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8일 화요일

리제로 번외장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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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장 ① 『어느 자매의 관계』



 ――보고 있자니 답답하다, 라고 하는 것이 그 광경을 본 전원의 공통 의식이었다.

「여, 여어, 누님. 그 짐, 무거워 보이네. 이몸이 옮겨 줄까?」

「가피…… 괜찮아요. 언제까지나 손님으로 대우받고 있어서는 떳떳하지 못하니까, 약간 돕고 있는 것 뿐이에요. 가피는 유유자적하게 보내면 돼요」

「그, 그런가. 아, 알겠어. 무슨 일 있으면 말해 달라고」

 손수레를 끄는 프레데리카에게 짧은 말로 응하고, 가필은 우두커니 선 채로 뺨을 손가락으로 긁는다. 한편, 프레데리카도 그런 가필을 잠시 응시하고 있었지만, 곧바로 기분을 고친 것처럼 일로 의식을 되돌려 버렸다.

 작은 차바퀴가 마루를 긁어, 희미한 소리를 내면서 저택의 통로를 안쪽으로 나아간다.
 멀어지는 누나의 등을, 가필은 멍한 얼굴로 배웅하고 있었다.

「……답답해」

 짧은 금발을 쥐어뜯고, 신음하는 듯한 목소리를 높여 누나의 반대편으로 걸어가버리는 가필. 그런 광경을 복도의 모퉁이로부터 보고 있던 스바루는 이마에 손을 대고, 지금의 참으로 답답한 대화를 한탄했다.

「제대로 침착하게 재회한 지 일주일이나 지났는데도…… 그 두 명, 엄―청 어색해보여」

 그렇게 흘린 것은, 스바루와 같은 장소에서 똑같이 몸을 감추고 있던 에밀리아다. 스바루가 주저앉고, 에밀리아가 위에서 들여다 보듯이 조금 전의 대화를 지켜본 참이었다.
 에밀리아의 한숨이 멀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스바루는 일어서 허리를 돌린다.

「10년 만의 재회…… 그것도, 10년 간 소식 없던 사이에서의 재회니까. 그 때의 이별이 서로의 건투를 비는 느낌이 아니었다고는 들었으니까, 어색한 것도 모르는 건 아니지만……」

 팔짱을 낀 채, 고개를 기울인다.
 모르는 건 아니지만, 안타깝다. 답답하다. 보고 있으면 등이 가렵다.
 가필과 프레데리카 남매는, 재회 이래 쭉 그 상태다. 그것도, 다른 사람의 눈이 있는 장소에서는 나름대로 양호한 모습을 가장하고 있는 것이 성질이 나쁘다.

 감정에 솔직하고 단순하게 보이는 가필이지만, 의외로 머리도 돌면서 연기도 할 수 있다. 프레데리카의 행동 능력은 말할 필요도 없고. 미리 짜놓았던 것도 아닐텐데도, 그 남매는 지금까지의 며칠 사이 많은 눈을 속여왔다.
 그렇다 해도, 왠지 그 두 명이 단 둘이 되는 타이밍을 마주하는 일이 많았던 스바루에는 뻔히 보임이었고, 이번은 에밀리아에도 목격된 것이지만.

「가필 쪽에서는 다가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프레데리카가 왠지 똑바로 봐 주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모처럼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어째서?」

「이별할 때 여러가지 있었다면, 재회를 단순하게 기뻐한다는 것도 어려운 걸거야. 아니, 나도 완전하게 만화 지식이지만. ……문제가 있는 건, 프레데리카 쪽인가」

 에밀리아의 말대로, 가필은 흉금을 열 각오가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대하는 프레데리카의 태도가 좋지 않다.
 아마, 프레데리카가 느끼고 있는 것은 남동생에 대한 죄악감같은 것일 것이다. 『성역』에 방치해버린 가필. 그 동안, 가필이 짧지 않은 시간 중에서 담담하게 송곳니를 닦아, 완고한 아이의 마음을 길러 버렸다.
 이번 『성역』을 둘러싼 소동 가운데, 3분의 1 정도는 그것이 장해였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사태를 부른 것의 일단은, 확실히 그녀에게 책임이 있다.

 라고는 해도, 프레데리카가 가필을 내버린 것은 아니고, 누가 나쁘다고 할 일이 아닌 사건이다. 라고 할까, 누가 나쁜지 말하자면 나쁜 것은 로즈월이다.
 그래서, 스바루도 다른 면면들도 프레데리카와 가필을 탓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주위의 생각과, 당사자 본인의 생각은 다르다고 하는 것이겠지.

「고생스러운 이야기구나……」

 결국, 프레데리카의 책임감이 너무 강하다고 하는 이야기인 것이다.
 원래, 『성역』이라고 하는 장소가 사라졌을 때, 안의 주민이 곤란하지 않도록 지낼 곳을 만들려고 밖의 세계에 내디딘 프레데리카다. 10세 전후의 소녀의 결단으로서는 너무나도 고상하고 무거운 그것을 짊어지고 왔다. 혹은 그 기백조차, 가필을 방치하고 온 것에서 기인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결과, 『성역』이 없어져, 프레데리카의 염려한 사건은 현실이 되었다.
 그녀의 움직임 덕분에, 『성역』의 주민을 받아들일 태세는 변변치 않았기는 했지만 형태가 되어 있었다. 그 점의 공적은 스스로도 자랑스러워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달성감보다 죄악감이 큰 것은, 자책하는 마음이 너무 강한 탓일 것이다.

「랄까, 안되잖아, 그런 거. 굉장한 일을 했다면 가슴을 펴야지」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리고 미안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면, 분명하게 사과해야지. 그리고 용서받고서…… 그 두 명은, 사이좋게 있어 주었으면 하는데」

 벌써 가필과 프레데리카 양쪽 모두의 모습이 사라진 복도.
 방금전까지 두 명이 대치하고 있던 장소로 눈을 돌려, 에밀리아가 남보라빛 눈동자를 가늘게 해 보인다. 그 옆 얼굴을 엿보고, 스바루는 「그렇지」하고 끄덕었다.

「좋아. 여기는 한 번, 우리들이 어떻게든 되도록 등을 밀어주도록 할까」

「등을 밀어준다니…… 화해시켜 주는 거야?」

「그래그래. 뒤틀린 형제, 남매, 인간 관계. 점성이 너무 강해서 움직일 수 없다면, 외야가 휘저어 새로운 공기를 넣어보지 않겠습니까」

 손뼉을 치고, 스바루는 손가락을 하나 세우는 제안의 자세.
 에밀리아는 잠깐 침묵한 채 생각한 뒤, 결심한 얼굴로 끄덕였다.

「그러, 네. 응, 가족은 사이좋게 있어줘야 한다고 생각해. 알았어. 하자. 사력을 다해서, 그 두 명을 화해시켜 줘야지」

「사력을 다한다니 요즘 못 듣는 말일세……」

 작게 주먹을 굳혀 의지 충분한 에밀리아에게, 스바루는 멍하니 중얼거린다.
 생각해보면, 이 대화와 이 딴죽도 오랜만이라고 생각하면서.


※※ ※ ※ ※ ※ ※ ※ ※ ※ ※ ※ ※


『성역』를 둘러싼 여러 문제가 일단의 낙착을 보였던 것도 순간, 에밀리아 진영을 덮친 것은 장렬한 사후 처리의 문제와 향후의 거점 따위의 문제였다.

 로즈월의 계획(본인은 관여를 일부 부정)에 의해 불타 내려앉은 저택.
 재건을 하게 된다고 해도, 완전히 새까맣게 되버린 것의 재건에는 시간이 걸린다. 아무래도 이 세계에도, 형태를 잃은 것을 재생시키는 것 같은 편리한 마법이나, 일순간에 건물을 짜 올리는 것 같은 풀 메탈 알케미스트적인 기술은 없는 것 같다.
 평범하게 근처의 마을이나 마을의 토건가게, 혹은 귀족의 저택이나 별장을 만드는 전문 직공을 불러 만들게 하는 것밖에 수단은 없다는 것이다.

「그으―래봤자, 그 저택은 본저[本邸]가 아닌 별저…… 왕선이 시작되기 전에, 에밀리아님의 존재를 눈에 띄게 하지 않기 위해서 숨겨뒀던 장소였으니까 마아―알이지. 왕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머지않아 본저로 거점을 옮길 생각이었던 거야. 그으―러니까, 말할 정도의 문제는 딱히 없다고 하는 거어―지」

 불타서 내려앉은 저택과는 다른 거점을 요구했을 때의, 로즈월의 대답이 그것이다.
 듣자하니 , 메이더스가가 소유하는 저택이 불탄 별저와는 별도로 몇개인가 있는 것 같고, 그 중에서 본저[本邸]로 여겨지는 장소가 향후의 거점으로서 준비된 것이라고.

 유지 관리를 맡기고 있는 관계자를 제외하고는, 거주자가 없다는 본저.
 일단, 그쪽의 저택이 주인들을 맞아들일 준비가 갖추어지는 대로, 그 쪽으로 거점을 옮기는 일이 될 것이다.
 문제는 그 때까지, 불탄 저택 대신에 어디서 보낼까였던 것이지만.

「그것도 안심, 실수는 어어―없다마다 . 『성역』에서부터 그다지 떨어지지 않은 토지에, 나아―의 친척의 저택이 있다. 메이더스와는 분가관계지만 말이지. 거기에서 머무를 수 있을 거야. 너무 여럿이 찾아가서는 곤란하게 만들어 버리겠지만 말야」

 로즈월의 친척, 이라고 하는 것이 불안 요소였지만, 그 제안에 오르는 것 이외의 선택지가 그 자리의 누구에게도 없었다.
 그렇게 대화의 결과, 에밀리아 진영의 주요인물이 그 먼 친척의 저택을 의지하고, 『성역』과 아람 마을의 주민들은 일단 아람 마을에. 『성역』의 주민들은 아람 마을의 주민으로서 맞아들이던지, 이쪽에서 재차 영지 내의 다른 도시와 시골을 소개하는 형태다.
 그것들의 지반을 굳히고 있었던 것이 프레데리카이기에, 솔직하게 그녀의 공적이라고 판단되어야 할 것이기도 하다.

 원래, 『성역』의 주민들은 아인이 섞여있다고 해도 하프. 인족[人族]과 외관으로 크게 차이가 나는 것도 없기 때문에, 녹아드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밖의 세계를 모르지만 그런 습관의 차이도, 마음씨 상냥한 아람 마을의 사람들이라면 싫어하지 않고 손을 내밀어줄 것이다.
 체재를 정돈해도, 여러가지 문제는 나중에 겹겹이 쌓일 것이다. 그런데도 현재, 눈에 띄는 트러블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각각이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바라지 않던 무언가가 일어나기 전에, 눈에 띄는 문제의 해결을.

 ――가필과 프레데리카 남매의 관계 개선은, 그런 행복한 무료함의 시간 속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 판단된 것이었다.


※※ ※ ※ ※ ※ ※ ※ ※ ※ ※ ※ ※


「그런 고로, 가필과 프레데리카의 의좋은 사이 대작전 결행……이라는 건데, 뭔가 좋은 아이디어 없어?」

「방에 들어와서, 입을 열자마자 한다는 말이 그런 헛소리? 람의 온화한 시간을 방해한 죄는 무거워, 바루스」

 감정이 언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의자에 앉은 람이 스바루를 아래에서 노려본다.
 변함 없이 표정이 보이지 않는 얼굴이지만, 눈동자에 어렴풋이 감정이 소용돌이쳐 보이는 것은 나름대로 교제한 덕분인가. 람 감정독해 검정시험 3급 소유의 스바루의 눈으로 보면, 지금의 람이 안는 감정은 『불쾌함』이라고 하는 것일까.

「너, 그 눈으로 날 보는 일이 많은데, 나와 접할 때는 거의 항상 기분이 안좋다는 거? 그렇게 하루종일 짜증내고 있는데 지치지는 않는 거야?」

「안심해. 이야기하는 것이 귀찮은 되는 상대나, 접하는 것이 대단한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상대를 앞에 두고 있을 때만」

「과연, 안심했…… 잠깐 기다려」

 은근히 스바루가 지금의 어느 쪽인가라고 하고 있는 람을 보며 스바루는 미간을 좁힌다. 그 스바루의 반응에, 람은 작게 코웃음치며 손에 들고 있던 책을 덮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여태까지 자신이 앉아있던 자리를 스바루의 곁에 서 있는 에밀리아에게 양보하려고 한다.

「에밀리아님, 앉으시길」

「고마워. 그렇지만 괜찮아. 오래 머물러도 지치게 만들어버릴 테니까. 그리고, 곧 나갈 거고」

「그렇습니까. 그럼 사양않고」

「나에게는 권하지 않는구나. 그리고 정말로 사양하질 않네, 누님」

 양보하려고 한 자리에 다시 감쪽같이 앉는 람에게, 스바루는 어깨를 움츠린다. 하지만, 그 스바루의 말의 일부에, 람이 희미하게 미간을 움직였던 것이 눈에 들어왔다.
 람이 반응한 것은 아마, 『누님』의 한마디다.

「렘씨의 상태, 변함없는 것 같네」

「……네. 오늘도 조용하게, 살아 있는지 모를 정도로 자고 있습니다」

 걱정스러운 듯한 에밀리아의 목소리에, 람은 조금 목소리의 어조를 떨어뜨려 대답했다.
 두 명의 시선의 앞, 람이 앉은 바로 옆에는 침대와, 잠든 한 소녀가 있다.
 짧은 푸른 머리카락과, 잠자는 얼굴을 지켜보는 람과 쏙 빼닮은 얼굴 생김새. 얇고 푸른 잠옷으로 몸을 싸고 있지만, 모포를 밀어올리는 가슴의 크기만이 람과는 다른 점일까.

 말할 필요도 없이, 계속 잠자고 있는 소녀의 이름은 렘.
 로즈월 저택이 불타 내려앉아, 거점을 이동했음에도 소녀는 계속 잠자는 채다. 그 원인이 제거되지 않는 이상, 아마도 이대로 계속 잠들어있을 것이다.
 그것도――,

「아직도 인정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 거냐?」

「말했지? 말도 나누지 않은 사이에, 이것도 저것도 머리로 받아들일 정도로 람은 무사려하지 않아. ……무조건 부정하기에는, 눈앞에 있는 것의 설득력이 너무 크다는 것도 있지만」

 대답하는 람은 복잡한 감정을 다홍빛 눈동자에 띄우고 있어, 스바루는 입술을 찌그려 버린다.
 자는 렘을 보는 람의 표정은, 이전의 그녀들의 관계를 아는 스바루에게는 몹시 서글프다. 언니는 여동생을 친애하고, 여동생은 언니를 경애한다.
 렘과 람의 자매관계는, 그러한 아름다운 가족애 그 자체였는데.

 렘은 계속 잠든 채이고, 람의 기억 속에는 그 사랑스러운 여동생의 이름도 추억도 존재하지 않는다.
 알고 있던 것이며, 예상하고 있던 것이라고는 해도, 스바루에게는 그것이 심하게 안타까운 감정을 솟아오르게 한다.
 다만 그런데도――,

「복잡한 심경에 비해서는, 매일, 다리는 옮겨 주고 있구나」

「……어째서일까나. 사실, 람도 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 것인지 잘 모르는거야. 다만, 어딘지 모르게 람의 여동생을 자칭하는 이 아이의 옆에 있으면 기분이 침착해져. …… 아니, 초조한 기분도 있지만」

「초조한 기분?」

「자신과 같은 얼굴을 보고 있기 때문…… 이라고 하는 것과는 다르겠지. 이 아이의 잠든 얼굴을 응시하고 있으면, 가슴 안쪽에서 뭔가가 웅성거리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거야. 형체가 없는 안개를 뒤쫓고 있는 것 같은, 절대로 닿지 않는 감각만이 있단 말이지」

 자신의 가슴에 살그머니 손을 대는 람을 보고, 스바루는 작게 숨을 삼켰다.
 렘의 기억이 사라져, 스바루 이외의 누구도 그녀를 기억하지 못하는 세계――그런 환경에서도, 유일한 육친인 람의 안에 그녀의 존재는 가시가 되어 남아 있다.
 람 자신도, 그 가시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모르고 있는 것 같지만, 그것이 렘이라고 하는 소녀가 경애하는 누나에게 남긴 것이라고 하면,  그래서 충분했다.

「추억이야기라든지 성격이라든지, 이야기할 수 있는 한은 이야기해줘도 괜찮다고?」

「――그만두는 편이 좋을 거야」

 기억을 되찾을 조력을 권하는 스바루에게, 람은 고개를 흔들어 응한다.
 스바루가 미간을 좁히자, 람은 골똘히 생각하듯이 입술에 손을 대어,

「이, 닿지 않는 허무감. 람 안의, 이 아이의 존재가 있던 장소에 구멍이 비어있는 것 같은 거야. 그렇다면, 거기에 무엇을 쏟아도 분명 흘러 떨어져. 실제로 이 아이가 람의 여동생이라는…… 겉모습이라는 제일 알기 쉬운 조건을 들이대어지고 있는데 현실감이 없어. 이렇게 매일 만나러 오는 것을 그만두는 순간……이렇게 안고 있는 기분까지 사라져 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그게, 마녀교의 『폭식』의 저주라는 거야?」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며,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던 에밀리아가 듣고 놓칠 수 없다는 얼굴로 말을 끼어들어 왔다. 얼굴을 드는 람의 앞에서, 에밀리아는 드물게 화내는 듯한 감정으로 눈썹을 세우고 있다.

「『이름』과 『추억』를 먹는 악식[悪食] …… 마녀교에게 좋은 이미지 따윈 최초부터 없었습니다만, 궁극이라고 해도 되겠군요」

「……마녀교」

 람의 술회에, 에밀리아도 눈을 숙여 작게 그 단어를 중얼거린다.
 한편으로 스바루는, 람의 추측에 놀라는 것과 동시에 악랄함에 벽력하고 있었다.
 렘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는 스바루에게는 실감이 없지만, 렘의 존재는 람이나 에밀리아들의 기억으로부터 『사라진』것이 아니다. 『사라져가고 있는』것이다. 모래시계의 흘러 떨어지는 모래가 멈추지 않듯이, 이렇게 하고있는 지금도 끝없이.

「결국, 원인을 끊지 않는 한 어쩔 도리가 없다는 건가……」

 스바루가 추억을 말하면 말할수록, 떨어지는 모래의 기세가 더할 뿐이다. 혹은 스바루에게서조차, 기억은 말하는 순간 사라질지도 모른다.
 람의 염려는, 이 세계로부터 렘이 사라지는 것――그것도 있을 것이다.

「에밀리아님은, 마녀교에 대해서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으신 것 같네요」

 입술을 깨무는 스바루의 옆에서, 람이 에밀리아를 올려보고 있다. 다홍빛 눈동자에 응시당하고 있었던 에밀리아는 흰 옆 얼굴을 굳어지게 하고,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는 나, 『마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생각했어. 특징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나도 잔뜩 욕을 들었으니까…… 하지만, 마녀교에 대해서는」

「――――」

「멋대로, 잊고 싶은 것안에 넣고 있던 것 같아. 그렇지만, 기억해낸 내 안의 『그것』과, 지금의 『그것』이 아무래도 같다고 생각할 수 없어. 그때 이후 무슨 일이 있었고, 어째서 그런 식으로 되었는지…… 나는, 그걸 알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

「에밀리아땅, 이런 말 하고싶지 않지만……그 녀석들은 온전히 말이 통하는 녀석들이 아니라고? 아마, 괴로운 경험을 하는 일이 될거야」

 에밀리아의 의사를 꺾을 생각은 없지만, 말하지 않는 것도 공펑하지는 않다.
 스바루가 아는 마녀교는 머리로부터 손발까지, 모두 광신자로 이루어진 악의의 덩어리다. 에밀리아가 말하는 『그것』이 과거에, 어땠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마녀교는 『그것』인 것이다.

「고마워. 걱정해 줘서」

 그 스바루의 우려에, 에밀리아는 얇게 미소지으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괜찮아, 나도 알고 있으니까. 내 기억에 있는 사건도, 함께 있던 사람도…… 벌써 백 년도 전의 일이야. 지금도 살아 있어주고 있을 리가 없어. 사람의 수명으로 백 년은 엄―청 긴걸. 그러니까, 또 만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렇지만,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고 싶다……는 거지?」

「미안해, 멋대로. 그렇지만, 나만은 그것을 알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해. 그 장소에서 일어난 일도, 그 장소에 어떤 마음이 있었는지도…… 쥬스나 어머님이 어떤 기분으로 있었는지, 보았던 것은 나 뿐이니까」

 두 명의 인물을 마음에 그리고 있는지, 에밀리아의 눈동자는 외롭고, 그럼에도 입가는 상냥한 미소를 새긴 채다.
 모친의 이름과, 또 한 명인 쥬스. 그것이, 에밀리아에게 있어 소중한 기억과, 지금의 마녀교와는 닮았지만 닮지 않은 마녀교로 통하는 기억이라고 하는 것인가.

「복잡한 기분이라고, 쥬스 씨……」

 입속만으로 중얼거리며, 스바루는 얼굴도 모르는 상대에게로의 원망의 말인 듯한 한숨을 흘린다.
 에밀리아가 친밀감과 슬픔을 안고서, 그 이름을 부르는 것에 대한 복잡한 생각이다. 마녀교가 그 쥬스라는 인물이 속해 있었을 때와 방침이 변함없다면, 에밀리아가 이 정도의 곤경에 놓일 일도 없었을 것이다.
 어차피 에밀리아의 아군으로서 설 거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의 곁에 서 있어 주고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라고, 넉살 좋은 시샘이 떠오르는 꼴이다.

「――그렇지만, 람은 에밀리아님처럼 상냥하게 행동할 자신은 없어요」

 그것은 변함없이 조용하면서도, 지독한 추위가 느껴지는 듯한 적의가 가득찬 목소리였다.
 스바루는 무의식 중에 숨을 막혀, 앉은 채로 렘을 바라보는 람의 옆 얼굴을 본다. 그녀는 무표정으로, 매우 붉게 보이는 눈동자의 빛을 번뜩이며,

「마녀교가 어떻던지간에 람에게는 관계 없어. 에밀리아님이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기분에 참견하지는 않습니다. 하지 않지만, 람의 복수와 그것과는 이야기가 다르다는 걸 기억해둬 주세요」

「람……」

「마녀교인지 폭식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람은 받은 것이 은혜든 원수든 반드시 돌려줘. 사람의 마음에 구멍을 뚫는 것 같은 비열함, 갈가리 찢어발겨주는 걸로도 부족해」

 노기와 귀기가, 전신으로부터 흘러넘쳐, 몸집이 작은 람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인다.
 마치 거기에,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하는 거구――그야말로, 『오니』가 있듯이.

「폭식은 람이, 기억에 남기는 것이 송구할 정도로 찢어 죽일 거야」

 결의라고 하기보다, 그것은 사형 선고였다.
 이 장소에 선고된 상대는 없고, 음성조차도 평정을 가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것은 혼동할 일 없는 사형 선고――등에 고드름을 꽂히는 것 같은 감각에, 스바루는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주저하게 된다.

「――――」

 그 뒤, 고요히 침묵이 떨어지는 일실.
 미동하는 소리를 내는 일도, 팽팽한 공기를 깨버릴 것 같아 행동으로 할 수 없다. 그 긴장감을 찢은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긴장감을 친 당사자였다.

「답지 않은 이야기를 했네」

 한숨을 섞으며 흘린 순간, 그때까지의 공기가 일순간에 사라져 없어진다. 스바루는 안도에 어깨를 떨어뜨리면서,

「아니, 답지 않은 건 아냐. 내가 알고 있는 람은, 그렇게 여동생의 일이 되면 난폭해지는 부분도 포함해서 누님이었다구」

「……그래」

 뒤숭숭한 말투였지만, 순수하게 렘을 생각해 나온 말에는 틀림없다. 스바루는 그 부분만큼을 평가해, 람의 기분을 기쁘게 생각한다.
 게다가, 『폭식』를 용서할 수 없는 것은 스바루도 같다. 할 수 있다면 폭식의 목은, 람에게조차 양보하지 않고 스바루가 죽이고 싶다고조차 생각하고 있다.

 누군가를 죽이는 감각――페텔기우스와의 껌 샤라인 싸움의 결말은, 그다지 분명한 반응을 스바루에게 남기지는 않았다. 혹은 중요한 장면에서, 생명을 빼앗는 것에 대한 주저가 스바루를 방해할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폭식』은 용서할수 없고, 렘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이라고 하는 각오는 있었다.

「……이야기의 본론이 어긋나 버렸구만」

 머리를 긁고, 스바루는 지금 생각하고 있던 검은 생각을 표정에 드러내지 않는다.
 람이 의미심장하게, 에밀리아가 걱정스러운 듯이 이쪽을 보고 있었지만, 어느 쪽에도 미소를 띄워 보일 수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네. 이렇게 한가롭게, 갑자기 솟아나온 휴가를 즐기고 있는 람의 방해를 하고있는 거니까, 상응하는 요건을 가져온 거겠지」

「뭐야 그 방약무인한 프레셔는. 거기다, 너와 같은 입장의 프레데리카는 손님 취급은 미안하다며 저택의 일을 돕고 있는데」

「람은 부상 중인 몸인걸. 게다가, 손님으로 대우받는데 일하는 프레데리카 쪽이 오히려 분위기를 못 읽고 있는거야. ……가피가 옆에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을테로, 크리드한테 불이 붙여진 게 틀림없어요」

「크리드 씨에게?」

 람이 분한 듯이 부른 이름은, 스바루들이 이렇게 실례하고 있는 메이더스 분가를 시중드는 집사 청년의 이름이다.
 갸름한 얼굴의 미청년으로, 『우수함』의 분위기가 굉장한 인물이다. 율리우스와 가까운 것을 느끼지만, 녀석과 달리 언행이 정중하고 매우 믿음직스러운 양반이다.
 그런 만큼, 람이 그다지 그를 호의적으로 보지 않는 것이 스바루에게는 이상했다. 애초에, 람의 눈에는 로즈월 이외의 모두가 그렇게 보이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프레데리카와 크리드의 궁합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에게 듣는 게 좋아. 그것보다, 독서로 돌아가고 싶으니까 빨리 요점을 이야기해」

「미안해, 계속 긴 이야기 해서. 처음에 스바루가 이야기하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프레데리카와 가필의 일로……」

 거만한 람의 말에, 에밀리아가 화제의 수정을 꾀한다.
 가필과 프레데리카의 거북한 관계를 어떻게든 하자, 라고 하는 계획이 입안된 것은 좋지만, 정작 내용에 있어서는 돌연히 장애에 부딪혔다.
 그럴만도 한 것이, 남매관계의 수복이라고 하는 과제에 임하기에는 스바루도 에밀리아도 경험치가 얕았기 때문이다.

 스바루는 밀어도 밀리지 않는 외동이며, 에밀리아도 역시 같다.
 서로 형제자매를 타고나지 않았기 때문에, 부모와 자식과는 다른 피의 연결에 대한 대답이 좀처럼 번쩍이지 않았다. 원래 두 명의 경우, 그 부모와 자식 관계조차도 일반적으로부터는 조금 떨어져 있던 것이지만, 그 근처는 할애한다.

 때문에, 어드바이저를 찾아 저택안을 걸어 다니다, 일단 있을만한 곳이 뚜렷한 람을 방문했다고 하는 것이었다.
 여하튼, 스바루에게 있어서는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자매다. 현재로서는, 두 명의 관계는 스바루의 기억 이외로부터는 사라져 있지만, 그런데도 누나와 여동생으로서 양호한 관계를 쌓아 올리고 있던 것을 생각하면, 람으로부터 유익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있었다.
 거기에 뭐니뭐니해도, 람은 당사자인 가필과 프레데리카 남매와는 오랜 관계다. 이쪽이 모르는 에피소드로부터, 두 명 사이의 10년 간의 도랑을 묻는 어프로치를 생각해내 줄지도 모른다.

 그런 여러 가지의 기대를 담은 눈동자를 람에게 보내던 중, 에밀리아의 입술의 움직임이 멈춘다.
 경직되는 에밀리아에게 목을 돌려, 스바루는 무엇일까하고 에밀리아가 응시하고 있는 것의 시선을 뒤쫓아, 똑같이 멈추었다.

「……뭐야?」

 두 명의 시선을 받는 람이, 몹시 불편한 것 같이 눈을 좁힌다.
 그 그녀의 손 안에는, 스바루들의 시선을 받는 한 권의 책이.

 『남동생이나 여동생과 거리를 줄이려면』이라고 하는, 용건에 매우 크리티컬한 타이틀의 책을 안고 있던 것이었다.

 ――아무래도, 형제자매와의 관계를 어려워 하고 있던 것은 두 사람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댓글 4개:

  1. ㄷㄷ 벌써 돌아오셨당. 번외는 몇까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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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7편에 번외장의 번외같은 느낌으로 상하 2편 총 9편으로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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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좀 쉬면서 하시지 벌써 시작하셨네요 ㄷㄷ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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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분명 네로님도 쉬는 시간마저 아까울정도로 재밌으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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