않는 태도로, 친한 듯이 말을 걸어 온다.

「조금, 이야기 들어 줄래에? 그 금발의 오빠, 여자아이에 대한 취급이 난폭하다고 생각해애. 빙빙 감아서 방치는 너무 심하지 않아아? 오빠도 그렇게 생각하지이?」

「그렇네. 나라면 뭘 당할지 모르니까 입까지 묶어두겠지만 말야. …… 너가 잡혔다는 건, 엘자는 어떻게 된 거야?」

「글쎄, 몰라. 그렇지만, 엘자라도 그 큰 화재에서는 살아남지 못한 게 아닐까아? 라고 한다면 겨우 그 아이도 죽을 수 있던 것이고, 나는 그것으로 좋다고 생각하는 거야아」

 동료였을 터인 엘자의 생사에, 메리는 이렇다할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녀의 말에 스바루는 눈썹을 찌푸린다.

「포로 대우를 요구하다니 꽤나 여유가 있구나. 아마, 좋은 미래는 기다리지 않을 거라고. 저질렀던 일이 일이니만큼」

「그렇네에. 그렇지만, 실패해 버렸으니까 어쩔 수 없나 하지마안. 거기에 염치없이 돌아가도오, 어차피 마마에게 혼나 버릴 게 뻔하지마안」

「마마. 저택에서도 몇회인지 들었지만, 너희들의 지배인 같은 녀석이 있는 건가. …… 뭐, 그 얘기도 로즈월에게 들으면 확실해지겠지만 말야」

「식사는 삼식, 피망은 넣지 않도록 해줘어」

 이야기의 끝을 태도로 보이며, 메리는 마음 편하게 등을 보였다. 그녀의 대우는, 뒷전일 것이다. 어쨌든, 로즈월 저택 습격에 있어서의 귀중한 증인이다.
 가필이 그녀를 붙잡을 머리가 있었던 것이, 수수하게 의외였다.

 그 뒤는 『성역』의 무사나, 반대로 아람마을의 주민들의 무사. 『성역』에서부터 먼저 탈출한 피난민이 근처의 마을에서 무사하게 보호된 이야기 따위를 듣고, 전원의 안부를 확인.
 휴우 하고 가슴을 쓸어내린 데서, 모두의 걱정이 일단락된 것이다.

「한 방 쳐박은 걸로 일단 용서해주는 만큼, 이 몸은 상냥한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벽에 뚫린 구멍을 보면서, 로즈월을 때린 팔을 흔드는 가필이 그런 말을 흘린다. 스바루라고 해도, 로즈월에 대해서는 다양하게 불평하고 싶은 곳이 있었으므로, 가필의 분노는 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한 방이 나의 10방 이상의 위력이 있을 때에는, 상냥하다는 말에 대해서 고개를 갸웃하고 싶어져 버리는데……」

「느긋한 소리하는 거 아냐, 대장. 자, 대장도 갔다 오라고」

 허리를 빼는 스바루의 대답에 코룰 울리며, 가필은 뭔가 내며 온다. 무슨 일일까하고 그의 수중을 보자, 그것은 숲에서 주워 왔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나뭇가지다.
 꽤 훌륭하고 굵고 길다. 정확히, 야구의 목제 배트같은 느낌이었다.

「…… 이걸로 뭘 하라고?」

「성가시게 몇 방이고 날리는 건 성격이 나쁘니까 말야. 한 방은 한 방이지만, 이걸로 강력한 걸 한 방 쳐박고 나오는 거면 누구에게 불평 들을 이유도 없지」

「지금 걸 본 다음에 추가로 쳐박으라고 한다면, 그걸로도 충분히 성격 나쁘다고!」

 게다가 무기 사용. 이것으로 한 방은 한 방 같은 걸 말하기 시작하면 억지의 영역이다. 그러나, 가필은 스바루의 대답에 고개를 갸웃해, 구멍 밖을 턱으로 가르켰다.

「그렇지만, 대장이 그렇게 생각해도, 다른 놈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에?」

 탄식하는 기색의 가필에게 이끌려 밖을 보자, 정확히 람에 의해 세워진 로즈월의 앞에서 프레데리카가 주먹을 치켜들고 있는 중이었다.

「주인님, 각오하시길――!」

 프레데리카의 씩씩한 팔이 바람을 갈라, 가필이 때린 것과 같은 왼쪽 뺨에 주먹이 꽂힌다. 가련한 장신이 다시 날아가, 이번엔 수미터 떨어진 곳에 있던 나무가지에 몸째로 격돌해 멈춘다. 충격을 받은 나무에 쌓여 있던 눈이 떨어져 붕괴되는 로즈월이 깔개가 되었다.
 프레데리카는 그것을 지켜보고, 만족한 것 같이 수긍하면서 손을 털고 있다.

「어라!? 무슨 성지순례라도 하는 느낌이네!?」 (의역)

「대장, 결착은 짓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 짓을 풀지 않으면 상당히 다음에 어색하져 버리니까. 별로 이 몸도 치유 마법 걸어 주지 않을 생각은 없어. 에밀리아님도 대기하고 있고」

 몹시 놀라, 눈으로부터 머리를 꺼내는 로즈월 앞에는 페트라와 오토도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맞는 로즈월을 람이 끌어내, 만일의 경우를 위해 에밀리아가 치료역으로서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고 할까, 에밀리아땅은 치료역인 거죠? 설마 순번 대기는 아니죠? 에밀리아땅도 저기에 줄설 자격이 있기는 있지만」

「글쎄다, 성격적으로 어려운 경우도 있는 거겠지? 어느 쪽이든, 본 그대로겠지. 그러니까 대장, 자」

 재차 내미는 목제 배트. 그것을 스바루는 흠칫흠칫 하며 받아,

「나도 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안 된다는 거구만?」

「뭐 그렇게까진 말 안하겠지만 말야. 대장도, 그 자식한테 따귀를 쳐박고싶은 기분은 있을 거잖아? 그뿐인 이야기야」

 등을 떠밀려, 스바루는 집 밖으로 걸어 나온다.
 벽에 뚫린 구멍의 안쪽에서 가필이 엄지를 세우고 있었다. 스바루의 행동을 보고 흉내내고 있는 것 같다. 아직 위화감이 있는 동생뻘의 사람의 배웅을 받아, 스바루는 천천히 로즈월에의 결착대의 제일 뒤에 줄섰다.
 덧붙여서 지금은, 페트라가 젖은 옷감을 로즈월의 얼굴에 향해 풀스윙 한 순간이었다.

 축축한 기분좋은 소리가, 『성역』 안에 메아리친다.


※※ ※ ※ ※ ※ ※ ※ ※ ※ ※ ※ ※


「에―, 그러면 재차. 일단락되었다고 하는 것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서 서로 마주보고 향후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헛기침을 하고 나서 사회 진행에 앞장서서 일을 추진하며, 스바루는 대충 멤버를 바라본다.
 대성당에 갖추어진 것은 이번의 소동에 관련된 주요한 인물이다. 라고는 해도, 그것만이라도 상당한 인원수이며, 대가족이 되었다고 스바루는 감상에 잠긴다.

 대성당에 있는 것은 스바루, 에밀리아, 베아트리스, 로즈월, 람의 초기 로즈월 저택 멤버에 가세해, 오토, 프레데리카, 페트라의 후기 로즈월 저택 멤버. 한층 더 『성역』의 주요격으로 해서 가필과 류즈가 참여하고 있다.
 자는 렘의 신병은 지금, 류즈의 집에 맡겨지고 있어 피코 이하의 류즈 복제체가 복수 체제로 간호에 해당되고 있는 형태다.

「스바루, 왠지 먼 눈 하고 있는데 괜찮아? 아직 컨디션이 만전이 아닌거야?」

「아냐, 그런 건 아냐. 조금 감개깊게 생각하고 있던 것 뿐. 에밀리아파의 인간도 한꺼번에 배. 『성역』의 사람들이나 아람마을의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이제 조금 지지수는 올라갔구나 하고 생각해서 말야」

「…… 그렇네」

 스바루의 대답에, 에밀리아도 같은 눈을 하고 고개를 숙였다.
  『성역』에 있어서, 스스로의 의지를 나타내 참고 버티고, 대토와의 방위전을 펼친 에밀리아에게로의 평가는, 적어도 『성역』의 거주자나 아람마을의 청년단으로부터는 높아졌을 것이다. 만일의 경우에 의지할 수 있는 인물=왕의 자질인 것은 아니지만, 배척되던 무렵을 생각하면 하늘과 땅 차이일 것이다.
 접할 기회만 늘어나면, 에밀리아의 인품은 그들에게도 알려질 것이다. 그렇게 해서 조금씩이라도 이해가 퍼지면 된다고, 스바루는 일단 생각하고 있다.

「이크, 화제가 떨어져버렸군. 그러면, 주제로 되돌리자. 우선, 『성역』과 저택에서 일어난 사건은 공유했지? 나머지는 문제의 방아쇠를 당긴 녀석에게로의 책임 추궁이라고 할까, 세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참이지만……」

 스바루의 말에, 그 자리에 있던 전원의 시선이 사건의 주모자로 향해진다.
 대성당의 구석에서, 람의 무릎에 몸을 맡긴 채로 녹초가 되어 있던 로즈월은, 그 시선을 받은 것을 깨닫고 눈을 뜨면서,

「어어ー라? 모두가 무저항인 나를 이만큼 몰아넣고서도, 아아―직 분이 풀리지 않는다아ー고 말하는 건가?」

「당해도 자업자득이겠지만. 에밀리아땅에게 치유 마법까지 받은 주제에, 속이 빤한 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야. 나는 그것보다, 람 쪽이 의외였어」

「…… 무슨 말?」

 여전한 말놀림의 로즈월에게 혀를 내밀고, 스바루는 이야기의 비난의 화살을 람에게 향한다. 무릎에 실은 로즈월의 손을 잡는 람은, 스바루의 말에 눈썹을 찌푸렸다.
 그 그녀의 시선에 스바루는 「아니」라고 말하며,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라고는 해도, 잘도 람이 로즈월에게의 폭행을 입다물고 보고 있었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그정도로 로즈월이 당하면, 틀림없이 격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바보같은 질문이네, 바루스. …… 람이라도, 로즈월 님이 무엇하나 잘못하지 않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아. 다만, 잘못된 길을 걷는다 해도 아군인 채로 있어드리고 싶다. 그렇게 생각해 버리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거야. 그런 일도 모르다니. 어리석구나」

「이야기의 시작과 끝에서 두 번이나 어리석은 놈 취급하지 마! 그렇지만, 그 말대로라면 너」

「에에. 로즈월 님은 가피들에게 맞아도 당연한 일을 했어요. 그렇다면 맞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맞은 후, 상냥하고 극진하게 대해드리는 것은 람 마음대로인걸」

 변함 없이, 람의 사랑하는 방법은 남자답게 이치가 통하고 있다.
 로즈월에 대해서 헌신적으로 대하는 그녀의 모습에, 아무도 트집을 잡을 수 없다. 유일하게, 가필만이 딜레마에 습격당하고 있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말할 수 없는 것은 옛부터 같은 수법으로 구슬려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괴짜인 아가씨인 것이야. 배에 저런 화상까지 입고…… 베티와 은발의 아가씨가 없었으면, 상처 자국도 그대로 남았을 것이 틀림없는 것이야」

 그 람에게 말을 건 것은, 스바루의 근처에 툭 앉는 베아트리스였다.
 무릎을 세워, 스바루의 왼쪽 어깨에 체중을 맡기고 있는 소녀는, 목숨을 보존한 람의 치료를 에밀리아와 협력해서 실시해, 상처 자국을 지운 다음 람을 여기까지 회복하게 하고 있다.

「베아트리스님과 에밀리아님에게는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어진 생명으로 무엇을 사랑할 것인가까지는 참견당하고 싶지 않습니다」

「베티도 거기까지 해 줄 만큼 친절하지 않은 것이야. 이만큼 여러 가지 짓을 해준 남자에게 힘쓰고, 또 상처입는 다고 해도 그것은 네 자유인 것이야」

「――그것만은, 이제 하지 않아」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람의 표현에 베아트리스가 엄한 말을 늘어놓자, 그것을 듣고 있던 로즈월이 몸을 일으키며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 울림에 말을 주고 받고 있던 두 명은 숨을 멈추고, 스바루도 침을 삼켰다.

 일어난 로즈월은, 화장을 지운 본모습을 보이고 있다.
 익살꾼의 메이크를 지운 미장부는 한 손으로 자신의 왼쪽 눈을 가려, 오른쪽의 푸른 눈동자 쪽으로 성당에 있는 면면을 바라보며, 깊게 고개를 숙였다.

「이제, 결코 이 장소에 있는 누군가를 희생해, 그를 통해 일을 완수하려는 잘난 수법은 취하지 않아. ――나의 스승의, 그 영혼에 맹세하지」

「――――」

「게다가, 베아트리스에 세번이나 맞는 것은 사양하고 싶거든」

 얼굴을 들어, 베아트리스를 보면서 로즈월은 농담인 것처럼 말한다. 그것을 듣고, 베아트리스는 휙 얼굴을 돌린다.

「2번째는, 네가 까분 것을 빠뜨린 벌인 것이야. 3번째는 모르는 것이야」

「그렇게 해줬으면 하네. 나도, 또 전원한테 복수를 당하는 건 피하고 싶어. 가필과 스바루군의 용서없음에는, 과연 나라도 죽음을 각오했어」

「나의 일격을 저것과 똑같이 취급한다고? 그렇게까지 강렬하진 않았을 거야」

 다만, 어차피 때린다면 효과가 있는 녀석을, 이라고 생각한 것은 사실이다.
 휘두른 한 방이 예쁘게 턱의 끄트머리를 빼앗아, 세반고리관을 흔들려진 로즈월이 서지도 못하게 되는 모습은 그 나름대로 볼만했다.
 여하튼, 로즈월의 표명에는 그만한 진지함이 있었다. 그러면, 믿어보려고 생각하는 것도 인색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의 이 변심에는 아마, 결사로 도전해 복음서를 태운 람의 모습에, 뭔가 느끼는 바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토록 얽혀 있었던 복음서에서 떨어져서, 지금의 너의 태도에는 조금 맥 빠지는 감이 있지만. 정직, 자포자기가 될 것 같은 로즈치의 설득이, 내가 『성역』에서 할 마지막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번거로운 문제의 싹은 먼저 없애두어 준 것이야. 말을 바꾸자면, 나는 너와의 내기에 졌다. 자신을 잃어, 복음서에도 계약에도 등돌리고 눈을 내리게 한 그 순간에 마아ー알이야. 그리고, 그렇게까지 한 결과를 너희들은 전부 때려 눕혀 보였다」

「…… 뭐, 가필과 에밀리아땅이 노력해 준 덕분이지」

「그 중요한 장면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지 않는 것이, 너의 나쁜 버릇이게에ー엤지. 어쨌든, 결과는 결과다. 생트집이라고 생각된 『시련』을 답파 해, 『성역』는 해방되었다. …… 나의 패배야」

「――저기 말야, 대장」

 체념한 얼굴로 어깨를 움츠리는 로즈월. 그런 그에게 스바루가 말을 궁하고 있던 중, 끼어들듯이 손을 든 것은 가필이다.
 그는 날카로운 눈초리로 로즈월을 노려본 채로, 날카로운 송곳니를 딱딱 울리며,

「진심으로 이 자식, 동료인 채로 넘어가는 거냐고. 솔직히 말해서, 이 몸은 아직도 납득 못하고 있다고?」

「가필……」

「당연한 거 아니냐고! 이 자식이, 『성역』과 불탄 저택에 무슨 짓을 해줬다고 생각하는데? 대장들이 없었다면, 마을은 토끼의 위장으로 들어가고, 저택에 있던 누님도 아가씨들도 창자녀한테 놀아난 다음 살해당했을 거라고! 그딴 짓을 저지른 자식을 감싸면, 또 언제 자고있는 사람의 목을 따갈지 모르는 거잖아!」

 부르짖는 가필이 마루를 두드려, 대성당 건물이 희미하게 진동한다.
 가필의 말은 지당하다. 결착, 이라고 하는 형태로 로즈월을 구타하는 대화의 테이블은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변명을 듣는다고 하는 형태를 정리하기 위한 의식에 지나지 않는다.

 로즈월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여기에 있는 전원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린 것은 사실이며, 스바루는 실제로 모두가 목숨을 잃는 것조차도 몇번이나 보았다.
 지금, 이렇게 해 전원이 무사히 모여 있는 것은, 희생된 몇 개의 세계와 그것을 거듭한 후 전원의 협력이 있었던 덕분인 것에 다름없다.
 스바루도, 로즈월에게 내던지고 싶은 분노나, 다가서고 싶은 감정은 있다. 가필이 말한 대로, 서로 응하지 않으면 등을 돌리고 싶은 기분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로즈월의 힘이, 우리에게는 필요해」

「대장……!」

「에밀리아가, 왕선에서 이겨 나가기 위해선 로즈월의 협력을 빠뜨릴 수 없어. 이 녀석이라는 지원자를 잃으면, 에밀리아는 왕선으로부터 어쩔 수 없이 탈락이다. 불평이 나오는 건 당연하지만…… 이젠 안녕, 하고 보내버릴 수는 없다고」

「가족을 죽이려고 한 자식을, 용서하라고 하는 거냐고!?」

「――――」

 감정적인 가필의 말이 스바루에게 꽂힌다.
 말만으로 스바루가 머리를 억누르려고 해도, 가필은 납득하지 않을 것이다. 프레데리카를, 류즈를, 가필은 전부 잃을 뻔한 것이다.
 가족을 지킨다, 그를 위해서 10년 이상의 나날을 스스로 계속 단련해 온 소년에게 있어, 로즈월이야말로 용서하기 어려운 적임에 틀림없는 것이니까.

「저는…… 주인님을, 용서해요」

「…… 누님!?」

 그러나, 그 가필의 주장에 반대 의견을 낸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그의 혈연이며, 스스로도 살해당할 뻔한 프레데리카였다.
 긴 금발을 흔드는 누나의 말에, 가필은 응시하던 눈이 휘둥그레진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 자식은, 저택 째로 누님을……」

「라고 말해도, 저는 지금 이렇게 살아 있어요. 가피가 구해 준 덕분에」

「그런 건 결과론이잖아! 그 자식은 죽이려고 했어! 누님을! 할멈을! 그걸로…… 그걸로 끝날 리가 없잖아!」

「……10년 이상, 저는 주인님에게 신세를 졌어요」

 어깨를 들썩이는 가필을 향해, 프레데리카는 그 눈동자를 가늘게 한다. 자애를 느끼게 하는 시선은, 성장한 남동생의 분노에 감동하고 있는 것 같이조차 보였다.

「나는 나의 목적을 위해서, 주인님이 내밀어 주신 손을 잡았어. 그리고, 그 이후의 시간동안 많은 것을 배워서, 지금 여기에 있어. 속된 말투를 한다면, 나는 나의 목적을 위해서 서방님의 후의[厚意]를 이용한 것이에요. 그러면, 빚이라고 하는 의미에서는 제로라고 할 수 있잖아요?」

「은의와 생명을 같다고 볼 수 있을리가 없잖아! 또 언제, 자식이 배반할지……」

「아―, 뜨거워지고 있는 중에 죄송합니다만, 말참견해도 괜찮을까요?」

 프레데리카의 말에 가필이 물고 늘어지려고 하지만, 거기에 잠깐, 을 외친 것은 이번엔 오토다.
 손을 든 오토에게, 가필의 노기로 가득 찬 시선이 향해진다. 그러나, 오토는 그 시선을 「침착해 침착해」라고 달래듯이 받아 넘겼다.

「가필의 감정론은 일단 놔두기로 하고, 로즈월 변경백이 이번같은 일을 저지를 가능성…… 거기에 관계해서는, 우선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주셔도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아앙? 무슨 말을 하는 거냐, 너. 잠 덜깬거 아니냐? 한번 자게 해 줄까, 어이」

「계약이에요, 계약. 나츠키씨와 변경백과의 사이에는, 이번 결착을 어떻게 보는가 하는 점에서 계약이 연결되고 있던 것입니다. 그렇죠, 변경백」

 끓는점 직전의 가필에 대해, 오토는 어디까지나 냉정한 대응이다.
 계약의 확인을 스바루는 아니고, 로즈월에 대해서 실시하는 점도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로즈월은 오토의 의도를 깨달아, 가볍게 눈을 크게 열었다.

「오토군이 말한 대로오―고말고. 나와 스바루군과의 사이에 성립하고 있던 계약의 결과, 나는 스바루군의 방침에 거역할 수 없어」

「방침이라니……」

「복음서를 버리고, 에밀리아를 왕으로 만드는 데에 협력해라. 그것이 내가 로즈월에게 계약시킨 내용이다. 그러니까 로즈월은, 이제 이번같은 짓은 할 수 없어」

 마지막으로 받아서, 말하는 스바루에게 가필은 이를 갈았다.
 내기의 내용은 스바루의 승리다. 계약은 로즈월을 묶어, 복음서를 잃은 그는 기술과 어긋난 미래를 바로잡는 일도 할 수 없다.
 물론, 그래서 로즈월이 무해인 존재가 되었는가라고 하면 다른 이야기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걸로 저질렀던 것이 소멸되는 건 아니지 않냐고! 이제 안 할게, 미안합니다로 끝나는 거라면 『로고스의 복수는 오른손 뿐으로는 부족하다』 라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잖아!」

 가필의 절규가 더욱더 주장하듯, 로즈월의 소행에 대해서 받아들일 지 거절할 지에 대한 자세는 의견이 갈라진다.

 받아들이는 것으로 일치하는 것은 스바루, 오토, 프레데리카.
 거절의 자세를 나타내는 것은 가필, 페트라.
 결정하기 어려워 하고 있는 것은 에밀리아, 류즈라고 하는 것이다.

 베아트리스와 람에 관해서는, 어디로 구를까에 대해서는 정관[靜觀]의 자세에 있다. 로즈월에 대해 연관되는 방향이, 어느 진영과도 다른 두 명이기 때문이다.

「페트라……」

 가필과 같이, 강경하게 로즈월에의 분노를 드러내는 페트라.
 그녀는 스바루의 호소에, 스커트의 옷자락을 잡고 얼굴을 붉게 하고 있었다.

「아무리 스바루, 님에게 말해져도 싫어. 주인님은…… 영주님은, 마을의 모두에게 심한 일을 하려고 한 거지? 모두 영주님을 믿었었는데. 나도, 영주님,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 귀가 아픈 말이이―네」

 어린 소녀의 규탄에는, 과연 로즈월도 눈살을 찌푸린다.
 진영의 기대나 섬세한 사정 빼고, 가장 주민 감정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페트라의 의견일 것이다. 아이이니까, 라고 할 것은 아니다. 로즈월이 지금까지 영주 지배하에 있는 백성에 대해서 보여 온 영주로서의 자세에의 솔직한 평가와 이번, 로즈월이 그것을 배반하고 저지른 행동에의 분노는, 페트라의 자세가 역력하게 말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아람마을의 주민이나 『성역』의 사람들에게, 이번 소란의 주모자가 로즈월이었다는 사실은 전하지 않고 있다.
 대표자같은 입장으로 페트라가 이 장소에 참가하고 있는 것은, 저택을 나올 때의 대화의 단편으로부터 사실을 알아채고, 그런데도 확신을 얻을 때까지 말로 하지 않았던 페트라라고 하는 소녀의 총명함을 신용한 일이었다.
 이것으로 페트라가 나이에 걸맞게, 꼬치꼬치 묻기 시작하려고 하는 얕은 생각를 보였다면 적당한 말로 얼버무렸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는 되지 않았다.

「몇번이나 말하고 있지만, 로즈월의 힘이 우리에게는 필요해. 여기서 로즈월을 잘라낸다는 것은, 에밀리아의 길을 닫는다는 것이 돼버려. 협력하고 싶지 않다고 말해도, 반대로 억지로라도 협력을 받지 않으면 안 돼」

「대장, 그걸로는 평행선이라는 거라고」

「평행선이다. 그러니 타협점을 찾지 않으면 안 돼. 너는 로즈월에게, 무엇을 시키면 일단 받아들일 마음이 생겨? 때려 죽이는 것은, 미안하지만 말릴 수밖에 없어」

「――쳇」

 일어서려고 하는 가필을 견제하듯이, 스바루의 근처에 앉은 베아트리스가 일어선다. 키가 작은 소녀라도, 앉아 있던 소년을 내려다 보기에는 충분하다.
 따라오는 시선에 혀를 차고, 가필은 로즈월을 노려보면서,

「우선, 『성역』에 살고 있었던 할멈과 할아범들 의식주의 보장이다. 여기에 남는 녀석들에게도, 나가는 녀석들에게도 동일하게 안전을 보장받는다. 누님이 하려고 하고 있던 것의, 본격적인 첫걸음이다」

「좋아, 승낙하지」

「저택도 타서, 집도 돈도 없어졌다는 변명은 들어주지 않는다고, 엉?」

「탄 것은 메이더스의 별저야. 본저[本邸]는 따로 있다. 자금난이라는 시시한 상황에 빠지는 것 같은, 준비 부족의 추태는 보이지 않을 생각이야」

 자신만만하게 응하는 로즈월에게는 스바루도 놀랐다.
 불타서 내려앉은 저택이 별저, 라고 하는 것이 스바루에는 금시초문이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여기를 나오면 어디에 살면 좋은 것인지 조금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 어리석게 느껴진다.

「그 조건에 더해, 2개 약속…… 아니, 『계약』해라」

「――――」

 손가락을 2개 세우는 가필에, 로즈월은 무언.
 로즈월을 향해 가필은 세운 손가락의 1개를 꺾으며,

「1개, 대장이 조금 전 말하고 있었던 것들이다. 그 조건을 지킨다는 것을, 이 장소에 있는 전원의 앞에서 다시 한 번 맹세해라. 이제, 말도 안되는 짓은 하지 않겠습니다 하고 말이다」

「…… 아아, 물론이지. 그래서 나머지 1개는」

「간단해. ――그걸 찢으면, 네놈의 머리는 이 몸이 씹어 부순다」

 섬칫, 지독한 추위가 느껴지는 듯한 살기가 가필로부터 발해진다.
 곧바로에 로즈월에게 꽂혔음이 분명한 살기는, 여파만으로 대성당에 있는 전원의 피부를 칼끝으로 어루만지듯이 한 후 빠져 나갔다.

「좋아. ――그 계약도, 동일하게 묶지」

 까닭에, 그저 몇초후에 로즈월이 수긍 해 받아들인 순간, 물살이 빠지듯이 살기가 사라지는 것을 느껴, 스바루는 굳어지고 있던 몸의 힘을 빼고 숨을 내쉬었다.
 가필은 불쾌한 얼굴로 책상다리한 무릎에 턱을 괴는 행동을 더해,

「…… 이 몸으로부턴, 우선 그거 뿐이다. 아가씨도, 그걸로 납득해 두라고」

「그래도……」

「부모에게 이야기해도 친구에게 이야기해도, 아무도 행복해지지 않아」

 아직 뭔가 말하고 싶은 듯했던 페트라가, 가필의 그 말에 입을 다문다. 그리고 소녀는 근처의 프레데리카에게 울 것 같은 얼굴을 향해, 수긍하는 프레데리카의 가슴에 얼굴을 꽉 눌러 오열을 죽였다. 누구라도 가슴이 아파지는 광경이었다.

「어쨌든, 아람마을과 『성역』의 양쪽 모두의 주민에게로의 보장이라든지, 저택이 불탄 후의 거점은 어떻게 되는지인가, 이후의 문제는 있는 것으로 해도, 이번 소란의 책임 추궁과 사정의 정리는 할 수 있던 것이라고 생각해도 될까?」

 페트라가 울기를 그치는 것을 기다리고 나서, 재차 스바루는 의견을 정리한다.
 전원에게 이것으로 이의가 없으면, 『성역』이라고 저택을 둘러싸는 문제의 대화의 제 1단계는 종료다. 뒤는 여러 가지의 문제를 개별적으로 해결해―,

「저요」

 그러나, 전원이 침묵을 선택하는 중, 다만 한사람 손을 든 인물이 있다.
 다른 누구도 아니다. 이 집단의 우두머리이며, 로즈월의 처우에 대해서의 의견을 아직 말하지 않았던 에밀리아다.
  그녀는 모두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면서, 옆의 스바루에게 발언의 허가를 요구한다.

「좋아, 에밀리아땅. 이런 때니까, 뭐든지 말해」

「그러면, 호의를 받아들여 말할게」

 스바루에 수긍하고, 에밀리아는 로즈월 쪽을 보았다. 그 시선을 받아, 로즈월은 편 눈썹을 올려, 의외인 것 같은 표정으로 에밀리아의 말을 기다린다.
 그리고, 에밀리아는 말했다.

「로즈월은, 아직 제일 중요한 일을 하지 않았어. 그걸 하지 않으면, 이 대화를 끝마칠 수는 없어」

「제일 중요한 일……?」

 에밀리아의 발언에 짐작가는 것이 없어, 로즈월은 의아스러운 얼굴을 한다. 스바루도 목을 비틀어, 에밀리아가 무슨 말을 하기 시작했는지에 사고를 달리게 한다.
 똑같은 반응이 주위에서 나오는 것을 보면서, 에밀리아는 작게 한숨을 지으며,

「나쁜 일을 했으면, 미안해요 라고 하지 않으면 안되잖아」

「――――」

「조금 전부터 모두들, 악행의 반성의 증거로 이거 해라 저거 해라,고 하거나 로즈월도 이제 나쁜 일 하지 않는다고 선생님에게 맹세합니다라고 말하거나 했지만, 그런 일보다 먼저,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겠지? 로즈월, 한 번이라도 그걸 모두에게 말했어? 나, 못 들었다구」

 탱탱 뺨을 붉게 해, 에밀리아가 로즈월에게 이어서 말한다.
 그 내용이 너무나 유치한 것이라 생각되어, 전원이 말을 잃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말하는 에밀리아는 웃음기도 없고, 농담 빼고 정말로 화내며 지적하고 있다.

 에밀리아가 화나 있다. 에밀리아가 정말로 화내는 일따위 좀처럼 없는데. 그 좀처럼을 일으키고, 에밀리아가 화나 있다.
 모두가 잊어 버리고 있던, 당연함을 당연하게 만들기 위해서.

「로즈월」

 스바루가 로즈월의 이름을 부른다.
 어이를 상실한 얼굴로 있던 로즈월이 스바루 쪽에 시선을 향해, 의표를 찔린 그 얼굴에 스바루는 무심코 입술이 느슨해진다. 그리고,

「사과해, 로즈월. 앞으로도 함께 해나가겠다는 거라면, 사람으로서 그게 당연한 일이야」

「――――」

 에밀리아의 의견에 스바루가 동의해, 그 의사는 대성당의 전원에게 전해진다.
 주시되는 로즈월은, 향해지는 시선의 의미와 요구를 깨닫고, 숨을 삼켰다.

「――응, 그걸로 됐어」

 로즈월의 사죄를 본 에밀리아가, 그렇게 말하며 웃었던 것이 몹시 인상적이었다.


※※ ※ ※ ※ ※ ※ ※ ※ ※ ※ ※ ※


 ――관안에서 자는 여성을 내려다 보며, 스바루는 뭐라고도 말할 수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의 선생님을 보고, 꽤애ー나 실례인 얼굴을 하고 있지 않나」

 스바루의 얼굴을 옆에서부터 들여다 보며, 그 표정에 트집잡는 것은 로즈월이다.
 묘소안, 최심부의 방에 두 명――스바루와 로즈월은 관을 사이에 둔 채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아무도 사이에 들어갈 수 없고, 주고 받아야만 하는 말을 주고 받기 위해서.
 하지만, 그 전에,

「이게 진심으로, 너의 선생님이었다고 하는 『마녀』 에키드나라고 말하는 건가?」

「그러어ー엏고 말고. 생전의 아름다운 모습인 채, 마광석 안에서 육체는 계속 자고 계신다. 이렇게 해 재차 만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은, 살아 온 보람도 있었다고 하는 거야」

「내 입장에서 보면, 자손의 몸을 차례차례로 빼앗고 있었다고 하는 너의 스토커 기질의 행동에 우와아 하는 기분이야」

「그거, 베아트리스에도 같은 걸 말해졌지이ー만 말이다」

 즐거운 듯한 로즈월에는 미안하지만, 스바루는 웃을 기분이 될 수는 없다.
 베아트리스로부터 들은, 로즈월이 행해온 영혼 전사 기술에 의한 생명의 영속. 이전에 비슷한 것 같은 농담을 말했던 적이 있었지만, 설마 그것이 사실이었다고는 스바루도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신에, 일족을 바친 에키드나 흉내를 한 행위에 대해서는, 일족을 가장했지만 실은 로즈월 개인이었다고 말하는 것에 납득도 하고 있다.

「빼앗은 자손에게로의 죄악감은……물어볼 것도 없나」

「메이더스는 원래, 그걸 위한 가계다. 내가 시작해, 내가 연결해, 내가 구축해 왔다. 누구에게 비난 당하더라도, 아무런 아픔과 가려움도 느껴지지 않아」

「훌륭하신, 스토커의 귀감」

「그 정도는 아니라네. 그것보다, 나도 확인하고 싶은 게 있다아―고. 너가 『시련』 안에서 본, 에키드나를 자칭한 선생님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눈을 좁히며 추궁해 오는 로즈월에, 스바루도 또 웃음을 눈가를 좁힌다.
 로즈월이 말하는 에키드나와 스바루가 꿈의 성에서 만난 에키드나와의 차이. 이것이 관 안의 여성을 발견했을 때의, 스바루에게 찾아온 충격이었다.

 재차, 관 안의 여성의 모습에 스바루는 관심을 가진다.
 긴 백발에 투명한 피부. 아름다운 얼굴 생김새에, 날씬한 몸을 싸는 흑의 드레스. 개개의 특징은 에키드나와 일치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분명하게 다른 사람인 것이다.

 스바루가 아는 에키드나는, 관안의 여성보다 조금 연령가 젊다. 얼굴 생김새도 아름다움도 그것보다 가련한 느낌이 진하고, 흰 머리카락도 이 여성보다 짧은 길이로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비슷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혹은 자매라고 말한다면 솔직하게 믿을 수 있다.
 그러나,

「선생님은 천애고독이었을 거야. 여동생은 물론, 딸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 같은 존재도 베아트리스를 제외하고는 없었다. 그것은 내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그러면, 『시련』의 안에 있던 에키드나는 누구야? 젊어진 이 사람…… 이라는 느낌도 아니었어. 두 명은 다른 사람이야. 연령이 어떻게라든지는 문제가 아닌 것정도는, 나라도 알 수 있다고」

「무관계한 존재가 『시련』에 끼어들 리가 없다. 말하고 있었던 것이 그 인물이다면, 반드시 관계자일 것이야. 혹은 내가 모르는 동안에, 외측으로부터 손을 댄 누군가…… 라는 것도 생각할 수 있어. 하지만」

 그 앞의 말을 로즈월은 계속하지 않았지만, 스바루는 그가 그것을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단정하고 있는 것을 감지했다. 근거는 모르지만, 혹시 자신의 스토커력에 자신이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눈을 속여, 선생님에게 손을 대다니 있을 수 없다, 이라고 하는 자신이라면 싫다.

「실례인 상상을 되고 있는 생각이 드으ー는데」

「기분탓이라고 할까 너의 탓이야. 게다가, 에밀리아도 나와 같은 에키드나를 『시련』 안에서 보았다고 말했어. 적어도, 이 사람이 아닌 에키드나를」

 스바루가 최초로 관의 여성을 확인했을 때, 에밀리아도 동석 하고 있었다. 베아트리스가 모친이라고 부르는 관의 여성이, 에키드나로 불리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스바루들이 깨달은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꿈의 성의 그녀가 누구인 것인가――결국, 그 결론은 얻을 수 없는 채, 지금의 로즈월과의 대담이 시작되어 버리고 있다.

「한 번 더, 『시련』의 시스템으로 꿈의 성에 들어갈 수 없는 건가?」

「술식을 파괴하는 형태로 묘소의 기능은 정지되었다고? 벌써 없어진 기술인데다, 조건이 복잡해. 거기에 묘소에 자욱하던 독기도 빠져나가 버렸다. 여기는 이제, 정말로 단순한 돌로 만들어진 역사 깊은 묘지인 것 뿐이야」

「그런, 가……」

 확인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낙담과 꿈의 성의 그녀에게 이제 만날 수 없는 것의 낙담이 스바루에게 동시에 덤벼 든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배신당한 것도 포함해 스바루는 그녀나, 그녀를 둘러싸는 『마녀』들과 접하는 것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까닭에, 그 기회를 잃었던 것은, 솔직하게 스바루에게 적막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

「……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것은 뒷전으로 하자. 그래서, 너는 이 관의 여자를 어떻게 할 거야? 땅에 묻을 건가?」

「매장도 화장도 할 생각은 없어. 스바루군, 착각을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네. …… 나는 선생님과의 재회를 원하고 있지만, 그것은 선생님의 망해[亡骸]와의 대면을 바라고 있었던 것이 아냐. 그것은 어디까지나, 과정에 지나지 않아」

「무슨 말이야?」

 로즈월의 말에 스바루는 눈썹을 올려, 불신감과 경계심을 더해간다.
 스바루는 틀림없이, 로즈월이 바라고 있던 추억의 사람과의 재회란, 묘소 안에서 안치되고 있는 망해[亡骸]와의 대면을 바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로 묘소안에 여성의 망해[亡骸]가 있는 것을 알 때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던 가능성이지만, 이렇게 해 안에 안치되고 있는 로즈월의 스승의 여성을 안 시점에서, 스바루가 그렇게 생각했던 것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로즈월은 스바루의 그 생각을 시원스럽게 부정하며,

「내가 바라는 것은, 피가 흐르고, 영혼이 머물어, 소생한 선생님과 다시 말을 주고 받는 것. 망해[亡骸]를 되찾는 것은, 단계로서는 첫 번째에 지나지 않아」

「죽은 인간을, 소생시킨다……!? 그런 일…… 사망자를 소생시킬 수 있는 것 같은 마법이 이 세계에는 있다고 하는 거야!?」

「착각하지 않으면 좋겠어. 어디까지나, 선생님에게는 그 기회가 남아 있다고 할 뿐인 이야기야. 통상의 죽음을 맞이한 언젠가의 생명을, 귀환시키는 것 따위 할 수 있을리도 없지. 사자소생같은 형편 좋은 마법, 결코 오드 라그나는 허락하지 않을 거고 말이지」

「ーー오드 라그나?」

 들은 적이 없는 단어의 출현에 스바루가 얼굴을 찡그린다.

「오드·라그나는, 그렇네…… 말하자면, 세계의 근원에 존재하는 마나의 저장고. 아니, 세계 그 자체를 하나의 생물이라고 했을 때의 핵심, 세계에 있어서의 오드라고 불러야 하려나. 명확하게 어디에 있고, 의사가 있는지 않은 것인지 전부 상상의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지만」

「세계에 있어서의 오드…… 그게 허락하지 않는다는 건?」

「그 설명을 하려면, 오늘에 이를 때까지의 마법의 역사를 가볍게 풀 필요가 있으려나」

「3줄로」

「그건 어렵네」

 간략적인 설명을 요구하는 스바루에게, 로즈월은 턱에 손을 대고 잠깐 말을 선택한다. 그리고 가능한 한 알기 쉽고, 말을 정리해서 설명을 시작했다.

「지금, 이 세계에 현존 하는 마법은 모두, 과거에 존재한 마법사가 이뤄 낸 것과 다름없다. 마나의 취급이 뛰어난 자가, 자신의 속성에 맞는 마법을 취급하기 시작한 것이 초기의 마법의 발생.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의 비율이 많아져, 능력에도 차이가 생기기 시작해서, 각각을 구분하는 하는 것은 어려워지지」

「그래서, 마법에 이름을 붙이거나 속성으로 나누거나 하게 된 거구나」

「그런 말이지. 그렇게 해서 마법의 기술이나 지식이 퍼져 가는 중, 걸출한 재능을 가지는 자들도 또한 태어나기 시작한다. 그들은 이미 존재하던 마법과는 다른, 새로운 마나의 용도를 만들어 내, 새로운 마법으로 삼는다. 마법의 발전은 항상, 한 줌의 천재에 의한 새로운 발견을, 거기에 계속되는 여러 가지의 마법사가 사용해 이어가는 것으로 계속되어 가는 거다」

「너가 한 줌의 천재이어서인지, 미묘하게 가시가 있는 설명이구나」

「불쾌한 기분이 든 것도, 한 번이나 두 번이 아니라아ー서 말이지」

 언제의 세상도 어디의 세계도, 너무 뛰어난 자는 주위에 소외당한다. 로즈월에게도 그렇게 말한 시선이나 방해에 괴롭힘을 당하는, 인간적으로 미숙한 무렵이 있었을 것이다. 지금이라면 분명 웃으며, 발각되지 않게 복수 하나라도 하고 있었겠지만.

「그래서, 오드 라그나와 어떻게 연결되지?」

「마법, 그리고 마나라고 하는 힘의 근원의 존재. 그것들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마나의 사용법에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어프로치를 걸어서, 놀랄 만한 효력을 가져오는 마법을 낳는 자들이 걸출한 천재중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그것들은 모두 다른 마법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영향력을 발휘해서, 마법사 홀로 지형을 바꿀 수가 있는 인재까지 나온다. ――하니, 그런 다음 그들은 같은 것을 보는 보게 되는거야」

「…………」

「희미한, 그것은 자신들이 당연하게 취급하던 마나. 그러나, 그때까지 그들이 접해 온 마나와는 압도적으로 다른 막대한 힘의 덩어리――이른바 금기에 눈을 뜬 마법사는, 누구라도 그 거대한 마나의 존재를 보아, 머지않아 정신이 병들게 되어 버린다」

「그것이 오드 라그나…… 세계의 근원이라고 말하는 건가?」

「인간의 몸이 병마나 상처를 무서워하듯이, 세계도 자신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 반응을 나타낸다. 오드 라그나에 대해 최초의 견해를 발표한 사람은 그런 식으로 말했었지. 실제로, 오드 라그나를 봐 마음이 부숴진 자들의 공통점은, 마법 역사를 뒤엎을 수도 있는 새로운 마법에 이른 자들이었다」

 그것들이 얼마나 강력한 마법이었는지는 모른다.
 모든 마법은 이론의 반까지는 밝혀지고 있지만, 완성한 술식은 공개되기 전에, 실용 되기 전에, 그것을 머릿속에 그린 마법사의 마음 째로 모두 파괴되기 때문이다.

「사망자의 소생도, 그 중 하나라고 말하는지?」

「이미 없어진 사랑하는 누군가와 재회하고 싶다. 그 기분은 누구라도 그리는 보편적인 것으로, 거기에 감동받는 천재도 일정 수 이상 있었다. 누구든 겨우 도착하기 직전에, 오드 라그나에 의해 마음을 잃는 일이 되어버렸지만 말야」

「…………」

 짓궂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오드 라그나가 실재하는지도, 실제로 오드 라그나가 마법사들의 마음을 부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그들은 추구한 것 뿐이다. 자신의 재능의 한계를. 혹은 누구라도 애태우는 소원의 성취를.

「일설에서는, 오드 라그나는 이 세상의 모두를 맡는 세계 의사라고도 말하고 있어.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가호』도 실은 오드 라그나에 의해 주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는 설도 있을 정도야」

「관련되게 하지 않게 하거나 저쪽으로부터 관련되어 오거나…… 어디에서든, 구름 위의 무리가 하는 짓은 이치가 통하지 않는구만」

「구름 위의 무리는 표현은 꽤나 또 재미있는 것이구나」

 오드 라그나를 신과 동렬로 취급하는 스바루의 말에, 그 도리를 모르는 로즈월이 웃는다. 생각치 못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지만, 주제는 오드 라그나와는 다른 부분에 있다.
 스바루는 기분을 고쳐 이야기를 되돌려,

「그래서, 너가 원하는 선생님과의 재회는, 그 오드 라그나의 노여움에 접하지 않는 것이라는 건가」

「그러어ー엏고말고. 별로 금기를 발동시키는 것도, 특별한 힘이나 술식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오히려, 너의 존재가 상당히 오드 라그나의 불흥을 사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정도인데 말이지」

「…… 나도 지금 말을 들으면서 그렇게 생각했지만」

 『사망회귀』――로즈월에게 자세한 조건을 밝힐 생각은 없지만, 스바루의 특권은 보기에 따라서는 사망자 소생의 금기에 접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실제, 스바루는 『사망회귀』를 실시하는 것으로 스스로의 죽음의 운명을 바꾸어, 또 주위의 사람들의 생명까지도 구해 내고 있다. 이것이 오드 라그나의 눈에 닿고 있었다고 하면, 방금 전 들은 어려운 기준을 클리어 하고 있다고 생각될 리도 없다.
 아니면 스바루를 『사망회귀』시키고 있는 존재는, 그 오드 라그나의 힘조차도 견딜 정도의 힘의 소유자라고라도 말하는 것인가.

「상상하는 것만으로 섬칫 한다고. 그래서, 너의 그 방법이라는 건……」

「미안하지만, 그것을 지금의 너에게 이야기할 생각은 없어」

 고개를 젓고 이야기를 계속하려고 한 스바루에, 철썩 로즈월이 단언했다.
 일순간, 그가 무슨 말을 하기 시작했는지 알 수 없어, 스바루는 몹시 놀란다.

「하, 오, 아? 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들은 대애ー로다마다. 나는 너에게, 나의 최종 목적의 달성 수단을 가르쳐 줄 생각은 없어. 거기까지는 너와 나의 계약의 조문에, 포함되지 않았을 거어ー니까」

「그건,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만은 확실히 해 두고 싶은데 말야, 스바루군」

 물고 늘어지려고 하는 스바루에, 로즈월이 차가운 소리로 응했다. 그는 관을 빙글 우회해 스바루의 옆에 다가가면서, 스바루를 내려다 본 채로 손가락을 세운다.

「복음서라고 하는 이정표를 잃어, 나는 『이렇게 있어야 한다』라고 하는 길을 잃었다. 그러나 그래서 목적을 단념할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다. 이전과 같은 어프로치는, 너와의 계약에 얽매여 할 수 없다. 만일 시시한 방해를 하려고 한다면, 가필에게 목을 잘게 썰어질 테니 그것도 할 수 없어」

「…… 아아, 그렇겠지. 그러면, 너에게 무엇이 가능하지? 너의 목적을 밝혀, 우리에게도 협력을 구하는 거 외에 뭘 선택할 수 있다는 건데」

「간단한 이야기야. ――나는 너를, 계속 감시하기로 하지」

「――――」

 감시한다. 결코 온화하지 않은 의사표현에, 스바루는 말을 발할 수 없다. 스바루를 내려다 보는 로즈월의 두 눈동자는, 다른 색으로 빛나면서도 같은 감정을 띄고 있다.

「다행히, 에밀리아님을 왕으로 하려는 너의 목적은, 나의 목적을 달하기 위한 이치와 겹치고 있다. 본래, 여기서 너는 무슨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철의 의사를 얻어, 무엇을 잃어도 에밀리아님을 위해서 다하는, 상처투성이의 기사가 될 것이었다」

「…………」

「하지만, 그 길은 끊겼다. 그러나 그 대신에, 너는 스스로 좀 더 괴롭고 괴로운, 고난의 길을 걷는 것을 선택한 거야. 나는 너에게 경의를 나타내는 것과 동시에, 불쌍하게도 생각해」

「뭐라고?」

 묵과할 수 없다. 자신을 노려보는 스바루에게, 로즈월은 목을 옆으로 흔든다. 그것은 올바르고, 연민을 스바루에게 나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르다.
 그는 초조와 물음표를 띄우는 스바루에게 손바닥을 향해,

「너는 여기서, 잃는 것을 알아야 했다. 잃고서, 중요한 것만은 필사적으로 끝까지 지키는 『현인』이 되어야 했어. 나는 너를, 나름대로 구하고 싶었던 거야」

「그게, 무슨 현인이야. 잃는 걸 받아들이는, 그것의 뭐가!」

「잃는 것을 거절해, 모두를 다 구할 것을 결정한 너는 이 앞, 상처입는 일이 된다. 만회할 수 없을만큼 상처입고, 잃는 것을 반복해, 그 잃은 것을 만회하기 위해서 기를 쓰게 되어, 안보이는 상처를 계속 늘린다. 그것이 너무나, 불쌍해」

「ーー읏」

「그리고 『현인[賢人]』인 것을 거절해, 『어리석은 자[愚者]』인 것을 선택한 너의 선택에, 나는 결코 상냥하게 대하지 않아. 당연하겠지? 그렇게 있는 것을 선택한 것은, 너인 것이니까」

 말이 나오지 않는 스바루에게, 로즈월은 뻗은 손으로 어깨를 잡아 온다.
 조금 몸을 진동시키는 스바루, 그 스바루의 얼굴에 로즈월은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해, 살그머니 귀엣말하듯이 속삭였다.

「――이후, 너의 주위에서 네가 지켜야 할 누군가를 잃는 일이 있으면, 나는 주저 없이 남은 사람을 빠르게 불태워, 나 스스로도 재가 될 거야」

「……!?」

「너는 모두를 구한다고 결정한 것이다. 어이없이 남기는 것 따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 잃은 세계가 미래에 이어져서는 안 된다. 잃는 것을 받아들인 네 미래가, 내가 바라지 않는 미래에 계속될 가능성이 있는 한, 나는 그것을 부정한다. ――복음서가 없어진 이상, 나를 목적으로 이끌어 주는 것은 스바루군, 너와 너의 걸음 뿐이다」

 얼굴을 떼고, 로즈월은 스바루의 가슴을 가볍게 눌렀다.
 굉장한 힘도 아닌데, 스바루는 마치 냅다 밀쳐진 것처럼 비틀거려, 뒤의 벽에 등을 부딪쳐 숨이 막히게 된다.

 눈앞에 선 남자가, 로즈월 L 메이더스가, 무서웠다.

 생각은 바뀌었다. 복음서에 완전히 의지하는 것을 그만두고 성취를 위해서 무리하게 스바루나 에밀리아들을 고난을 처넣는 것 같은 짓도 끝내고. 스바루가 바라보는 목적을 위해서 협력해, 에밀리아가 왕의 길을 걷게 하는 것을 전력으로 도와줄 것이다.
 하지만, 스바루가 조금이라도 잘못되는 곳을 보이면, 로즈월은 그 모든 것을 일순간에 뒤엎어, 엉망으로 해 버릴 각오가 있다.

 거짓말도 허세도 그 무엇도 아니다. 로즈월은, 반드시 그것을 할 것이다.

「뭐, 그렇게 무서워할 것은 없어. 네가 너이며, 너의 역할을 계속 완수하는 한, 나는 너에게 전력으로 협력하지. ――그것이, 나와 너의 계약이다」

「…… 계약서의 내용은, 좀 더 분명하게 음미하라는 교훈이구나」

「오늘 그 장소에 있던 자들을, 누구하나 잃게 하지 않는 것이 너의 역할이다, 스바루군. 누구 하나 빠지지 않은 채, 에밀리아님을 높은 곳으로 데려가 줘. 그러면, 나도 또 거기서 목적을 완수할 수가 있어. 선생님과 재회할 수가 있어」

 힘 없게 숙이는 스바루에, 로즈월은 긴 숨을 내쉬어 끄덕인다.
 그리고, 구두소리를 울리며 등을 바로잡으면서,

「본저[本邸]로 돌아가는 대로, 로즈월 L 메이더스 변경백의 이름을 걸고, 나츠키 스바루를 기사로서 임명하지. ――약속은, 완수하겠다」

「…………」

 기사 서훈.
 스바루에게 있어서는 몹시 탐낼 정도로 바랐던, 에밀리아의 곁에 설 자격이다.
 이 흐름에서 말해져도 기쁨이 반감되지만,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로즈월은 그것을 반드시 지킬 것이다. 스바루에게 협력하지 않는 메리트가, 그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니까.

 스바루가 무언으로 턱을 당기는 것을 보고, 로즈월은 몸을 돌려 출구로 향한다. 이야기는 끝이다, 그러한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그 구두소리가 방을 나오기 직전에 멈추어, 로즈월이 되돌아 보았다.

「그래그래. 너에게 전면적으로 협력한다고 이야기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이것도 분명하게 보고해 둘까」

「…… 뭐야」

「베아트리스의 살해를 『창자 사냥꾼』에게 의뢰한 것은 나이지만, 『마수사』에 의한 저번과 이번의 습격은 나의 의도와는 무관계한 일이다」

「――하?」

 더 이상 무엇을, 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스바루의 입이 딱 벌어진다.
 로즈월이 말한 내용의 의미를 알 수 없어, 스바루는 설명을 요구하며 경직된 채다. 그 얼굴에 로즈월은 한쪽 눈을 감으면서,

「말한 그대로야. 왕도에서의 일과 베아트리스의 살해는 나의 의뢰다. 하지만, 프레데리카나 페트라를 죽이도록 의뢰한 일은 없고, 내정을 섬세하게 전해 줄 만큼의 시간은 없었다. 의뢰 자체를, 복음서의 기술에 따라, 왕선 개시 전에 했었던 것이고」

「무슨, 바보같은 말을…… 그도, 엘자와 그 아이는 동료라고! 그렇다면!」

「즉 『창자 사냥꾼』 을 포함해, 나와는 별개의 의도가 저택의 습격에는 관여하고 있었다, 그런 마아ー알이야」

「――――」

「고난이 연속하는 것 같아, 실로 논의할 보람이 있는 일이지?」

 짓궂은 말을 남기고, 이번에야말로 로즈월의 구두소리가 멀어져 간다.
 남겨진 스바루는, 지금도 두엽에 반향하는 소리에 마음을 어질러진 채로, 움직이기 시작하지 못하고 묘소의 차가운 벽에 등을 맡긴 채로 있었다.

 이것도 저것도가 정리되었다고 생각한 문제는, 아직도 불씨가 피워진 채로 있다.
 그 남은 불의 열을 느끼면서, 스바루는 머리를 움켜 쥐고, 깊은 숨을 내쉬었다.


※※ ※ ※ ※ ※ ※ ※ ※ ※ ※ ※ ※


「초라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야」

 그런 식으로 깊히 생각하는 스바루를 구한 것은, 낙담한 어린 목소리였다.

 어느새인가 들어앉아 있던 스바루는, 눈앞에서 드레스의 옷자락이 흔들리는 것을 본다. 호사스러운 옷감의 위를 시선으로 더듬으면, 팔짱을 끼고 스바루를 내려다 보는 사랑스러운 얼굴이 있었다.

「베아코인가」

「로즈월 녀석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베티의 계약자가 그런 얼굴 하는 것은 그만두는 것이야. 베티의 격이 떨어져 버리는 것이야」

「그건 대문제구만. 좋은 모습 보여준다고 했던 바로 직후에 한심하구만」

 뺨을 두드려, 스바루는 머리를 흔들어.
 베아트리스는 무릎을 꺾으면서, 그 스바루와 시선의 높이를 맞추어 웃음을 띄웠다.

「상당히 심한 말을 들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야. …… 푸념, 들어 주어도 괜찮은 것이야. 지금이라면 특별 서비스인 것이야」

「유녀[幼女]의 가슴에 뛰어들어 푸념하는 모습은, 장면으로써 최악이니까 사양할게. 진심으로 힘들 때가 되면, 두말 할 것 없이 뛰어들겠지만」

「뭐, 그 때에 기분이 내키면 함께 안아 주어도 괜찮은 것이야」

 코를 울리며 베아트리스가 일어서, 스바루도 무거운 허리를 들어 올렸다.
 엉덩이를 털고 앞을 향하자, 베아트리스가 관을 응시하고 있는 옆 얼굴에 부딪친다.

「…… 그것이, 너의 어머님이구나」

「그리고, 스바루가 아는 『에키드나』 와는 다른 에키드나라는 이야기라는 것일까」

 스바루에게도 베아트리스에게도,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른다.
 다만, 베아트리스가 망해[亡骸]라고 해도 어머니와 재회할 수 있었던 것은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걸로 여기에서 자는 것이 스바루의 알고 있는 쪽의 에키드나였던 경우, 베아트리스에게도 로즈월에게도 매우 유감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로즈월이 분해하는 모습에는 지금 심정으로는 쌤통이지만, 베아트리스가 슬퍼하는 모습은 이제 보고싶지도 않았다.

 여하튼 베아트리스는 벌써, 계속 바래왔던 재회를 하나 잃어버렸으니까.

「류즈 메이엘의 크리스탈은, 어떻게 된 걸까」

「…… 모르는 것이야」

 베아트리스의 군소리에, 스바루도 또 어찌할 바를 모를 기분이 된다.

  『성역』의 숲속, 방치되어 있던 에키드나의 연구 시설. 거기에는 류즈의 복제체를 낳는 시스템이자, 『성역』에 결계를 둘러칠 수 있는 핵으로써도 기능하고 있던 오리지날의 류즈 메이엘이 안치되고 있었을 것이었다.
 정확히, 눈앞에 있는 관의 여성과 같이, 류즈 메이엘은 크리스탈에 봉쇄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 류즈 메이엘의 크리스탈이, 홀연히 자취을 감추어 버렸다.

 한 때의 친구와의 재회를 마음으로 결정해, 스바루와 함께 시설에 향한 베아트리스는 그 참상에 말을 잃고 있었다. 스바루도, 먼저 혼자서 확인하러 오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는 결과를 불렀다.

 크리스탈이 있던 방의 마루에는 큰 구멍이 생겨, 크리스탈을 지지하고 있던 토대째로 류즈 메이엘의 육체는 사라져 있었다.
 이취[異臭]가 감도는 방안, 지하에 떨어진 것은 아닐까 의심해서, 에밀리아에 부탁해 미정령을 지하에 향하게 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시설 아래에는 공동이 있어, 그것이 지하통로와 같은 형태로 숲안으로 이어지고 있던 것이다.

 크리스탈을 가지고 사라진 누군가는, 그 통로의 존재를 알고 있어, 결계가 풀린 것을 가늠해 크리스탈을 꺼냈다――그렇게 결론짓는 수밖에 없다.

 그 도난의 범인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는 이 때의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인 것은, 본래라면 이루어졌을 베아트리스의 친구와의 재회, 그 기회를 빼앗겼다는 것이다. 씩씩하게 행동한 베아트리스이지만, 신경쓰지 않을 리가 없다.

 머지않아 반드시 되찾아, 있어야 할 재회의 장면을 완수한다.
 스바루는 그렇게, 마음으로 결정하고 있었다.

「뭐, 잘난듯 하게 말해도, 나 한사람의 힘은 바닥이 드러나 있지만」

 어깨를 돌려 팔을 뻗으며, 스바루는 자신의 무력함을 쓴웃음을 섞으며 인정한다.

 힘으로는 베아트리스를 필두로, 에밀리아나 가필에게도 의지하는 일이 된다.
 지혜에서는 오토에게 도움받은 것처럼, 싫지만 로즈월에게 의지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다른 부분에서도 프레데리카나 페트라에게, 지지되는 부분이 많이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변함 없이, 스바루의 팔도 힘도 닿는 범위가 짧고 좁은 것이다.

「스바루, 무엇을 웃고 있는 것이야」

「음냐, 약해서 한심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구나 해서. 앞으로도, 너에게는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할 수 밖에 없고」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 듯하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한 것이야」

 스바루의 말의 의미는 알 수 없어도, 의지되고 있는 것만은 확실히 감지한 베아트리스가 얇게 웃는다. 그 미소에 수긍해, 스바루는 「그건 그렇겠지」라고 말을 시작해,

「거기까지 알아주기를 기대하고 있지는 않아. 간파해지면 한심한 걸. 그렇다 치더라도, 정령사는 굉장하구나. 나, 그만큼 마법 발사한 일 따위 없었으니까 흥분해 버렸어」

「…… 그런 것일까」

「뭐, 저것도 너에게 업혀서 한 것 뿐이니까 잘난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말야. 정령사가 되었다고 해도, 실감으로는 솔직히 모르겠고」

 베아트리스와의 계약도, 금서고 붕괴의 흐름에 삼켜져 꽤 간략적이다.
 물론, 그렇게 이름을 불려져, 펼친 팔에 들어와 주었을 때, 확실한 연결을 느꼈으니까 그것으로 괜찮은 것이라고도 생각되지만.

「스바루. ――중요한 이야기가 있는 것이야」

「오우?」

 문득, 베아트리스가 진지한 표정으로 스바루에게 말을 던진다.
 그것을 받아,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스바루는 무슨 일일까하고 말을 기다렸다.

「우선, 스바루는 베티와 계약한 것으로 정령사가 되었지만…… 베티의 정령으로서의 격이 다른 정령과 크게 다른 것이야. 그러니까, 순수한 정령사로서 자신을 생각하기에는 조금 정취가 바뀌어 오는 것이야」

「뭐, 내가 알고 있는 다른 정령은 인형이 아니고, 의사를 가지고 말하며 돌아다니는 것도 팩 정도였고. 조금 다른 것 정도는 알겠어」

 지금까지 스바루가 아는 정령사는, 에밀리아와 율리우스 정도일까.
 에밀리아는 팩과 계약해, 그 이외에도 미정령과 함께 어울리고 있었다. 유리우스는 반대로 미정령보다는 강력한 준정령과 복수의 계약을 주고 받고 있어 이쪽도 강력한 정령사로서 기능하고 있었을 것이다.
 또 하나 예외로써 정령 페텔기우스가 있지만――이것은, 스바루에 있어서는 생각해 내고 싶지도 않은 상대이므로 기각한다. 예외라고 해도 너무 예외일 것이다.

「베티는…… 우응, 엄밀하게는 베티와 빠냐는 다른 정령과는 근본에서부터 다른 존재인 것이야. 어머님…… 마녀 에키드나에 만들어진, 인공 정령에 해당될까. 그것도 분명히 말해, 완벽한 방법으로 낳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워서…… 통상의 정령에 비해 비할 데 없이 없고 강력한 대신에, 몇개인가 결점이 있는 것이야」

「결점……」

 그 단어를 말할 때, 베아트리스의 표정에 굴욕의 색이 보였다.
 프라이드가 높고, 그리고 모친에 대해서 평범치 않은 경애를 안는 베아트리스다. 자신의 존재의 근본 부분에, 불완전한 부분이 있는 것 따위를 인정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었을 것이겠지.
 그러나, 베아트리스는 한숨 한 번으로 그 약함을 긁어 지우면서,

「빠냐와 베티 사이에서도 결점은 각각 다르지만…… 베티가 가지는 결점은, 우선 계약자의 독점인 것이야」

「계약자의 독점?」

「단적으로 말해 버리자면, 베티와의 계약을 유지하는 것만으로, 계약자의 정령사으로서의 능력을 거의 전부 다 사용해 버리는 것이야. 그러니까…… 그, 베티와 계약하고 있는 스바루는, 베티 이외의 정령과는 계약 할 수 없을 것이야. 미정령과도, 준정령과도 그럴 것이야」

「…… 아――, 그런 말인가」

 베아트리스의 말에 납득을 말하고, 스바루는 몇번이나 수긍해 보인다.
 즉, 베아트리스와의 계약을 유지하는데 자원을 너무 할애해, 다른 정령과의 계약을 받아 들이는 용량이 스바루에게 남지 않는 것이다.
 에밀리아가 용도에 따라, 팩 이외에 미정령에 의지하거나 하는 데에 비해, 베아트리스와 계약하는 스바루는 그것을 할 수 없다고.

「뭐, 조금 유감인 생각은 들지만, 그것은 만족하고 받아들여야지. 너와의 계약은 디메리트를 무시하고도 남을 만큼의 메리트고. 미정령과의 계약 운운을 위해서, 너를 손놓을 생각도 없고」

「그, 그래」

 스바루의 대답을 듣고, 불안한 듯이 눈동자를 흔들고 있던 뺨이 조금 느슨해진다. 그러나, 베아트리스는 곧바로 그 표정을 지우면서, 헛기침 하고는,

「아, 아직 조금 더 있는 것이야. 뭐, 지금의 이야기에 비하면 자그마한 문제에 지나지 않는 것이야. 마음 편하게 들어 주면 좋은 것이야」

「그런가. 우선, 모르는 것 투성이니까 뭐든지 말해 줘」

「으음, 베티는 조금, 평범한 다른 정령에 비하면, 정령으로서의 격이 높은 것도 있어 그…… 말이지, 연비가 나쁜 것이야」

「연비…… 자동차같은 말을 하기 시작했네」

 게임 등에서도, 강력한 마법이나 소환수일수록 MP의 사용량이 많다. 이 사용량과 위력의 균형이 연비이지만, 말하기 힘든 듯이 계속하는 베아트리스는 어떤 것인가.

「어? 그렇지만 너, 연비 나쁘다고 말하고 있었던 것 치고는 대토와의 싸움 때, 땅땅 마법 사용하고 있었고, 나에게도 사용하게 하고 있었고, 나부터 들이마시지도 않았지?」

「저것은, 긴 시간 베티가 모아두고 있었던 마나로부터 조달한 것이야. 첫 출진으로 갑자기 베티의 마법으로 필요한 만큼 끌어다 쓰고 있으면, 스바루가 몇회 말라 죽어도 충분하지 않은 것이야. 그에 대해서는 감사 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야」

「뭐, 뭐어 그렇겠지. 내가 그런 걸 하려고 하면, 얼마나 쥐어짜여지는 걸까」

 미냐의 연발에, 마지막 특대의 알 샤마크.
 샤마크 일발로 가스가 떨어지는 스바루의 몸으로, 다 조달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렇지만, 향후에도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 나도 너의 계약자라는 입장이 된 거고, 당연, 너를 위해서 마나는 제공하지 않으면 안되겠지」

「그 점에서는 의지하게 되는 것이야. 베티도 빠냐도, 인공 정령은 핵이 되는 오드로부터 자연스럽게 마나를 생성 할 수 없는 것이야. 그러니까, 대기나 계약자에게서부터 마나를 나누어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야. 그리고 베티는, 사람에게서 밖에 그것을 나누어 받을 수 없을 것이야」

「그런 건가. …… 그러면, 저택에 있었을 때는 어떻게 하고 있었던 거야?」

「…… 저, 저택에 있던 모두로부터, 조금씩 마음대로 받고 있었던 것이야」

 과연 죄악감이 있는 내용인 것인지, 베아트리스가 얼굴을 돌리며 말했다.
 부끄러워하고 있는 얼굴이, 스바루가 가만히 보고 있는 동안에 순식간에 붉어진다. 마나 드레인이 정령들 사이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는 알기 어렵지만, 지금의 베아트리스의 모습을 보아 별로 떳떳한 행동은 아니라고 말하는 일일 것이다.

「거기에 관계해서는, 베아코가 깊게 반성하고 있는 모습이니까 추궁하지 않고 물러나지. 그래서, 나로부터 회수하는 분량으로 일상은 조달한다고 하고, 모아 두고 있었던 분량은 나머지 어느 정도 남아 있어?」

 스바루의 마나의 저장량은 바닥이 알려져 있고, 베아트리스는 연비가 나쁘다.
 그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베아트리스의 강력한 마법의 갖가지는, 베아트리스의 지금까지의 저장 마력으로부터 조금씩 잘라 사용하는 일이 된다.
 까닭에, 그 잔량을 파악해 두는 것은 필수.

「――없는 것이야」

「…… 응?」

「그러니까, 없는 것이야. 4백 년분의 저장 마나 전부, 이전의 첫 출진으로 써버린 것이야. 금서고의 상실도 상당히 영향을 미쳤고…… 마지막 알 샤마크가 결정타인 것이야. 베티가 모으고 쌓아 둔 마나는, 하늘로 날아가 버린 것이야」

 그것은 즉, 이런 말인가.

 베아트리스의 저장 마력 제로.
 스바루의 마나, 베아트리스라고 하는 정령을 유지하는 데에 고작.
 연비가 나쁜 베아트리스, 강력한 마법을 사용할 만큼의 마나는 모이지 않는다. 또 베아트리스와의 계약에 의해, 스바루는 미정령의 협력을 얻을 수 없다.

「라는 건……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정령과 정령사의 콤비가 탄생한 것 뿐!?」

「뭐, 뭐어 그러한 식으로 말하지 못하는 것도 아닌 것이야」

「그 이외의 뭐라고도 말할 수 없잖아! 에? 거짓말, 진짜로!?」

 결론적으로 말해, 즉 스바루는 정령사가 된 것으로, 유녀[幼女]를 손에 넣었다고 하는 것이다.

「너 이거, 갑자기 벌써 이후가 불안하게 되었다고!? 괜찮은 거야!?」

「에헷, 인 것이야」

「웃을 수 없어!!」


 새롭게 태어난, 두 명 더해서 반사람 몫의 정령사 콤비.
 그 말싸움 소리가, 묘소안에 길게 길게, 쭉 메아리 치고 있었다.

―――――――――――――――――――――――――――――――――――――――――――――
에헷

2016년 9월 27일 화요일

리제로 4장 막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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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막간 『각자의 다가감』


「――좋아, 완성했다!」

 주워 온 가지를 2개, 눈앞의 눈덩어리에 찔러 넣고 스바루는 이마의 땀을 닦는다.
 제작 시간 약 1시간의 아마추어 작품이지만, 상당한 솜씨에 스스로도 황홀황홀하다. 완성한 작품을 보고서, 지켜보고 있던 관중으로부터도 「오오」하는 감탄의 술렁거림이 퍼지고 있었다.

「역시, 나에게는 이런 손의 재능이 있다는 생각이 드네. 생활비가 곤란하면, 에밀리아땅과 함께 눈 내리게 해서 적설의 아티스트로서 인간 문화재가 될 거야」

「정말, 바보같은 일 말하지 마. 나, 그런 일로 눈 내리게 하는 거 돕거나 하지는 않을 거니까 말야. …… 그렇지만, 엄ー청 능숙하네」

 돌층계에 앉아, 스바루의 작업을 지켜보고 있던 에밀리아가 흰 한숨을 흘린다.
 그녀의 남보라빛 눈동자에 비치는 것은, 스바루가 완성시킨 눈사람――단순하게 그렇게 평가하는 것은 어폐가 있기 때문에, 설상이라고 해야할 것인가도 모르겠지만.

 『성역』에 남은 눈을 모아, 만들어낸 팩의 설상이 대략 20개. 무엇이 스바루를 거기까지 휘몰았는가, 그것은 스바루 본인에게도 로망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우선, 에밀리아나 『성역』의 주민이 기뻐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으로 좋은 것이다.

「노리고 한건 아니겠지만, 바루스는 역시 바보라고 생각해」

 그렇게 말하며, 스바루를 신랄하게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다.
 에밀리아와 같이 돌층계에 앉아, 그녀의 무릎에 머리를 싣고 있는 소녀다. 트레이드마크인 메이드옷을 벗고, 지금은 간소한 흰 의상으로 몸을 감싸고 있다.
 제복은 타버리고, 그 주인은 생사지경을 헤맨 것이다. 그 안색은 평상시의 흰 살갗보다 한층 더 새파래져 보였지만, 목소리의 어조에도 독의 날카로움에도 영향은 없다. 다행스런 일이다.

「두 명이서 바보 바보하고 반복하다니…… 원래, 이 소란의 공로자일 터인 나에게 좀 더 상냥하게 해 주어도 되지 않아? 나, 위로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응, 그렇네. 나, 스바루에 엄ー청 감사하고 있어. 그렇지만, 스바루가 없는 동안에 노력한 건 나니까, 오히려 나를 위로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해」

「에밀리아땅, 뭔가 갑자기 말하시게 되셨네요……」

 실제로, 스바루들이 부재인 동안에  『성역』를 수호한 것은 에밀리아의 공적이다. 그녀의 지시가 없었다면, 묘소에 들어간 주민들이 대토의 송곳니로부터 대피할 수 없었을 것이고, 애초에 에밀리아가 『시련』를 클리어 하지 않으면 피난 장소의 확보도 되어있지 않았을 것이다.
 스바루가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해도, 묘소를 피난소로서 활용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하튼, 눈이 내리기 전에 도망치는 일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뭐, 청년단의 사람이 돌아와 줘서, 에밀리아땅의 의지에 불이 붙었다는 건 기쁜 오산이야. …… 정말로, 덕분에 살았어」

 지금까지 그렇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이번은 특히 도박의 상황이 너무 많았다.
 스바루 혼자서는 모자라서, 주위의 사람에게 도움받기만 했을 뿐이었던 듯한 인상이다. 제일 힘든 곳을 맡아야지, 그렇게 결정했을 터였는데.

「그런 건 당연하잖아. 뭐든지 스바루에게 맡겨 버리고 있으면, 우린 뭘 위해서 있는지 모르게 되어 버려. 스바루는, 조금 쉬어도 괜찮을 정도로 돌아다니고 있는걸」

「아니, 그렇지만 머리도 힘도 부족한 제가 도움이 되려고 생각하면, 이렇게 보기 흉하게 돌아다니는 정도 밖에 방법이 없었단 말이죠」

「그렇지만, 지금부터는 그렇지 않잖아?」

 자신을 비하하는 스바루를 놀리듯이, 무릎 위의 람의 머리를 어루만지는 에밀리아가 의미있는 웃음으로 말했다. 그 말이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지를 곧바로 깨달아, 스바루는 인중을 손가락으로 비비면서 「아아」라고 응한다.

 여러가지로 보지 못한 것도 있었고, 주위에 구원받고 있을 뿐이었지만, 구해야 하는 것은 어느 정도 구했다. 그리고, 혼자서 계속 고민하는 일도 분명 없다.
 주위에 의지하는 것을 스바루는 이제 주저하지 않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자신이 노력하는 일도 게으름 피우지 않고, 그렇게 하는 스바루의 엉덩이를 차 주는 상대도 있다.

「――――」

 얼굴을 든 스바루는, 광장에서 묘소 쪽으로 관심을 돌린다.
 앞의 돌층계에 앉는 에밀리아를 넘어, 시선은 묘소의 입구에. 지금, 『시련』의 시스템이 사라진 묘소안에는, 두 명의 인물이 발을 디디고 있다.
 안에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을까. 그것은 걱정이었지만,

「뭐, 가족끼리 보내게 해 주는 정도의 분위기는 나라도 읽을 수 있다는 거야」

 이야기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던 주제에, 이야기할 기회를 가지지 못하고 있던 두 명이다.
 분명 쌓이고 쌓인 이야기가, 산만큼 있을 것이니까.


※※ ※ ※ ※ ※ ※ ※ ※ ※ ※ ※ ※


 투명한 관을 사이에 두고, 장신의 남자와 소녀는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어머님……」

 관 안을 내려다 보며, 결정 안에 가로로 놓인 여성을 보고 소녀가 중얼거린다.
 땅에 다리가 붙어있지 않은 것 같은, 둥실둥실 들뜬 감각. 그것은 싸움의 고양감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긴 시간을 보낸 장소를 없앤 상실감과 해방감으로부터 오는 것이기도 하며, 눈앞의 광경이 현실감이 없는 것도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

 설마, 이렇게 해서 다시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날이 온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관안에서 자는 여성――마녀, 에키드나의 모습은 기억 안의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길고 아름다운 흰 머리카락에, 이지적이고면서도 부드러움을 느끼게 하는 갖추어진 용모. 드물게이지만, 미소짓던 기억도 선명하게 소생한다.

 마지막에, 헤어졌을 때에 전해들은 지시도, 말도, 생각해 낼 수 있다.

「베티는, 어머님과의 약속을…… 지킬 수 없었던 것이야. 죄송해요」

 관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베아트리스는 4백 년만의 재회를 사죄로부터 시작한다.
 헤어질 때, 에키드나는 자신의 지식의 장서를 『그 사람』에 건네주도록, 베아트리스에 타이르며 배웅했다. 건네받은 금서고를 채울 갖가지 책과 미래를 나타내는 복음서.
 그 양쪽 모두가, 지금의 베아트리스의 수중에는 남아 있지 않다.

 어머니가 베아트리스에 바란 미래를 나타내는 복음서도, 어머니가 긴 시간을 들이고 있었던 모아 온 지식의 전부가, 이것도 저것도 모두 재로 돌려보내는 불길에 삼켜져 이 세상으로부터 사라져 버렸으니까.

「베티는, 『그 사람』과도 만나지 못하고…… 책도, 태워 버린 것이야. 죄송하다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너무 많은 것이야」

 신통치 않은 딸이였다고, 베아트리스는 스스로 자신을 평가한다.
 4백년의 시간을 들여, 어머니가 준 지시 1개조차 지킬 수 없는 어리석은 딸이었다. 그리고, 본래라면 대면조차 할 수 없는 어머니를 만나, 진심으로 그것을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장면이라고 하는데――,

「…… 그에 비해서는, 상쾌한 얼굴을 하고 있지 아ー않은가」

 정면에 서 있는 장신의 남자가, 베아트리스의 마음을 시원스럽게 폭로하듯이 그렇게 중얼거린다.
 슬쩍 올려다보는 어둠 안, 떠오르는 것은 힘없이 입술을 느슨하게하는 장발의 남자――로즈월이다. 면식이 있던 얼굴인데도, 베아트리스는 그의 모습에 위화감을 금할 수 없다.
 그것은 만났을 무렵으로부터 쭉, 광기적인 목적으로 지배되고 있던 남자의 두 눈동자에 헤매는 것 같은 색이 생겨난 것과, 광대 화장을 버리고 본모습을 쬐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상쾌하다는 의미라면, 너에게는 지는 것이야, 로즈월. 베티의 앞에 화장 없이 서다니 선대부터의 명령을 찢은 것과 다름없을 것이야」

「광대 화장은, 나에게 있어서는 싸움 화장같은 것이었던 것이라아ー구. 그것을 하는 것으로, 가면을 쓰는 것 같은 자세로 상대와 접할 수가 있었다. 다만, 깨달은 것이 있어서 마아ー알이지」

「깨달은 것?」

「화장이 있고 없음에 구애받지 않더라도, 지금의 나는 광대 그 자체가 아닌가. 그러면, 화장을 하고 하지 않는 데에 얼마나의 의미가 남아 있는 거어―얼까?」

「과연, 인 것이야」

 어깨를 움츠려 익살맞은 짓을 하는 것 같은 행동의 로즈월에, 베아트리스는 턱을 당긴다. 할 일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머리카락 롤을 만지면서, 소녀는 「그래서」라고 말을 이었다.

「네 쪽이야말로, 어머님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는 것이 아닌 것일까. 어머님과의 재회는 너에게 있어…… 너의 일족에게 있어, 비원이었을 것이야」

「…………」

「어머님과 직접적인 면식이 있던 초대부터, 지금의 너로 로즈월도 10대째 가까이. 메이더스 당주는 대대 단명이었으니, 금서고에 얼굴을 내미는 녀석도 데굴데굴 바뀌어왔던 것이야. …… 너는, 어렸을 적부터 격이 달랐을 것이야」

 메이더스가의 역사는, 깊게 관련되어 오지 않았다고는 해도 베아트리스가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봐 온 시간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에키드나의 유일한 제자로 있던 초대 로즈월. 마인 헥토르와의 싸움으로, 그 마법적 재능의 대부분을 잃은 그는, 그런데도 에키드나의 제자인 것을 단념하지 않았다.
 에키드나 사후에도 금서고에 틀어박혀 있어, 망연자실한 베아트리스와는 달리 딴 곳에 사로잡힌 것처럼 뭔가를 추구해, 어쩌면 그것을 차세대에 계승하고 목숨을 잃었다.
 그 이후, 로즈월을 계승한 차세대의 당주들은 죄다, 초대부터 내려온 마법의 힘과 발견을 반복해, 메이더스가를 확대시켜 간 것이다.

 그리고, 당대의 로즈월――즉, 눈앞에 있는 남자.
 이 로즈월·L·메이더스는, 지금까지의 로즈월 중에서도 가장 걸출한 재능을 어릴 때부터 발휘해, 베아트리스조차 내심 전율시켰을 정도의 일재[逸材]였다.
 그 실력은, 에키드나에 직접 찾아내어진 초대 로즈월조차 웃돌아, 어쩌면 세계 최강 클래스의 마법사의 이름을 가질 수 있을 정도 것일 것이다.

「그만큼의 재능이 있었던 너조차도 메이더스의 주박으로부터 도망가지 않았던거야. 죽은 어머님과 재회하는 것만을 꿈꾸어, 다만 오로지 가혹한 길을 걸어 온 메이더스의 가계…… 베티는 조금, 너희들에게 동정하고 있는 것이야」

「그런가? 하지만, 우리와 네가 얼마나 다르지? 너도, 죽은 모친의 말에 4백년간 계속 속박되었던 것에는 변화는 없다. 아니, 대가 바뀌어 온 우리와 달리, 혼자로 시간을 보내 온 너의 괴로움이야말로 누구에게도 공감은 할 수 없을 것이다. 해야 하는 것에 매진 하고 있던 우리와 달리, 계속 다만 주저앉은 너의 괴로움은」

 베아트리스의 말에, 로즈월도 또한 중후한 말로 대답한다.
 결국, 어느 쪽도 어느 쪽이다라고 생각한다.

 짧은 수명을 거듭하여 마음을 연결해, 단 한사람과의 재회를 추구한 로즈월의 가계도.
 끝나지 않는 생명을 공허한 감옥에 가두어, 약속이 완수되는 날을 기다린 베아트리스도.
 주위의 눈으로 보면, 똑같이 어리석은 광대였던 것이다.

「――――」

 잠깐, 침묵한 채로 시선을 서로 부딪치는 두 명.
 하지만, 그 조용한 대항도, 돌연 로즈월이 시선을 피한 것으로 중단된다.

「시시한 말다툼이 되었다. 어리석은 자끼리 서로를 가리켜 서로 바보 취급하는 것따위, 무익하고 우스꽝스러운 것에도 정도가 있다는 거어ー지」

「…… 뭐, 확실히 그 말대로인 것이야」

「한 가지, 괜찮을까?」

 서로의 상태를 야유하며 평가하던 로즈월이, 손가락을 1개만 세운다. 베아트리스는 무언으로 턱을 위로 향해, 부정하지 않는 것으로 긍정의 뜻을 나타냈다.
 그 소녀의 태도에 로즈월은, 관에 자는 에키드나를 살그머니 내려다 보며,

「스바루군은, 너의 『그 사람』이 될 수 있었으려어ー나?」

 질문. 그리고 『그 사람』이라고 하는 단어가 나왔던 것에, 베아트리스는 작게 숨을 삼켰다. 직접, 로즈월과 『그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받은 일은 없다. 그런데도, 그라면 베아트리스의 모르는 곳에서, 베아트리스의 일을 알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었다.
 애초에, 이전에 금서고에 출입했던 적이 있던 사람들도, 원래는 선대까지의 로즈월이 데려 온 인간이다. 그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어, 그것을 자손에게 전하는 일도 당연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실 그대로 말하면, 스바루조차 지금의 로즈월이 데려 온 인물이다고 바꾸어 말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 일을 말하면, 분명 스바루 본인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 어째서, 웃지?」

「――아아. 미안한 것이야. 별로, 로즈월을 비읏은 것이 아니야. 다만, 떠올렸더니 재미있었을 뿐인 것이야」

 머릿속에서 정확하게, 흑발의 청년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상상할 수 있었던 것이 재미있었다. 그만큼 단순이라고 해야할 것인가, 그 이상의 일은 그다지 생각하고 싶지 않다.
 다만, 베아트리스는 로즈월의 대답에 고개을 옆으로 흔들었다.

「그 남자는…… 스바루는, 베티의 『그 사람』으로는 적당하지 않은거야」

「…… 호오」

「애초에, 스바루에는 어머님의 금서고의 지식을 계승하기에는 온갖 자격이 부족한 것이야. 교양도 지식을 이용하는 목적 의식도 없고, 그 토대도 없는 것이야. 거기에 얼굴이 멋지지 않고, 강함도 쓸모없어, 마법도 아예 사용할 수 없고, 다리도 짧은 것이야. 베티가 계속 기다린 『그 사람』이라니 도저히 도저히 라는 것이야」

「그거어ー언, 꽤나 엄격한 평가가 아아ー닌가」

「그래, 베티는 엄격한 것이야. 그러니까 4백 년간, 오는 기회마다 날려버려왔던 것일 것이야. …… 베티의 어리광에, 『그 사람』을 휘둘렀던 것이야」

 지금 와서 생각하면, 베아트리스를 금서고로부터 데리고 나가려고 한 사람들에 대한 죄악감같은 것이 있었다. 그들도, 야심이나 자신 본위인 감정만으로 베아트리스에 손을 뻗어왔던 것은 아니다. 개중에는, 베아트리스를 배려한 말도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베아트리스는, 그 뻗어 온 손을 죄다 뿌리쳐 버렸다.

「『그 사람』은 반드시, 베티가 선택해야 했던 것이야. 말을 걸어 준 한사람 한사람과 마주봐, 분명하게 대답을 내야 했던 것이야. 금서고의, 에키드나의 지식을 계승하는 것에 적당한 누군가를, 베티가 선택하는…… 반드시, 그런 것이었을 것이야」

「하지만, 네가 선택한 스바루군은 『그 사람』에는 적당하지 않은 것은 아닌가?」

「그런 것이야. 그렇지만, 그것으로 좋은 것이야. 베티가 선택한 것은 스바루야. 『그 사람』이 아냐. 스바루를, 선택한 것이야」

 베아트리스의 대답에, 로즈월이 숨을 죽여 눈을 크게 여는 것을 눈치챘다.
 에키드나를 그리워해, 모든 것을 다하는 그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답일지도 몰라. 아주 조금 전까지 같은 입장이었던 베아트리스에는, 아플 정도로 로즈월의 기분을 알 수 있었다.
 알기 때문에, 말을 다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스바루는, 『그 사람』이 되어달라는 소원을 코웃음친 것이야. 그런 얼굴도 모르는 녀석보다, 자신이 너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고 지껄였던 것이야」

「그것은…… 오만한 대답이구나」

「그렇지만, 억지라도 싫지는 않은 것이야」

 허울 좋게 말을 늘어놓으며, 베아트리스에게 어떻게 해야 한다고 타이르거나 에키드나의 지식을 자신이라면 어떻게든 살릴 수 있다고 말해지는 것보다, 날카로운 칼날이었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늘어놓아도 스바루군의 가장 소중한 것이 네가 될 수는 없을 거야? 그것은 지금의 그를 보고 있으면 알 수 있고…… 나는, 알고 있어」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야, 로즈월」

「착각?」

「베티는 별로, 스바루의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금서고를 나왔던 것이 아니야. 스바루를 베티의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하고 싶기 때문에, 금서고를 나온 것이야」

 나를 선택하라고, 그렇게 말해져 버렸다.
 네가 없으면 외롭고 살아갈 수 없다고 그렇게 말해져 버렸다.

 적당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듣기 좋은 헛소리라고도 생각한다.
 그렇지만, 베아트리스의 마음은 흔들려 버렸다. 울려 버렸다. 4백 년간, 쭉 같은 장소에서 굳어 있던 마음이, 동요되어버렸다.

 그리고, 그의 손을 잡아 금서고를 나온 순간의, 울고 싶어질 듯한 해방감을 알아 버리자, 마음은 멈추지 않았다.

「역할을 내던진 것으로, 어머님의 정령으로서의 자격을 잃는 것이라고 해도 베티는 상관없는 것이야. 베티는 이제, 계약자 나츠키 스바루의 정령인 것이야. 그것을 후회하는 일도 부끄러워하는 일도…… 이제 없을 것이야」

 혹은 이것은, 로즈월에게 있어서는 배반인지도 모른다.
 베아트리스와 같이, 에키드나의 주박에 4백 년간 계속 묶여있던 그에게, 먼저 빠지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배반인지도 모른다. 성취라고 하는 형태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내던지는 형태로 빠진다.
 어머니에게도, 로즈월에게도, 얼굴을 드는 것은 변덕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

 마음은 벌써 정해져 있다. 손을 벌써 잡아버린 것이다.
 베아트리스는 지금부터는, 세피아색이 되지 않는 선명함을 강하게 새기며 보낸다. 긴 긴 시간의 끝에, 중요한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 새긴다.
 그러니까 입을 다물고, 로즈월이 무슨 말을 할지를 기다린다.

「그렇게 긴장할 필요는 없다고. 나는 아무것도 마녀 에키드나의 대변자라고 할 사람이 아니다. 네가 어떤 대답을 냈다고 해도, 그에 대해 말참견하는 것 같은 권리를 나는 소유하지 않아. 좋을 대로, 하면 돼」

「로즈월……」

「게다가, 네가 내던지지 않았다고 해도, 너에 대한 에키드나의 명령은 결코 완수될 일은 없었다. 나는, 나의 소망을 우선하기 위해서 너를 희생하려고 한 것이니까. 배반이라고 한다면, 그 쪽이 상당히 배반이라고 해야겠지만」

「――――」

 참회하듯이, 로즈월은 저택에서 일어난 사건의 죄를 인정한다.
 베아트리스도 금서고에서 깨닫고 있던 것처럼, 저택에서 베아트리스의 생명을 빼앗으려고 획책한 것은 로즈월이다. 그것도 모두, 로즈월의 복음서에 기록된 까닭의 행동이었을 것이라고 꿰뚫어 보고 있다. 그것이, 어떤 형태로 연결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로즈월. 너, 복음서는 어떻게 한 것이야?」

「…… 타 버렸어. 주인에게 반항하는, 나쁜 메이드의 손에――. 그러니까 미래는 모두 잿속으로. 혹은 이것도 저것도 전부 다,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마아ー알이지」

「전부, 텅 비어 미래도 안 보인다…… 그에 비해서는, 너도 상쾌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야」

「――그에 관해서는, 어떨까아―나」

 방금전의 교환을 전부 다시하는 베아트리스에, 로즈월은 숙였다. 그리고 그는 관 안의 에키드나를 향해, 닿지 않는 손가락을 편다.

「요구하는 대답에, 반드시 이어지고 있는 길을 잃은 것은 슬프고, 무섭다. …… 하지만, 읽고 진행한 적이 없는 이야기를 읽으며 진행하는 기쁨도, 거기에 있는지도 몰라. 이제 4백년 이상이나 전에, 느낀 채의 생각이니까, 진짜인가 어떤가 모르겠지만」

「……?」

 미묘하게 위화감이 있는 내용에, 베아트리스는 미간을 좁힌다.
 그것을 본 로즈월은 작게 입술을 벌어지게 하며, 의문을 띄우는 베아트리스에 「정말로, 나와 너는 말을 주고받은 일이 부족해」라고 자조하듯 말했다.

「어쩔 수 없다, 는 것으로는 끝나지 않는 것이게에―엤지. 맹목적이지 않으면 안 되었던 당초와 달리, 우리에게는 시간이 있었을 거야. 같은 저택 안에서 보낸 시간은, 그 이상으로 있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같은 것을 보고 있었는데도, 그 보고 있는 것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무서워하듯이 계속 피해왔으니까 말이지」

「로즈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이야」

「옛날과 같이…… 선생님의 연구실에서 함께 보낸 것처럼, 이 4백년동안 함께 보내는 것도 할 수 있었을 텐데, 라고 하는 이야기야」

「선……!?」

 온화한 로즈월의 말에, 베아트리스는 그리운 울림을 찾아내 숨을 삼킨다.
 그것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삼킨 소녀는 떨리는 숨을 내쉬면서,

「설마, 너…… 로즈월, 이라고 하는 것이야?」

「나는 쭉, 로즈월이라고?」

「달랏! 그게 아니라…… 알고 있을 것이야!」

「농담이야. 말 그대로, 나(私)는――나(僕)는, 로즈월이야, 베아트리스」

 자칭이 바뀐 순간, 베아트리스의 눈에 로즈월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남색의 장발에 장신의 남자의 모습에, 같은 머리카락의 색을 한 나이 젊은 청년의 모습이. 그것은 일찍이 에키드나를 그리워하며, 그 뒤를 쫓아 헤매던 재능이 흘러넘치는 청년이어서,

「라고, 하면…… 로즈월, 너는, 어떻게……!?」

「원리는, 선생님이 생각한 불로불사 탐구 중의, 영혼의 전사 기술의 응용이야. 이 『성역』에서 행해진 실험중, 리스크가 가장 낮은 것을 채용해, 자신에게 행했다」

「영혼의 전사…… 빈 그릇에, 의식과 기억을 전사해, 주관적인 불로불사를 성립되게 하는 실험…… 하지만, 그것은 영혼이 정착하지 않아 불완전한 실험으로 끝났을 거야!」

「빈 그릇으로는, 전사하는 영혼과의 정착율이 부족해서 말야. 한 번은 좌절했지만…… 나는 그 문제를 억지로 해결했다. 그릇과 영혼과의 친화성이 문제가 되었다면, 그 친화성을 가까이 해 주는 것으로 문제는 넘을 수 있어」

 그릇과 영혼과의 친화성, 그것을 문제로 좌절한 연구다.
 류즈 메이엘을 『성역』의 핵으로 한 뒤 결정화한 류즈의 존재를 다른 실험에도 활용할 수 없을까 생각한 에키드나의 광기적인 지식욕의 결과의 하나.
 하지만, 복제된 류즈의 육체는, 다른 영혼을 받아들이는 소양을 가지지 않고, 결과적으로 실험은 실패했다. 그것을 로즈월은, 그릇과 영혼을 가까이 하는 것으로 클리어 했다고.
 그리고 그 의미를 곱씹어, 눈앞에 선 로즈월의 존재를 진정한 의미로 해석한다.

 ――초대 로즈월은, 존재하는 가까운 자손의 육체에 자신의 영혼을 전사하는 것으로, 스스로의 소원을 실현하는 길을 개척하며 계속되어온 것이다.

「나를 인간도 아니라고, 그렇게 매도하려나? 베아트리스」

「…………」

「선생님과 재회하는 것만을 바래, 아무것도 모르는 자손들을 그릇으로 늘어 놓는 나의 비도[非道]를, 너는 사람이 아니라고 그렇게 매도할까?」

 로즈월의 말이, 베아트리스에게 꽂힌다.
 그러나, 몹시 침착한 눈으로 이쪽을 보는 로즈월의 태도는, 마치 베아트리스로부터의 규탄을 기다리는 것 같이 보이는 듯이 생각되었다.
 로즈월도 또한, 심판받고 싶은 것일까. 에키드나와의 계약을 파기한 것을, 에키드나를 요구하는 로즈월에게 보고한 자신과 같이.

 에키드나를 아는 베아트리스에게, 로즈월도 그 행동의 시비[是非]를 묻고 싶은 것일까. 4백 년간이나 계속되는, 그의 한결같고 민폐되는 짝사랑의 집념을.

「…… 그것을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은, 베티의 역할이 아닌 것이야. 이렇게 말하긴 뭐하지만, 베티는 너의 자손과의 관계는 얕았던 것이야. 뭐, 이제와서 생각하면 그것도 전부 너였던 것이 되는 것이야. 그러니까, 너가 자손을 자신의 주춧돌로 했던 것에는 혐오감이라는 단어 자체 이상의 혐오감은 없을 것이야. 뭐, 우와아, 라고는 생각하는 것이야」

「우와아, 인가. 엄하기도 하아ー네」

「그렇지만 아무튼, 그것 뿐인 것일까. 그것보다, 4백 년전의 지기가 살아 있어 준 것을 솔직하게 기뻐하고 싶은 것이야」

「…… 그런, 가」

 베아트리스의 대답에, 로즈월은 명목[瞑目]했다. 혹은 그것은 그가 원하고 있던 대답이 아닌 것인지도 모르지만, 베아트리스가 알 바는 아니다.
 베아트리스는 베아트리스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한다. 그렇게 하자고, 금서고를 나왔을 때에 결정한 바로 직후다. 그러니,

「로즈월. 좀, 거기에 앉아보는 것이야」

「앉아? 여기 말인가?」

 발 밑을 가리켜, 그렇게 지시하는 베아트리스에 로즈월은 고개를 갸웃한다. 수긍하는 베아트리스에 따르며, 로즈월은 몹시 놀라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로즈월이 앉는 것을 보면서, 베아트리스는 오른쪽 다리의 구두를 벗는다. 그것을 오른손에 제대로 끼워 넣고,

「이를 악무는 것이야」

「――긋!?」

 딱 좋은 높이가 된 따귀에, 구두를 장비한 오른손 손바닥 치기가 꽂힌다.
 기분이 좋은 소리가 울려, 로즈월의 얼굴이 옆으로 돌아갔다. 붉어진 뺨을 누른 채, 로즈월이 몹시 놀라고 있다.
 그 사이에, 베아트리스는 오른손으로부터 뺀 구두를 다시 재차 신었다.

「베티는 마음이 후하기 때문에, 이것으로 용서해 주는 것이야. …… 어쨌든, 단순한 결과에 지나지 않는 것이야. 스바루도, 너를 용서하는 것 같고, 용서해 주는 것이야」

「…… 아무도 죽지 않고 끝났다는, 결과론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것이야. 그리고, 죽게하지 않도록 분주하게 돌아다닌 스바루는 굉장한 것이야. 너도, 조금은 스바루를 본받는 것이 좋은 것이야」

「――. 하, 하하하! 그러어ー언가! 내가, 그를 본받는 것이 좋다고! 하하! 이것은 이것은…… 아아, 정말로, 우스운 일이 아아ー닌가」

 허리에 손을 대는 베아트리스를 앞에 두고, 로즈월은 최고급의 농담을 들은 것처럼 웃는다. 견디지 못할 웃음에 뒤로 젖히며, 로즈월은 벽에 머리를 부딪친다. 그대로 몇번인가, 후두부를 벽에 부딪쳐, 「하아」라고 깊은 숨을 내쉬었다.

「미안하다. ――나는 아무것도 잘못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생각이지만. 그것만은 말하게 해 줬으면 해」

「필요 없는 것이야. 사과한다면, 베티 이외의 모두에게 하는 것이야」

 가차없는 베아트리스의 대답에, 로즈월은 「그렇네」라고 수긍했다.
 그리고 그는 지면에 앉은 채로, 관을 올려본다.
 그리고,

「베아트리스. 여기로부터는 또, 나와 너만의 이야기다」

「――――」

 소리를 죽이는 로즈월에, 베아트리스는 눈가를 좁힌다.
 팔짱을 낀 채, 우선 이야기해 보라고 베아트리스는 턱을 흔든다. 그 행동을 지켜본 로즈월이 관에 손을 대며 일어서, 안의 에키드나를 응시한다.
 그 색이 다른 두 눈동자에, 미칠 듯한 정도의 정열을 품고,

「――선생님과의, 진정한 재회가 실현된다면, 너는 거기에 협력해 줄래?」


※※ ※ ※ ※ ※ ※ ※ ※ ※ ※ ※ ※


「꽤, 나오지 않는구나. 쌓인 이야기도 있을 것이지만, 너무 쌓인 거 아냐?」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상황이 답답해져, 광장에서 기다리는 스바루는 입술을 뾰족하게 한다.
 벌써, 그때 부터 추가로 한층 더 눈사람이 10개 정도. 총합 30개에 달하는, 여러가지 표정의 팩 빙상에, 『성역』의 주민이나 에밀리아는 못박혀 있다.
 덧붙여서 방금전까지 부럽게도 에밀리아의 무릎을 빌리고 있던 람은, 지금은 많이 회복한 모습으로 돌층계에 느긋하게 체중을 맡기고 있다. 다만, 그 시선은 몇번이나 묘소에 향하고 있기 때문에, 안을 신경쓰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개안[開眼]한 베아트리스와 소강 상태의 로즈월이다.
 그다지 난폭한 것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람의 염려도 모르는 건 아니다. 특별히, 자포자기가 된 로즈월이 침착했는가 어떤가, 직접, 그 입으로부터 심경을 확인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만, 괜찮은 것이 아닐까 이쪽에서 마음대로 생각한 것 뿐.

「뭐, 그걸 포함해서 베아코에게 맡긴 거지만」

 교제의 길이는, 람보다 베아트리스가 길 것이다. 묘소안에 여성의 망해[亡骸]――에키드나의 것이라고, 베아트리스로부터 들었다.
 그것을 앞에 두고 이야기한다면, 한 때의 나날을 아는 두 명만 있는 편이 좋을 것이다.
 에키드나의 망해[亡骸]를 어떻게 취급할까에 관해서는, 스바루는 다음에 참견하면 되는 화제다.

「거기에 향후의 방침은, 가필들이 합류하고 난 후가 세우기 쉽고」

 저택으로부터 무사하게 그들이 탈출해 주었다면, 곧바로 『성역』를 목표로 향하고 있을 것이다. 청년단의 한사람에게 전갈을 부탁해, 돌아오고 있던 용차 중 한 대를 아람마을까지 달리게 하고 있다. 늦어도, 내일 밤에는 합류할 수 있을 것이다.
  『성역』를 덮은 눈이나, 피해의 정리. 그것들에 소비하는 시간의 일도 생각하면, 그정도의 빈 시간이 있는 것이 좋다. 기분을 안정시키는 의미에서도 충분하다.

 스바루도 시간을 잊고 눈사람을 만드는데 집중한 것으로, 기분적으로는 꽤 침착한 상태로 있다. 로즈월과도, 냉정하게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습니다. 할 수 있을 생각입니다.

「스바루, 수고했어…… 왜, 붕붕 팔 휘두르고 있는 거야?」

「아, 아니, 딱히? 그 광대 녀석한테 죽빵 한대 날리려고 쉐도우 복싱 하고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니야! 왠지, 아마 먼저 해주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들고!」

「그래?」

 의미를 잘 모르는 듯한 얼굴로, 근처에 온 에밀리아가 고개를 갸웃한다.
 그리고 그녀는 스바루의 근처에서, 죽 줄선 설상의 장관을 즐기면서,

「만들기도 만들어버린, 팩의 산이네. 본인이 보고 있었다면 반드시 기뻐할 것 같아」

「그럴까? 본인이라면 『나는 좀 더 프리티하다고 생각하지만』 하고 불평 붙이는 모습이 눈에 떠오르지만」

「아, 지금 건 비슷할지도. 팩도…… 아, 지금은 자고 있는 것 같아」

 스바루의 대답에 웃으며, 에밀리아는 품으로부터 푸른 결정을 꺼내 중얼거린다.
 깊은 푸른 기운를 띤 결정은, 그 형상이 어느 정도 정돈되어, 지금은 에밀리아의 손안에서 눈을 비추는 태양의 빛의 반사를 받고 있다.
 그 결정안에, 에밀리아와의 계약을 해제한 팩이 봉쇄되어 있다.

「그렇지만, 그 상태로는 전같이 불러낼 수 없는 거지?」

「응, 그래. 이 결정석은, 팩 정도의 강력한 정령을 봉하기에는 순도가 부족한 거 같아. 지금은 팩이 거의 활동하지 않고 있으니 망가지지는 않고 있지만…… 이대로는, 손대거나 이야기하거나 할 수는 없으려나」

「좀 더 제대로 된 돌이 필요한 거로군. 전의, 초록색 녀석같은」

 에밀리아가 목으로부터 내리고 있던 결정석. 팩의 계약해제에 수반해, 산산히 부서진 그것은 상당히 희소성이 높은 결정석이었던 것 같다.
 원래는 팩이 에밀리아와 계약할 때, 지참하고 있던 것 같아, 어디서 손에 들어오는지는 에밀리아에겐 매우 미지수인 일이다.

「그렇지만, 언젠가 반드시, 거기에 필적하는 돌을 손에 넣어 팩을 되찾을 거야. 그리고…… 다양한 일을 이야기하고 싶어. 팩이 나에게 입다물고 있었던 일도, 내가 그 덕분에 찾아낼 수 있던 것도, 전부」

 남보라빛 눈동자에 결의를 품고, 에밀리아는 사랑스러운 듯이 결정의 표면을 손가락으로 쓰다듬는다.
 그 옆 얼굴이 팟 할 만큼 아름답게 생각되어, 스바루는 작게 숨을 삼켰다. 그 스바루를 알아차린 에밀리아가 「응?」라고 치뜬 눈으로 이쪽을 보아, 스바루는 코를 비빈다.

「아―, 아니, 그…… 에밀리아땅, 느낌이 바뀌었네요. 뭐랄까, 귀여운 것은 전부터 그랬지만, 조금 강해진 듯한 느낌이 됐다?」

「그렇다면, 그건 스바루나 모두의 덕분. 나, 얻은 것 뿐이니까. 빨리 모두에게 여러 가지 것들, 갚을 수 있게 되고 싶은데」

「얻은 것 뿐――이라면, 나도 그것뿐인 기분이지만 말야」

 스바루도 에밀리아도, 모두 무력함을 통감해 온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서로 상처를 핥아주고 싶을 뿐만인 것은 아니다. 에밀리아의 지금의 태도에, 스바루는 그것을 느껴 믿음직하기도, 외롭기도 하다.
 겨우, 조금은 자신을 가져 그녀를 지지하는 힘을 하나라도 얻을 수 있었는데, 정작 중요한 에밀리아는 그것을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까지 마음대로 달려가 버린다.
 쭉 달리고 있는데, 따라잡을 수 없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그런데, 스바루…… 저기, 말야」

「응?」

「묘소안의 두 명, 늦네. …… 응, 늦어」

 감상에 스바루가 잠겨 있던 중, 문득 에밀리아가 머뭇거리며 말을 걸어 온다. 힐끔힐끔 그녀가 시선을 향하는 것은, 변함 없이 변화가 없는 묘소다.
 다만, 그것과 정반대로 에밀리아의 쪽의 안색이 자꾸자꾸 바뀐다. 옆 얼굴이 주홍으로 물들어, 타인보다 조금 긴 귀까지 새빨갛게 물드는 것을 보고, 스바루는 당황한다.

「에, 에밀리아땅!? 뭔가 굉장한 기세로 얼굴이 붉어지고 있지만, 괜찮은 거!?」

「괘, 괜찮아. 전혀 괜찮습니다. 그것보다, 그, 이야기가 있습니다」

「네, 네에, 송구합니다만」

 왠지 경어인 에밀리아에 대항해, 스바루도 어쩐지 경어로 대답해 버린다.
 에밀리아는 주위를 확인해, 근처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붉은 얼굴인 채로 가만히 스바루를 응시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스바루의 입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저기, 말야…… 스바루가 그, 나를…… 조, 좋아한다고 말해 준 거지?」

「에, 아, 네. 말했습니다. 좋아합니다」

「――읏. 그건, 그, 엄―청, 엄―청 기쁘지만」

 얼굴을 붉게 한 에밀리아의 말꼬리에, 스바루는 싫은 흐름을 느낀다.
 여하튼, 끝이 「기쁘지만」이다. 이것에 이어지는 말은, 스바루의 상상 안에서는 1개 밖에 있을 수 없다.
 이것은 완전하게, 『친구로 있읍시다』의 흐름이다.

「그렇지만,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에밀리아땅이 나를 뒤돌아 보는 걸 기다리고, 뒤돌아 보게 하기 위해서 노력할 거고」

「그, 건…… 그것도, 기쁜거야. 그렇지만, 역시, 그렇게 말해줘도, 나의 안에선 아직,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다는건 어떤 일인가 잘 몰라서」

「…………」

「전의, 용차 때도 그렇고, 이번 묘소에서의 일도 그래. 스바루는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주는데, 나, 또 아무것도 말해줄 수 없어. 그것이, 엄―청 잔혹한 일라고, 생각해서……」

 말이 약해지는 것을 들으면서, 스바루는 안도에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결국은, 에밀리아의 대답은 현상 유지다. 전과 변함없이, 그렇다면 좋다.

 거듭되는 스바루의 끈질긴 고백을 받아, 싫게 되었다는 것만 아니면 괜찮다. 에밀리아가 헤매고 있어 준다면, 스바루는 몇 번이라도 손을 내밀 수 있다.
 그런 스바루와 에밀리아의, 서로의 생각에 대한 약간의 엇갈림. 그것이, 다음의 에밀리아의 한마디로 어찌되든 상관없어진다.

「다만! 그, 배의 아기의 이야기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

 ――――。
 ――――――――。
 ――――――――――――。

「――응?」

「남자 아이나 여자 아이인가, 아직 모르지만, 어느 쪽이든 제대로 귀여워해 주지 않으면 안되고! 그렇지만, 나, 전혀 그런거 배운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하면 좋은지 몰라…… 그러니까,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은」

「자, 자, 자자, 잠…… 기, 기다려, 기다려……」

 새빨간 얼굴로 말을 쏟아 오는 에밀리아를, 스바루의 사고가 따라잡지 못한다.
 에밀리아도 말이 빨라져 숨을 난폭하게 하고 있어, 흥분 상태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그녀와 지금의 자신이, 온전히 대화를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에밀리아땅, 우선 심호흡 해, 조금 침착해. 나도, 지금, 심호흡 하면서 가볍게 진정할게. 아, 정확히 좋은 곳에 눈이」

 주저앉아 눈을 주워, 그것을 얼굴에 대어 스바루는 물리적으로 머리를 식힌다. 에밀리아가 심호흡 하는 것을 들으면서, 노력해 냉정하게 스바루는 골똘히 생각했다.
 에밀리아의 배에 아기. 그리고, 모친은 에밀리아, 부친은 스바루. 의미를 모른다. 스바루, 틀림없이 어른의 계단을 오른 적은 없다.

「에밀리아땅. 아기는, 아이라는 것이지요?」

「그, 그래요. 왕선 한중간에 이런 건, 큰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만, 태어나는 아기는 나쁘지 않고, 분명하게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거야! 이 아이가, 최초로 사랑받아야 할 상대에게 분명하게 사랑받을 수 있는 아이로 해 주고 싶어」

 에밀리아의 결심은 고상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어긋나고 있다. 스바루는 에밀리아와 그런 일을 한 적은 없다. 그러면 에밀리아가 다른 누군가와. 아니, 그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에밀리아땅…… 아기는, 황새가 물어다 주는 것도 양배추밭으로부터 주워올 수 있는 것도 아니야?」

「그렇지만, 남자와 여자가 츄――하면 아기가 생기는거지?」

「――――」

 경악했다.
 에밀리아의 부족한 성 지식에도, 그렇게 착각 하고 있는 귀여움에도 경악했다.

「스바루? 무슨 일이야? 스바루도 참」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에밀리아가 입을 다문 스바루의 이름을 부른다.
 그 얼굴에는 어딘가, 어머니로서의 자각에 의한 강함이 생겨나고 있는 것처럼도 보였다. 혹시, 에밀리아가 조금 강해진 생각이 든 것은 그 탓이었는가도 모른다. 라고 하면, 이 착각를 바로잡는 것은 좋지 않은 것일까.

 ――부정. 단호하게 부정. 그런 걸 말할 때가 아니다. 이대로라면, 에밀리아는 상상임신 한 채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나날이, 상상 속에서 부풀어 오르는 배에 말을 거는 자모 에밀리아. 그건 그걸로 귀엽지만, 그걸 그대로 두면 문제다.

「스바루, 혹시 츄――한 것 후회하고 있는 거야……?」

「전혀 하고 있지 않고, 몇 번이라도 하고 싶지만서도!?」

「그, 그렇구나……」

 더욱 더 오해가 깊어지는 흐름에, 스바루는 척수반사한 것을 후회한다.
 지금 것은 에밀리아의 인식적으로는, 스바루가 몇회에서도 아이를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것과 똑같다. 그런 기분은 있지만, 그것은 좀 더 단계를 밟고 나서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그 최초의 단계로서 에밀리아에 올바른 지식을 하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그것을 스바루가 해야 한다는 것은, 어떤 상황인 것인가.

「워, 원망한다고, 팩……!」

 여기에 없는, 지금도 깊고 결정석 안에서 계속 자고 있는 고양이 정령에게, 스바루는 원망의 말을 중얼거렸다.
 뇌리에 작은 고양이가 머리에 손을 대며, 「데헷」라고 혀를 내미는 것이 보인 것 같았다.


 ――갈등의 끝에, 스바루가 자세한 이야기를 하는 역할을 람이나 프레데리카에 맡기면 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에밀리아에게 아이의 이름을 결정하자고 졸라지고 있는 도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